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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직원 평균 연봉 '1억 시대'…인건비 3% 늘 때 고용 '뚝'


부장급 이하 직원 억대 연봉 기업 지난해 27곳으로 늘어…'고임금 저고용' 구조 가속
현대차, 임직원 인건비 금액 가장 많이 늘려…메리츠증권, 임직원 평균 보수 '최고'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 120곳의 지난해 임직원 인건비가 전년 대비 2조원 넘게 증가했지만, 고용은 되레 5천 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는 늘고 고용은 줄다 보니 임직원에게 돌아가는 1인당 평균 연봉은 6% 수준으로 높아졌고,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의 평균 연봉이 '억대 클럽'에 가입한 곳도 전년 대비 40% 넘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30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주요 120개 대기업들의 2019~2022년 4개년 인건비·고용·평균 연봉'을 분석한 결과, 작년 기준 임직원 숫자는 77만2천6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이후로 가장 적은 숫자다.

지난 2019년 77만9천365명이던 임직원 수는 2020년에는 77만5천310명으로 1년 새 4천55명(0.5%↓) 줄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77만6천628명으로 전년 대비 1천318명(0.2%↑) 많아졌으나, 지난해는 이전해보다 4천560명(0.6%↓)이나 다시 감소했다. 2019년부터 2022년 사이 고용은 1년 단위로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고 있는 모양새다.

고용이 파도처럼 요동치는 것과 달리 임직원에게 지급한는 인건비 규모는 꾸준히 높아졌다. 120개 대기업에서 지급한 임직원 총 인건비는 2019년 64조3천282억원→2020년 66조2천873억원→2021년 74조7천720억원→2022년 77조1천731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재작년 대비 지난해 인건비는 3.2% 수준으로 높아졌다. 금액으로 보면 2021년 대비 2022년에 120개 대기업의 인건비 지출 금액이 2조4천11억원 넘게 많아졌다. 이는 산술적으로 연봉 1억원을 2만 명 이상에게 지급할 수 있는 수준의 인건비 규모다. 1년 새 인건비가 2조원 넘게 많아졌지만 실제 고용 일자리는 거꾸로 4천500곳 이상 감소했다. 대기업에서 인건비가 증가하면 직원수가 많아진다는 고용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해보인 셈이다.

[그래프=CXO연구소]
[그래프=CXO연구소]

이번 조사 대상 대기업 중 2021년 대비 2022년에 임직원 인건비 규모가 증가한 곳은 101곳이나 됐다. 고용을 한 명이라도 늘린 업체는 120곳 중 80곳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120곳 중 30곳은 고용이 줄었는데도 인건비는 되레 증가했다.

최근 1년 새 임직원 인건비 금액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현대자동차'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의 임직원 급여 총액은 2021년 6조8천872억원에서 2022년 7조6천487억 원으로 커졌다. 1년 새 임직원 인건비 규모가 7천615억원(11.1%↑)이나 늘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2021년 3조3천379억 원에서 2022년 4조601억 원으로 1년 새 인건비가 7천221억원(21.6%↑) 증가했다.

2021년 대비 2022년 기준 주요 120개 대기업의 인건비가 3% 넘게 늘어날 때 고용은 0.6% 수준으로 감소하다 보니 임직원 개인에게 지급되는 연봉 수준은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이번 조사 대상 120개 회사 임직원의 2019년 당시 평균 연봉은 8천253만원이었다. 이후 2020년(8천549만원)→2021년(9천628만원)으로 높아지더니 작년에는 1억196만원으로 억대 연봉대로 진입했다.

CXO연구소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의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최근 1년 새 5.9% 수준으로 올랐다"며 "금액으로 치면 임직원 1인당 평균 568만원 정도씩 지갑이 두꺼워진 셈"이라고 말했다.

[그래프=CXO연구소]
[그래프=CXO연구소]

작년 기준 120개 대기업 중 임직원 평균 보수가 억대 이상 되는 '연봉 1억 클럽'에 가입한 기업은 2019년 10곳→2020년 13곳→2021년 25곳으로 증가해오다 작년에는 36곳으로 많아졌다.

또 작년 기준 임직원 평균 보수가 최고 수준을 보인 곳은 금융업종에 속한 '메리츠증권'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의 2022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임직원에게 지급한 1인당 평균 급여는 2억29만원이었다. 지난 2021년에도 2억492만원으로 2년 연속 2억 원대를 유지했다.

