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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시총 1조 클럽' 탈락…올해 7400억원 증발


"두나무 지분투자에 따른 성장주 인식…펀더멘털과 관련 없어"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시가총액 1조 클럽'에서 제외됐다. 증시 침체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한화투자증권 주가는 연초 대비 반 토막 났다. 한화투자증권은 상장 증권사 가운데 유독 낙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화투자증권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지분투자를 단행해 성장주로 여겨지며 주가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가상자산 관련 사업 연계를 고려해 두나무에 지분투자를 단행했지만, 해당 사업의 성과가 주가에 반영되기엔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더불어 글로벌 주요국들이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동안 주가 회복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퀄컴으로부터 583억원 규모의 두나무 주식 206만9천450주(지분율 6.15%)를 취득했다. 사진은 한화투자증권 본사. [출처=한화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퀄컴으로부터 583억원 규모의 두나무 주식 206만9천450주(지분율 6.15%)를 취득했다. 사진은 한화투자증권 본사. [출처=한화투자증권]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 주가는 지난 19일 종가 기준 3천245원으로 지난달 2일과 비교하면 19.58% 하락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51.64%나 빠졌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1조4천396억원에서 6천962억원으로 약 7천434억원가량 증발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상장 증권사 가운데 유독 주가 하락 폭이 큰 상황이다. 같은 기간 유안타증권(-31.5%), 키움증권(-27.29%), 삼성증권(-26.36%), SK증권(-25.30%), DB금융투자(-24.32%), NH투자증권(-23.85%), 현대차증권(-20.65%), 대신증권(-19.24%), 메리츠증권(-13.61%) 등과 비교하면 많게는 3배 이상 하락 폭이 큰 모습이다.

우선 글로벌 주요국들의 긴축 기조가 증권업 전반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거래대금, 신용거래 등이 감소했고, 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손실이 확대됐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3조2천401억원으로 지난 1월과 비교하면 35.89% 줄었다. 지난 1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4조8천543억원으로 연초와 비교하면 23.53%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 활동계좌 수가 세 배 이상 늘어났기 때문에 현재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코로나19 이전 수준(30조원 하회)에 근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의 실적이 소폭 회복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다고 해서 주가가 시장 대비 크게 아웃퍼폼하거나 중장기적으로 유의미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지는 않는다"며 "수급 효과를 제외하고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려면 실적이 개선되거나 멀티플이 높아져야 하는데, 현재 증권업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실적 둔화와 주가 모멘텀 공백"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루나·테라 사태와 경기 침체 우려로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든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앞서 한화투자증권은 작년 퀄컴으로부터 583억원 규모에 달하는 두나무 주식 206만9천450주(지분율 6.15%)를 취득했다. 이에 지난해 지분법 이익으로 상당한 실적을 올렸지만, 최근 두나무의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익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두나무 기업가치는 연초 17조1천270억원 수준에서 지난 19일 기준 8조88억원까지 주저앉았다.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에 지분투자를 단행하면서 가상자산 관련 사업 연계를 고려했지만, 해당 사업 성과가 실적으로 반영되기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가상자산 사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면서도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성장 기회를 기업가치에 투영시키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주가 하락은 펀더멘털적인 요소에 따른 하락이라기보다는, 작년에 두나무에 투자한 부분을 두고 시장에서 성장주로 분류한 부분과 최근 증권주들이 빠지고 있는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회사 자체적으로도 주주 보호 차원에서 주가 부양과 관련해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실제 한화투자증권의 펀더멘털은 견조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용등급도 최근 상향 조정됐다. 지난 5월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기존 'A+(긍정적)'에서 'AA-(안정적)'로 올렸다. 기업금융(IB) 부문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다.

한화투자증권의 지난 2020년 IB 손익은 전년(985억원)보다 31.1% 줄었지만, 작년에는 1천83억원으로 늘었다. 시장 내 한화투자증권의 IB 부문 점유율은 지난 2020년 1.8%에서 지속 상승해 올 1분기 2.9%까지 확대됐다.

지형삼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한화투자증권은 2020년 경쟁 기업이 대규모 증자 등 자본 확충을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며 IB 부문의 경쟁 강도가 심화되는 등의 영향으로 시장점유율이 소폭 하락했다"면서도 "작년 IB 부문 등 주요 사업 부문의 영업력이 개선되며, 회사의 전반적인 시장지위가 제고됐다"고 분석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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