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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억 챙기고 징역 4년"…中에 삼성 반도체 기술 넘긴 산업스파이 '징역형'


삼성전자 자회사 반도체 기술 빼내 中 업체에 팔아 수백억 챙겨…1심 "국가 핵심 기술"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가 개발한 반도체 세정장비 기술을 빼내 중국 업체 등에 팔아 수백억원을 받아 챙긴 세메스 전 연구원 등 일당 7명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세메스에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세메스에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5부(이정재 부장판사)는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 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세메스 전 연구원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또 A씨가 세메스를 퇴직한 후 2019년 설립한 반도체 장비제조업체 법인에 벌금 10억원을 내라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에 가담한 세메스 협력사 직원 B 등 6명에게도 각각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이들 중 가담 정도가 경미한 세메스 전 직원 C씨 등 2명에게는 집행유예 3년에 사회봉사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A씨 등은 2018년 3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3년여간 세메스의 영업비밀인 반도체 습식 세정장비 제작 기술 등을 부정 사용해 장비 24대의 설계도면을 만든 뒤 이를 이용해 710억원 상당의 장비 14대를 제작, 중국 경쟁업체 또는 중국 반도체 연구소에 수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 등은 세메스에서 퇴직해 회사를 차린 뒤 퇴사 시 관련 정보를 반납하지 않거나 협력업체 대표 등으로부터 기술 정보가 담긴 부품 자체를 받는 수법으로 설계도면, 부품 리스트, 약액 배관 정보, 작업표준서, 소프트웨어 등 거의 모든 기술을 빼냈다.

이들이 유출한 반도체 세정장비는 세메스의 독보적인 기술로 만들어진 주력 제품으로, 반도체 기판에 패턴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장비다. 황산이 포함된 고온의 액체로 세정하는 장비, 이송 로봇의 팔을 2개에서 4개로 늘려 세정 속도를 높이는 장비가 대표적으로, 이 같은 장비의 기술 정보를 집중적으로 유출해 형상과 치수가 사실상 동일한 제품을 만들어냈다.

세메스는 기술 개발 연구비 등으로 2천188억원을 투자했으며 기술 유출에 다른 경쟁력 저하로 거래처 수주가 10%만 감소해도 연간 400억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메스 측은 이들에 대한 엄벌을 탄원했다.

A씨 등은 세메스 근무 이력을 내세워 투자자를 모집했으며 중국 업체 등의 투자로 천안에 공장을 설립해 장비를 만들어냈다. 또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관련 기술을 모두 이전시키고 그 대가로 합작법인 지분 20%를 취득하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의 첩보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하드디스크 및 휴대전화 등 관련 증거를 인멸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유출 및 부정 사용된 자료들은 피해 회사(세메스)가 다년간 연구하고 개발해 얻어낸 성과"라며 "일부는 국가 핵심기술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범죄를 가볍게 처벌한다면 기업 입장에선 기술 개발에 매진할 동기가 없어지고 해외 경쟁업체가 우리나라 기술력을 손쉽게 탈취하는 것을 방지하지 못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피해 회사의 피해 규모를 당장 명확한 수치로 나타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손해를 가벼운 것으로 치부할 수 없고, 피해가 전부 회복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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