이어 ▲NH투자증권(1억7천500만원) ▲에쓰오일(1억7천107만원) ▲SK텔레콤(1억4천442만원) ▲미래에셋증권(1억4천56만원) ▲금호석유화학(1억4천12만원) ▲카카오(1억3천900만원) ▲삼성화재(1억3천655만원) ▲삼성전자(1억3천536만원) ▲SK하이닉스(1억3천384만원) 순으로 상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 대비 2021년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오른 곳은 120곳 중 92곳이나 됐다. 이 중 에쓰오일은 2021년 대비 2022년 임직원 평균 급여 상승률이 49%로, 조사 대상 기업 중 높은 편에 속했다. 에쓰오일의 2021년 당시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천478만원 수준이었는데, 작년에는 1억7천107만원으로 1년 새 급여가 5천629만원이나 많아졌다.

임직원을 다시 임원(미등기임원)과 일반 직원(부장급 이하 직원)으로 구분해 살펴보면 두 집단 간 급여 격차는 최근 1년 새 변동이 없었다. 2021년 기준 임원 1인당 평균 보수는 4억1천986만원, 일반 직원은 9천350만원으로 임원과 일반 직원 간 급여는 4.5배 정도 벌어졌다. 작년에는 임원 4억4천684만원, 일반 직원 9천908만원으로 두 집단 간 보수 격차는 4.5배로 전년과 비슷했다. 임원 평균 급여가 1년 새 1인당 6.4%(2천698만원) 오를 때 일반 직원도 6%(558만원) 정도로 비슷하게 상승하다 보니 임원과 일반 직원 간 보수 격차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작년 기준 임원 평균 보수가 5억 원을 상회한 곳은 120곳 중 18곳으로 전년도보다 6곳 늘었다. 이 중에서도 메리츠증권에서 급여를 받은 미등기임원은 1인당 연간 평균 급여가 13억8천31만원으로, 조사 대상 업체 중 유일하게 10억원을 넘었다. 전년도 11억1천192만원보다 2억원 넘게 임원 급여가 두둑해졌다.

이어 ▲SK하이닉스(7억5천516만원) ▲포스코홀딩스(7억400만원) ▲삼성전자(7억320만원) ▲엔씨소프트(6억9천359만원) ▲이마트(6억8천700만원) ▲GS건설(6억6천758만원) ▲GS글로벌(6억6천180만원) ▲CJ제일제당(6억5천500만원) ▲LG화학(6억1천700만원) 순으로 임원 급여 톱10에 포함됐다.

임원을 제외한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 연간 급여 1억 클럽에 포함된 곳은 작년 기준 27곳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7곳→2020년 8곳→2021년 19곳과 비교하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일반 직원 기준 평균 연봉 톱 10에는 ▲NH투자증권(1억6844만원) ▲메리츠증권(1억6천822만원) ▲에쓰오일(1억6천678만원) ▲SK텔레콤(1억3천733만원) ▲카카오(1억3천696만원) ▲삼성화재(1억3천409만원) ▲삼성전자(1억3천79만원) ▲SK하이닉스(1억2천997만원) ▲금호석유화학(1억2천963만원) ▲미래에셋증권(1억2천913만원)이 이름을 올렸다.

[그래프=CXO연구소]
[그래프=CXO연구소]

각 업종을 대표하는 매출 상위 톱10 기업 중 지난해 임원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전자 업종이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전자 업종에 속하는 대기업의 미등기임원 1인당 급여액은 6억1천336만원으로 조사됐다. 카카오, 네이버 등이 포함된 정보통신 업종에 있는 임원 연봉은 4억9천208만원으로 그 다음으로 높았다.

이어 ▲자동차(4억5천427만원) ▲금융(4억5천385만원) ▲철강(4억1천464만원) ▲유통상사(4억834만원) 등이 4억원 이상을 유지했다. 이와 달리 ▲석유화학(3억6천768만원) ▲건설(2억9천628만원) ▲운수(2억5천590만원) ▲기계(2억5천311만원) ▲제약(2억5천179만원) ▲식품(2억4천363만원) 순으로 임원 평균 연봉이 2~3억 원대 수준을 보였다.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의 평균 보수 순위는 다소 달랐다. 1위는 전자 업종으로 임원 급여 순위와 동일했다. 이 업종에서 재직하는 대기업 직원은 작년 기준 평균 1억1천746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정보통신(1억1천615만원) ▲금융(1억952만원) ▲자동차(1억376만원) 업종도 연봉 1억 클럽에 포함됐다.

철강(9천790만원)과 석유화학(9천712만원) 업종은 연봉 9천만원대 그룹에 포함됐다. 연봉 7천만~8천만원대 그룹에는 ▲건설(8천445만원) ▲운수(7천992만원) ▲기계(7천978만원) ▲제약(7천541만원) 업종이 포함됐다. 반면 ▲유통상사(6천118만원) ▲식품(5천588만원) 등은 상대적으로 일반직원 연봉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자동화와 기계화 시스템 도입 증가 등으로 국내 대기업에서 단순히 인건비를 늘려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다양한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기존에 없던 고용을 늘려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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