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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내려 놓으시라"…李, 故 전형수 씨 '호소'에도 발인날 공개 정치로 '분주'


전 씨, 유서에서 李 향해 '호소'…'검찰' 탓만 하는 李 두고 與 "고인에게서 고개 돌려"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 9일 숨진 채 발견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고(故) 전형수(64)씨의 6장 분량의 유서 내용이 서서히 알려지면서 이 대표에 대한 압박이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고 전형수 씨가 "측근을 진정성 있게 관리해 달라. (이 대표는) 이제 정치를 내려 놓으시라"고 유서에 남겼다는 점을 두고 비난의 화살이 이 대표에게 몰리는 분위기지만, 이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고 공개 정치 행보를 펼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김성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김성진 기자]

1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고 전형수 씨는 유서 첫 부분을 '이재명 대표님에게'로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 6장 분량 중 1장은 이 대표에 대한 내용이 빼곡하게 담겼으며, 전체 유서에서 가족·지인을 제외하고 이름이 적힌 것은 이 대표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유서에 "이 대표는 이제 정치 내려놓으십시오"라며 "대표님과 함께 일한 사람들의 희생이 더 이상 없어야지요"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재 진행되는 검찰 수사 관련 본인 책임을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라며 "저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합니다"라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 탓을 되레 검찰에게 돌렸다. 이 대표는 전 씨의 사망 다음 날인 지난 10일 오전 예정대로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아무리 비정한 정치라고 하지만 이 억울한 죽음들을 두고 정치도구로 활용하지 마십쇼"라며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수사 당하는게 제 잘못인가"라고 반문하며 "주변을 먼지 털듯 털고 주변의 주변의 주변까지 털어대니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견뎌내냐"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검찰의 수사방식을 거론하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국가 권력을 정치보복에 사용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인가"며 "본인이 하신 말씀"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된 전씨의 빈소를 찾았지만, 예상 시각보다 6시간 넘게 지나고서야 실제 조문이 이뤄졌다. 이 대표는 전날 낮 12시 50분께부터 장례식장 인근에서 대기했다가 같은 날 오후 7시 42분께 빈소를 찾았다. 유족들과의 조율과 사건 관련 경찰조사 문제 등으로 시간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씨의 시신이 안치된 경기도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 입구에서 취재진이 이 대표의 조문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씨의 시신이 안치된 경기도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 입구에서 취재진이 이 대표의 조문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전 씨의 발인이 엄수된 이날엔 공개 정치행보에 바로 나섰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4시 서울시청 광장 부근에서 열리는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행 규탄'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한다.

이날 경기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 내부에서 진행된 전 씨의 발인식은 유가족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부검을 원치 않는다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검찰이 전날 전씨에 대한 부검 영장을 기각하면서 전 씨의 발인식은 예정대로 이날 진행됐다. 전 씨는 검찰이 지난달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의 제3자 뇌물 혐의의 공범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전 씨는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임 당시 비서실장 등을 지냈고 이 대표가 2018년 경기지사로 당선된 이후 당선인 비서실장과 초대 도지사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2019년에는 경기주택도시공사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았고, 사장 직무대행을 하다 지난해 12월 퇴직했다. 전 씨는 지난 9일 오후 6시 44분경 외출에서 돌아온 전 씨의 아내로부터 현관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과 경찰관들에 의해 오후 7시 반경 발견됐으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표 관련 인물 중에 숨진 사례는 전 씨를 포함해 지금까지 5명에 이른다.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은 2021년 12월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그 직후 대장동 개발의 핵심 실무자였던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처장도 극단적 선택을 했다. 또 작년 1월에는 이 대표의 과거 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이모씨도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작년 7월에는 이 대표의 아내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연루된 배모씨의 지인인 40대 남성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 [사진=김성진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 [사진=김성진 기자]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표님의 정치적 생명이 다섯 분의 생명보다 중하지는 않다"며 "죄가 없다면 대표직을 내려놓고 '다 내가 계획하고 내가 지시한 일이다. 내가 책임진다' 말씀하시고 죄가 없음을 밝히시면 된다. 그것이 당 대표다운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인(전 씨)은 평소 대표님에 대한 서운함을 표시해 왔다. 그리고 유서에도 '이제 그만 정치를 내려 놓으시라'고 적었다"며 "그런데도 대표님은 '광기', '미친 칼질'이라 표현하며 검찰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애써 고인에게서 고개를 돌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런 대표님을 지켜보는 유족들의 심정이 어떨지 생각해 보셨느냐"며 "조문을 위해 6시간이나 기다려야만 했던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대표님을 믿고 대표님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신 분들"이라며 "가장 가까운 사람들도 지키지 못하면서 어떻게 나라와 국민을 책임지겠느냐. 지금 대표님께서 하고 계신 것은 결단코 '정치'가 아니다. 정치는 책임이 생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장 원내대변인은 "이재명 대표님께 묻는다. 왜 정치를 하시나"며 "도대체 무엇을 위한 당 대표인가"라며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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