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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삼성페이 되나요?"…美 샌프란 '블루보틀' 점원 반응은


기념품샵·카페·편의점 등서 대부분 사용 가능…국내 폰 사용 시 지원 카드 적어 불편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페이로 결제할 수 있을까요?"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내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 페리 터미널 안에 있는 커피 전문점 '블루보틀'에서 삼성페이로 결제하려고 하자 여직원은 끙끙대며 카드 단말기를 이리저리 만져봤다. 여러 차례 결제를 시도하려고 했지만 '결제 취소(Payment canceled)'란 문구와 함께 5분 가까이 결제가 지체됐다. 여직원은 미안하단 뜻으로 갑자기 공짜 커피 한 잔을 쓱 내밀었다.

삼성페이 결제가 안되자 직원은 공짜 커피 한 잔을 내밀었다. 결국 함께한 우리 일행은 현금을 꺼내 라떼 2잔과 아메리카노 2잔을 결제했다. [사진=장유미 기자]
삼성페이 결제가 안되자 직원은 공짜 커피 한 잔을 내밀었다. 결국 함께한 우리 일행은 현금을 꺼내 라떼 2잔과 아메리카노 2잔을 결제했다. [사진=장유미 기자]

이곳 카드 단말기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지원하고 있음에도 삼성페이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애플페이를 사용하는 다른 고객은 쉽게 결제가 잘되는 듯 했다. 결국 함께한 우리 일행은 현금을 꺼내 라떼 2잔과 아메리카노 2잔을 결제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이번 출장 기간 동안 방문했던 미국 내 대부분의 매장에선 '삼성페이'로 결제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관광지인 '피어39' 내 기념품 샵을 비롯해 '클램차우더'로 유명한 맛집인 '보딘 베이커리', 초콜릿 전문점 '기라델리 스퀘어',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 편의점 '세븐일레븐', 드럭스토어 'CVS', 로스앤젤레스 그린피스 천문대 기념품샵 등에서 시도해 본 결과 대부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종업원에게 팁(Tip)을 지급할 때도 삼성페이로 가능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리 터미널 안에 있는 커피 전문점 '블루보틀'에서 삼성페이로 결제하기 위해 수 차례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사진=장유미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리 터미널 안에 있는 커피 전문점 '블루보틀'에서 삼성페이로 결제하기 위해 수 차례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사진=장유미 기자]

다만 미국 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갤럭시' 보단 '아이폰'이 좀 더 많아선지 방문했던 매장에선 삼성페이보다 애플페이를 더 선호하는 듯 했다. 국내에서 삼성페이가 완전히 보편화된 것처럼 미국에선 애플페이가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이다. 미국 내 간편 결제 시장에서 애플페이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43.5%에 이른다. 애플 '아이폰'의 점유율도 50%가 넘는다. 삼성전자 '갤럭시'의 미국 내 점유율은 24%다.

그래선지 매장 결제 단말기에도 삼성페이보단 '애플페이'나 '구글페이'만 안내된 곳들도 다수 있었다. 삼성페이를 쓰는 이용자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 기념품 샵 직원은 "삼성페이를 쓰겠다고 말한 사람은 처음 봤다"며 "(삼성페이가 되는지) 일단 한 번 단말기에 접촉시켜 봐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관광지인 '피어39' 내 기념품 샵과 초콜릿 전문점 '기라델리 스퀘어',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 등에선 삼성페이 결제가 수월했다. [사진=장유미 기자]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관광지인 '피어39' 내 기념품 샵과 초콜릿 전문점 '기라델리 스퀘어',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 등에선 삼성페이 결제가 수월했다. [사진=장유미 기자]

애플페이는 지난 2014년 출시돼 70여 개 국가에서 5억 명이 넘게 쓰고 있으며, 지난 2021년 기준 결제 규모는 6조 달러를 돌파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비자가 10조 달러로 1위, 애플페이가 2위다. 삼성페이는 2천억 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상황이 다르다. 삼성페이의 국내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은 약 80%다. 삼성 '갤럭시폰'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70%가 넘는다. 애플은 20% 중후반대다.

