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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불황'에 삼성·SK '흔들'…500대 기업 절반 영업익도 '반토막'


지난해 4분기 영업익, 전년比 69.1% 줄어…차·부품 선전에도 전체 하락세 못 막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수출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가 깊은 불황에 빠지면서 지난해 4분기 국내 상위 500대 기업 중 상장사 절반 이상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매출액은 662조원을 훌쩍 넘기며 전년 동기 대비 11% 대 성장을 했지만, 영업이익은 13조원에 못미치며 전년 동기 대비 70%가량 급감했다.

수출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가 깊은 불황에 빠지면서 지난해 4분기 국내 상위 500대 기업 중 상장사 절반 이상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아이뉴스24 DB]
수출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가 깊은 불황에 빠지면서 지난해 4분기 국내 상위 500대 기업 중 상장사 절반 이상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아이뉴스24 DB]

2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지난 17일까지 실적 확인이 가능한 262곳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662조4천211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동기(595조4천197억원) 대비 11.3%(67조14억원)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2조9천871억원으로 2021년 동기(41조9천703억원) 대비 69.1%(28조9천832억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조사 대상 기업들은 지난해 2분기까지만 해도 영업이익이 50조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됐다. 지난해 3분기 262개사의 영업이익은 34조4천697억원으로, 2021년 동기(52조4천105억원) 대비 34.2%나 축소됐다. 이어 4분기에는 영업이익 감소 폭이 더 커져 12조원대를 유지하는데 그쳤다.

업종별로 보면 전체 19개 업종 중 13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해 국내 수출 산업을 주도해온 IT전기전자 업종의 실적 하락이 두드러졌다. IT전기전자 업종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조368억원으로, 지난 2021년 동기(20조8천516억원) 대비 무려 85.4%(17조8천148억원)나 급락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국내 대표 수출 품목인 반도체를 비롯해 가전, 휴대폰 등의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기업도 같은 기간 동안 영업손실이 4조3천422억원에서 9조7천806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두 배 이상 불어났다. 눈여겨볼 점은 공기업의 매출액이 1년 새 13조1천836억원 늘어난 것과 대조적으로 영업손실이 5조4천384억원 확대됐다는 점이다. 이는 에너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발전 공기업의 수익이 증가했으나, 전기요금·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차질로 한국전력(한전) 등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철강(4조3천621억원↓) ▲석유화학(3조1천299억원↓) ▲운송(1조5천703억원↓) 등 업종에서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표=CEO스코어]
[표=CEO스코어]

반면 자동차·부품 업종의 영업이익은 급증했다. 지난해 4분기 자동차·부품의 영업이익은 7조5천169억원으로, 지난 2021년 동기(3조4천277억원)보다 119.3%(4조8천92억원)나 확대됐다.

또 같은 기간 조선·기계·설비 업종도 7천895억원 손실에서 3천748억원 이익으로 흑자전환했다. 조선 업계의 수주 호황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개선에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식음료(2천346억원↑), 에너지(1천933억원↑) 등 업종도 1천억원 이상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여신금융 업종의 영업이익도 1년 새 531억원 늘었다.

기업별로는 '반도체 한파'로 인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조3천61억원으로, 2021년 동기(13조8천667억원) 대비 68.9%(9조5천606억원)나 급감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실적 감소가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지난 2021년 4분기 4조2천195억원에서 지난해 동기 1조8천984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반도체 수요가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올 상반기에도 영업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 외에도 ▲한전(6조906억원↓) ▲포스코홀딩스(2조7천937억원↓) ▲HMM(1조4천336억원↓) ▲LG디스플레이(1조3천533억원↓) ▲현대제철(1조481억원↓) 등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감소세를 보였다.

[그래프=CEO스코어]
[그래프=CEO스코어]

반면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조3천592억원으로, 2021년 동기(1조5천297억원)보다 119.6%(1조8천295억원) 증가했다. 기아는 현대차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기아의 영업이익은 2021년 4분기 1조1천751억원에서 지난해 동기 2조6천243억원으로, 123.3%(1조4천492억원)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중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액이 1조원이 넘는 대기록을 쓴 기업은 현대차와 기아, 두 곳 뿐이다.

또 ▲한국가스공사(7천50억원↑) ▲현대중공업(5천29억원↑) ▲삼성생명(4천598억원↑) ▲삼성물산(3천70억원↑) ▲삼성SDI(2천251억원↑) 등도 1천억원이 넘는 영업이익 증가세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 기업 262개사의 당기순이익도 줄었다. 2021년 4분기 29조748억원에서 지난해 동기 23조136억원으로 20.8%(6조612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이 같은 실적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IT전기전자 대표 기업의 실적이 급락한 것이 주효했다"며 "친환경차·SUV 등의 인기 덕에 현대자동차, 기아 등 자동차·부품 업계의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대기업 전체 실적 악화를 막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속에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글로벌 경기 상황이 올해 1분기에도 여전히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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