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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증권, 디지털케어팀 전환배치 강행…노사갈등 고조


여의도WM센터 7명·부산WM센터 6명 인사 조치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하이투자증권이 '디지털케어팀'을 신설하고, 인사이동 조치를 강행하면서 노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디지털케어팀은 비대면 자산관리(WM) 부문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으로 신설됐다. 그동안 비대면 자산관리 중심으로 개편되는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하이투자증권 노조는 이번 인사 조치와 관련해 "이렇다 할 기준 없이 저성과자 위주로 전환배치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현재까지도 노사 간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갈등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 노동조합은 디지털케어팀과 관련해 부당함을 호소하며 본사 사장실 앞에서 일주일 넘게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하이투자증권 본사. [사진=하이투자증권]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 노동조합은 디지털케어팀과 관련해 부당함을 호소하며 본사 사장실 앞에서 일주일 넘게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하이투자증권 본사. [사진=하이투자증권]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 노동조합은 본사 사장실 앞에서 9일째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성은 하이투자증권이 서울 여의도WM센터와 부산WM센터 영업점 내 별도의 디지털케어팀 신설을 검토하면서 시작됐다. 노동조합은 디지털케어팀과 관련해 사측과 접점이 찾아질 때까지 농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디지털케어팀은 영업점에서 기본적으로 수행해왔던 자산관리 업무 이외에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한 고객들의 자산관리 업무도 함께 담당한다. 10만원 미만의 6개월 비활동 계좌가 대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이달 초 디지털케어팀과 관련한 인력 공모를 실시했지만, 지원자는 전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직원들도 디지털케어팀을 기피 부서로 인식한 것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자발적인 지원자가 없는 상황에서 결국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6일 전환배치를 강행했다. 여의도WM센터(7명)와 부산WM센터(6명)에 총 13명의 인사 조치가 이뤄졌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디지털케어팀에 배치된 직원들이 마음의 상처를 굉장히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누가 봐도 '냉장고 부서'라고 알고 있는데, 여기에 배치됐으니 기분이 좋을 수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케어팀에 배치될 인력은 기본적으로 일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 직원이 대상이 될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케어팀을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측 관계자는 "인사는 사내 공모와 해당 직무에 적합할 것 같은 직원을 다방면으로 검토해서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하이투자증권은 비대면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상황에서, 디지털케어팀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도 영업점을 축소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비대면 자산관리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말 기준 국내 증권사(59개사)의 영업점 수는 837개로 지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03개(11%) 감소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디지털케어팀은 비대면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으니, 이러한 고객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영업 활성화를 도모해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이고, 일반 지점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인사나 조직 개편이 있을 때 노사 합의 과정도 거친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케어팀은 지점 안에 포함된 일부 조직이기 때문에 별개로 놓고 볼 수 없다"면서 "만약 실적 부진자들만 모아 놓은 부서라고 한다면 아예 지점에서 떨어뜨려 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조합은 영업점 내 별도로 디지털케어팀을 구성할 게 아니라 본사 조직화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자기자본 1조4천억원)과 자본 규모가 비슷한 증권사들도 대부분 본사에 비대면 자산관리 조직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투자증권(자기자본 1조8천억원)은 온라인 비중이 높은 자기주도형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자산관리팀'이 본사 WM본부에 포함돼 있다. 유안타증권(자기자본 1조5천억원)도 본사 리테일 사업부 안에 별도의 온라인 담당 부서가 조직돼 있다. IBK투자증권(자기자본 1조원)도 본사에 별도 조직으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비대면 자산을 가지고 영업을 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라면서 "타사의 경우 비대면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본사 내 센터를 조직하고, 콜센터를 통해 모아지는 비대면 자산을 관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도 디지털케어팀을 본사 조직으로 두고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측 관계자는 "영업점 밑에 하나의 팀을 두고, 그 팀에서 기존에 관리하던 고객과 함께 디지털쪽으로 새롭게 유입되는 고객들도 관리하는 형태"라며 "각 회사별로 회사의 규모와 조직 편제에 맞춰 운영하는 것이고, 우리는 이것이 적합한 방법으로 보고 실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성과가 나타나면 조직이 확대될 수도 있고, 별도의 센터가 구성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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