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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오지 마세요"…삼성·SK·LG 대기업도 '거점 오피스' 바람


재택·사무실 장점 합친 '하이브리드' 유연 근무, 제조업 기반 대기업으로 확대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 SK, 포스코, LG 등 대기업들이 재택근무·거점 오피스 등을 통해 일하는 문화에 변화를 주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이 널리 퍼지면서 스타트업이나 IT(정보기술) 회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던 주요 대기업도 기업 문화 개선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자율적이고 유연한 근무 문화를 위해 사외 거점 오피스와 사내 자율 근무존을 17일부터 공식 운영한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자율적이고 유연한 근무 문화를 위해 사외 거점 오피스와 사내 자율 근무존을 17일부터 공식 운영한다. [사진=삼성전자]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사외 거점 오피스와 사내 자율 근무존인 '딜라이트'를 운영한다. ▲서초(서초사옥) ▲대구(ABL타워) 등 사외 거점 오피스 2개소와 ▲디지털시티(수원) ▲서울R&D캠퍼스(우면) ▲스마트시티(구미) ▲그린시티(광주) 등 사업장 내 자율 근무존 4개소를 포함해 총 6개소로 운영된다.

사외 거점 오피스는 사무실 근무와 재택 근무의 하이브리드 형태로 출퇴근 시간은 대폭 줄이면서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사내 자율 근무존은 사무실을 벗어나 도서관형·카페형으로 조성된 독립 공간에서 보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각각 기획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워크 프롬 애니웨어(Work From Anywhere)' 정책의 일환으로 사내외 유연근무공간을 마련했다"며 "특히 사외 거점 오피스는 임직원들의 시각으로 최적의 근무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한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6월부터 서울 종로구 계동사옥, 용산구 원효로사옥, 동작구 대방사옥, 강동구 성내사옥, 인천 부평구 삼산사옥, 경기 안양사옥과 의왕연구소 등에 거점 오피스 '에이치-워크 스테이션'을 열고 운영 중이다. 양재동 본사나 남양 연구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집 주변 거점 오피스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거점 오피스에는 휴식 공간도 갖춰져 있으며, 좌석은 자유롭게 예약·선택할 수 있다.

박정호 부회장(오른쪽 첫째줄)과 유영상 사장(왼쪽 세번째)이 SK텔레콤 거점오피스 '스피어(Sphere)' 신도림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SKT]
박정호 부회장(오른쪽 첫째줄)과 유영상 사장(왼쪽 세번째)이 SK텔레콤 거점오피스 '스피어(Sphere)' 신도림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SKT]

전 관계사들이 여러 형태의 유연 근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SK그룹은 대기업 중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2019년 자율 좌석제를 도입했다. 직원들이 SK서린사옥 사무실로 출근하기 전 미리 원하는 좌석을 예약하며, 소속 회사나 조직 구분 없이 자리를 선택할 수 있다. 임원의 경우 집무실을 쓰되 크기를 기존보다 3분의 1 규모로 축소했다. 또 SK이노베이션 계열 회사는 권장 근무시간(오전 10시∼오후 3시)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는 자율 근무가 가능하다.

SK하이닉스는 이달 말부터 5주간 해외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글로벌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GXP)을 시행한다. 직원이 원하는 해외 근무지를 선택하고 현지서 하루 중 기존 국내 업무와 새로운 업무 비중을 유동적으로 조절해 근무하는 식이다. 근무지는 미국과 중국, 일본, 독일 등 자사 해외 법인뿐 아니라 네덜란드 ASML과 미국 램리서치, 일본 도쿄 일렉트론 등 주요 협력사도 포함했다. 선정자에게는 해외 근무지에 맞춰 항공과 숙박, 렌터카 등 편의를 지원한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서울 신도림과 일산 등 주요 지역에 거점 오피스를 마련해 직원이 사무실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곳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시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은 거점 오피스를 선보일 당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일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하는 방식의 일문화는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혁신을 창출할 가능성도 높인다"고 말한 바 있다.

LG그룹도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직원들의 유연 근무를 위한 다양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LG전자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직원들이 회사 밖 공간에서 자유롭게 근무하도록 하는 '리모트 워크'를 부분적으로 시행 중이다.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도 거점 오피스를 두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서울 여의도와 을지로에 그룹사 직원들이 공유하는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각각 70석, 50석 규모로 마련된 거점 오피스는 포스코를 비롯해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ICT 등 4개사가 공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이나 IT, 유통 기업에서 먼저 시작된 다양한 유연 근무가 보수적으로 평가 받는 전자, 자동차, 철강, 정유 등 제조업 기반 대기업들로 확대되는 추세"라며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도 이번에 가세한 만큼, 앞으로 재계 전반으로 거점 오피스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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