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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절벽에도…삼성·LG전자 "올해 투자 축소 안 해"


사상 최대 실적에도 영업익 급감…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수익성 제고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악화된 수익성 탓에 웃지 못했다. 삼성은 간판인 메모리반도체, LG전자는 가전이 수요 절벽에 부딪히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두 회사는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지만 올해 시설투자(캐펙스)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국내외 기업들이 투자 규모를 줄이고 강도 높은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중장기 수요를 선제 대응하고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70조4천600억원, 영업이익 4조3천1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97% 줄었고 영업이익은 68.5%나 감소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이는 삼성전자 실적을 견인하는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삼성 반도체를 구입하는 업체들이 재고 조정으로 구매량을 줄이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천억원으로 적자를 겨우 면했을 정도다.

연간으로는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해 8.1% 증가한 302조2천300억원으로 연매출 300조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기대했던 60조원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3조3천700억원으로 전년대비 16%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요 약세에도 올해 투자 규모를 줄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캐펙스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시황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장기 수요를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시설투자로 53조원1천억원을 집행했고, 이중 반도체에 47조9천억원을 투자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역대 최악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감으로 삼성전자도 반도체 감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었다. 하지만 이날 삼성전자는 사실상 인위적인 감산 계획은 없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기술을 통한 자연적 감산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준 부사장은 "최고의 품질과 라인 운영 최적화를 위해 생산라인 유지·보수 강화와 설비 재배치를 진행하고 있다"며 "단기구간 의미 있는 규모의 비트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도 지난해 4분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1조8천575억원, 영업이익이 6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90.7% 줄었다. LG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천억원대에 못 미친 것은 2018년 4분기 이후 15분기만이다.

지난해 연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9% 늘어난 83조4천67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 70조원을 넘어선 이후 1년 만에 다시 한 번 최대 매출액 기록을 경신한 셈이다.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과 미래 성장동력인 전장 사업이 나란히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덕분이다.

LG 여의도 트윈 타워 [사진=아이뉴스24DB]
LG 여의도 트윈 타워 [사진=아이뉴스24DB]

그러나 연간 영업이익은 12.5% 감소한 3조5천510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에 따른 소비심리 둔화,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같은 상황에서 LG전자는 투자를 축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올해도 지난해 수준인 2조원 중반대 시설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2조원 초중반대 캐펙스를 집행해왔다"며 "올해도 지난해 수준인 2조원 중반대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사업 역량 유지, 제조 혁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7년 만에 흑자를 달성한 전장 사업에서도 견조한 성장을 기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도 자동차 수요 감소 등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면서도 "신규 프로젝트 추가 수주로 시장 대비 고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 확보된 수주 물량으로 견조한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수익성도 공급망 관리와 생산 효율성을 높여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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