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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할머니 내쫓은 경찰, 시민 항의전화에 "계속 화내세요"


[아이뉴스24 유지희 기자] 부산에서 막차를 놓친 70대 노인이 추위를 피해 경찰 지구대를 찾았다가 쫓겨난 일이 발생한 가운데 해당 지구대가 시민의 항의에 "계속 화내세요"라고 응대해 논란이 가중됐다.

MBN이 지난 28일 보도한 녹취록에 따르면 한 시민이 논란을 빚은 부산 동부경찰서 소속의 한 지구대에 연락해 "조금 전 뉴스를 봤는데 70대 할머니 내쫓은 곳 맞느냐. 뉴스 보고 너무 화가 나서 전화했다"고 말했다. 이에 전화를 받은 경찰은 "아, 그럼 계속 화를 내세요"라고 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

지난달 14일 부산에서 막차를 놓친 70대 노인이 추위를 피해 경찰 지구대를 찾았다가 쫓겨나고 있는 모습. [사진=MBN 캡처]
지난달 14일 부산에서 막차를 놓친 70대 노인이 추위를 피해 경찰 지구대를 찾았다가 쫓겨나고 있는 모습. [사진=MBN 캡처]

논란이 일자 지구대 측은 "항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어 일부 직원의 대처가 부적절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70대 노인 A씨는 지난달 14일 0시5분께 마지막 기차를 놓친 뒤 첫차를 타는 시간까지 한파를 피하기 위해 해당 지구대를 찾았으나 40분가량 머무르다가 경찰관에 이끌려 밖으로 내보내졌다. 지구대 내부 폐쇄회로(CC)TV에는 한 경찰관이 A씨의 팔을 강제로 잡아끌고 다른 경찰관이 문을 잠그는 모습이 담겼다.

쫓겨난 A씨는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타고 3㎞ 떨어진 다른 경찰서를 찾아가 몸을 녹인 뒤 첫차를 타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지구대 근무자들의 태도에 항의하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지구대 측은 112출동이 잦아 민원인을 계속 데리고 있을 수 없었다며 A씨가 직원들에게 무례한 말을 하며 업무를 방해해 불가피하게 내보냈다는 입장이다. 지구대 내부 CCTV에는 음성이 녹음되지 않아 어떤 다툼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다.

지난달 14일 부산에서 막차를 놓친 70대 노인이 추위를 피해 경찰 지구대를 찾았다가 쫓겨나고 있는 모습. [사진=MBN 캡처 ]
지난달 14일 부산에서 막차를 놓친 70대 노인이 추위를 피해 경찰 지구대를 찾았다가 쫓겨나고 있는 모습. [사진=MBN 캡처 ]

해당 사건이 알려지며 논란이 거세지자 부산동부경찰서는 사과문을 내고 "관내 지구대를 방문한 민원인을 지구대 밖으로 퇴거시킨 일에 대하여 민원인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민원인이 처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사안의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해 결과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자체 진상 파악과 함께 고소장에 따른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유지희 기자(y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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