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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석3조' 푸드 업사이클링에 빠져든다


식품업계 "재료비 절감에 ESG 경영 실천, '가치소비' MZ세대에 호소력 제고까지"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식품업계가 '푸드 업사이클링(Food Upcycling)'에 빠져들고 있다.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기본이고 친환경 제조로 ESG 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데다, '친환경 소비'를 선호하는 MZ세대에 호소력이 커지는 등 '1석3조' 효과를 체감하면서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식품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나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채소와 과일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업체 입장에서는 판매할 수 없거나 버려지던 재료를 폐기하는 대신 재탄생시켜 판매할 수 있으니 수익이 적지 않다.

CJ제일제당 '익사이클 바삭칩' 3종 제품 사진.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익사이클 바삭칩' 3종 제품 사진.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그 선두주자로 꼽힌다. CJ더마켓, 올리브영, 컬리에서 판매하던 푸드 업사이클링 제품인 '익사이클(Excycle) 바삭칩' 유통 채널을 편의점까지 확대한다. 익사이클은 CJ제일제당이 론칭한 푸드 업사이클 브랜드. 익사이클 바삭칩은 깨진 조각쌀과 콩 비지 등 식품 부산물을 30% 가량 함유한 제품이다. 지난해 4월 출시 후 10개월간 누적 판매량이 20만 봉에 육박하고 있다.

오비맥주도 '카스'를 만들고 남은 맥주박으로 푸드 업사이클링 시장에 진입 중이다. 에너지바인 '리너지바'는 스타트업인 '리하베스트'와 협업을 통해 만든 제품으로, 맥주나 식혜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을 재가공한 '리너지 가루'가 주재료다. 리너지 가루는 일반 밀가루 대비 칼로리는 30% 낮으며 단백질은 2배, 식이섬유는 18배 더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비맥주가 맥주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을 사용하는 데 비해, 영국 기업인 토스트에일(Toast Ale)은 쓰레기장으로 보내지는 식빵으로 맥주를 제조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들은 특유의 쌉쌀한 맛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CJ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CJ푸드빌도 뚜레쥬르를 통해 밀을 빻아 체로 쳐서 남은 찌꺼기인 밀기울을 사용한 '착한빵식 통밀식빵'을 선보이기도 했다.

널담은 국내 최초 푸드 업사이클링 스낵 '병아리콩 스낵'에 이어 '병아이초코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버려지던 병아리콩 펄프를 활용했다. 밀가루를 대신한 만큼 당류가 적고 그만큼 담백한 맛을 내세워 인기를 얻는 중이다.

기업들이 이렇게 폐기해야 할 재료를 활용하는 건 비용 절감 뿐만 아니라 ESG 경영의 좋은 사례로 평가받는 효과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세계자연기금에 따르면 연간 버려지는 음식물은 25억 톤 정도이며, 음식물 쓰레기 폐기로 발생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배출량의 약 10%에 이른다. 우리나라도 연간 약 550만톤의 식품을 폐기하고 있으며, 이를 처리하는 비용만 1조9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미처 팔지 못하고 남은 재고는 매립장이나 소각장으로 보내져 폐기 처분되고, 이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유발될 뿐 아니라 추가적인 운반 경비와 낭비되는 자원도 적지 않아 문제로 지적돼 왔다"며 "업계가 음식 폐기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이를 리사이클링보다 상위 개념인 업사이클(Upcycle)로 식품의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친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부합하는 측면도 있다. 유로모니터는 올해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중 하나로 '경제적인 지속가능성'을 꼽았다. 소비자들이 환경을 생각해 '더 쓰기'가 아닌 '덜 쓰기'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또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3분의 2가 '친환경 제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며 친환경 소비자인 '그린슈머(Greensumer)' 성향을 나타냈다.

시장 전망도 매우 좋다. 업계에서는 푸드 업사이클링 시장 규모에 대해 지난 2022년 기준 약 530억달러(약 70조원)에서 2032년 약 830억달러(약 108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기업도 정부만큼 사회적 변화에 대한 높은 책무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그린슈머적 소비 성향이 강해져 기업들도 무척 신경을 쓰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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