이로 인해 업계에선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가 본격화 되면 삼성 '갤럭시'가 절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에 변화가 생길 지 주목하고 있다. 일단 Z세대가 애플페이 도입 후 나중에 '아이폰'으로 갈아타겠다는 의견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선 삼성전자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실제로 대학생활 정보 공유 커뮤니티 플랫폼 에브리타임 개발사 비누랩스가 최근 애플페이가 Z세대의 스마트폰 구매 의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애플페이 서비스 설명 제시 후 현재 갤럭시 사용자 중 향후 아이폰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힌 Z세대 비율은 26%에서 36%로 10%포인트 증가했다.

또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Z세대의 아이폰 재구입 의향은 애플페이 서비스 설명 후 설명 전대비 3%포인트 증가한 98%를 기록해 높은 충성도를 유지한 반면, 갤럭시를 사용하고 있는 Z세대의 경우 재구입 의향이 애플페이 서비스 설명 후 10%포인트 하락해 64%의 재구입 의향을 기록했다. 향후 대학생 대상 애플 브랜드 강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서비스 유무는 최근 스마트폰 구매 요인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며 "그동안 아이폰 이용자가 갤럭시로 넘어가고 싶어도 간편결제 서비스의 편리함 때문에 쉽게 넘어가지 못한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페이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시장 점유율에 다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골목상권 등의 소형 가맹점까지 NFC 단말기 보급이 이뤄진다면 삼성페이와 갤럭시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을 듯 하다"고 덧붙였다.

삼성페이 광고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삼성페이 광고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반면 애플페이가 '찻잔 속 태풍'에 머물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된다고 해도 사용성, 편의성 측면에서 삼성페이에 비해 훨씬 떨어지기 때문이다.

애플페이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모두 등록이 가능하지만, 이 중에서도 비자, 마스터카드 등 해외 겸용 카드만 이용 가능하다. 또 교통카드는 아직 지원이 안되지만, 이후 티머니·캐시비 등 교통카드 회사들이 애플과 계약을 맺는다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 NFC 보급률이 낮은 상태로, 현재 즉각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곳은 전국 편의점·대형 백화점·대형 카페·이마트 등에 한정된다. 국내 대부분의 매장은 삼성페이가 가능한 마그네틱보안전송(MST)단말기를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있다고 해도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을 타기 위해선 여전히 실물 카드가 필요하다"며 "편의점· 대형마트·백화점 등으로 제한된 애플페이 사용처 확대도 기대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추정치만 수천억 원대에 이르는 단말기 설치 보상금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수수료를 고려하면 카드사엔 남는 장사가 아니란 점에서 다른 카드사들이 현대카드와 손잡고 단말기 보급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동기는 크지 않다"며 "삼성페이와 달리 애플페이가 별도 결제 수수료를 받는다는 점에서도 이미 결제 수수료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는 국내 카드사들이 선뜻 나설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삼성페이로 해외에서 결제할 수 있는 카드사 [사진=삼성페이 캡처]
삼성페이로 해외에서 결제할 수 있는 카드사 [사진=삼성페이 캡처]

그러나 해외로 눈을 돌리면 삼성페이의 상황은 애플페이보다 더 불리하다. NFC 결제만 지원하는 애플페이와 달리 삼성페이는 NFC와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결제를 모두 지원하는 범용성을 갖고 있지만, 인지도는 '애플페이'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갤럭시폰' 사용자가 해외에서 삼성페이를 사용할 때도 한계점이 있다. 삼성전자와 제휴한 '삼성카드'와 '우리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 등 총 4종 중 마스터카드로 발행된 것만 해외에서 삼성페이로 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호주 시드니에서 삼성페이를 사용하려다 여기에 해당되는 카드가 없어 쩔쩔맸던 기억에 이번엔 우리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에서 삼성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국내 카드의 종류를 더 확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라며 "국내에선 보안 문제가 모두 해결이 됐지만, 해외에선 비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해외 카드사와 국내 카드사 모두와 협조해야 하는 부분이 아직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보안 관련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쓰다 보니 지원되지 않은 곳이 좀 있는 듯 하다"며 "조만간 많은 카드사를 통해 삼성페이 해외 결제 서비스가 지원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미국)=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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