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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체인저 될 것"…'차세대 기판'에 힘 쏟는 장덕현, 삼성전기 체질 바꿀까


'수 년째 적자' 반도체 기판에 대규모 '베팅'…서버·GPU용 고수익 사업에 투자 속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취임 후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에 승부를 걸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발표한 반도체 패키지 기판 투자 계획의 절반가량을 서버용에 집중하는 등 하이엔드 제품 확대로 '글로벌 3강'에 올라서겠다는 각오다.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 [사진=삼성전기]

18일 업계에 따르면 장 사장은 지난해 말 삼성전기 대표로 취임한 후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주도적으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12월 FC-BGA 설비 및 인프라 구축에 9억2천만 달러(약 1조1천78억원)를 투자키로 결정한 데 이어 올해 2월 말에는 베트남 생산법인에 약 3천200억원을 투자해 해당 대여자금을 FC-BGA 생산 확대에 사용키로 했다. 지난달에는 국내 부산·세종사업장과 베트남 생산법인의 반도체 패키지 기판(FCBGA) 시설 구축에 3천억원 규모 추가 투자도 결정했다. 이로써 총 투자금액은 1조7천억원을 넘는다.

삼성전기는 그동안 MLCC(적층세라믹콘덴서)가 실적을 견인해왔다. 반면 반도체 기판을 담당하는 패키지솔루션 부문은 2014~2018년 사이 만 5년동안 계속해서 손실을 내왔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제작에 필수인 패키지 기판 역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시장 성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FC-BGA 같은 고사양 제품은 5세대 이동통신(5G)·클라우드·인공지능(AI) 기술 발달 등에 따라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지만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가 적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 성장성이 반도체 시장보다 높다는 평가다. 실제 반도체 시장은 올해 6천760억 불 수준으로, 연간 4%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패키지 기판은 올해 113억 불 수준으로, BGA와 FC-BGA를 합쳐 연평균 10% 수준으로 성장해 2026년에는 170억 불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5G 안테나, ARM CPU, 서버·전장·네트워크와 같은 산업·전장 분야를 주축으로 해서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패키지 기판 전체 시장의 경우 성장률이 4~6%, FC-BGA는 10% 정도 고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서버뿐만 아니라 모바일 고성능 컴퓨팅에 대한 수요가 계속되고 있고, 5세대(5G) 이동통신 안테나용 같은 고다층 기판 수요 역시 계속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지 기판 제품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지 기판 제품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의 전체 매출에서 반도체 패키지 기판이 차지하는 비중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기 매출(9조6천750억원) 가운데 반도체 패키지 기판 매출은 1조6천791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6.2%에서 지난해 17.3%로 높아졌다.

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사업부 패키지개발팀 상무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서버용뿐 아니라 PC, 네트워크 등에서 매년 10% 후반에서 20%대를 유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삼성전기 3개 사업부에서 반도체 패키지 기판이 차지하는 매출도 비슷한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5천700억원이었던 삼성전기의 FC-BGA 매출이 2024년엔 1조1천억원으로 2배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기가 이처럼 FC-BGA를 미래 먹거리로 키우게 된 것은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 덕분이다. FC-BGA는 반도체칩을 메인기판과 연결해주는 반도체용 기판으로 반도체 기판 중 가장 만들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기판을 와이어로 연결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범프를 뒤집어 연결해야 해 높은 기술 숙련도가 필요하다. 진입장벽이 높은 탓에 수요가 공급보다 높은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특히 서버용 FC-BGA는 패키지 기판 중 가장 기술 난도가 높은 제품으로,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등 일부 업체만 최첨단 기판을 생산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기는 올해 하반기에 국내 최초로 서버용 FC-BGA 양산해 서버, 네트워크, 전장 등 하이엔드 제품 확대로 '글로벌 3강'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기는 생산 능력 기준으로 아직 6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최근 기술력은 세계 3위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파악됐다.

황 상무는 "본격적으로 3~4년전부터 서버·GPU 분야와 관련된 팀을 꾸리고 테스트와 기술·공정 개발 등을 통해 최근 양산화 단계까지 왔다"며 "경쟁사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술이 충분히 확보된 상황에서 기판 내 비대칭 수동 소자 내장 기술 등 자사만의 특화 기술도 갖고 있어 빅테크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특히 삼성전기는 장 사장의 취임 이후 차세대 패키지 기판 기술인 SoS(System On Substrates)에도 집중하고 있다. SoS는 2개 이상의 반도체 칩을 기판 위에 배열해 통합된 시스템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초미세화 공정이 적용된 패키지 기판으로, CPU·GPU 등의 반도체를 하나의 칩으로 통합시킨 기존 SoC(System on Chip)의 단점을 극복한 제품으로 평가 받는다.

황 상무는 "삼성전기의 FC-BGA 매출 80%는 PC가 차지하고 있고, 전장이 10%, 서버·GPU 등 나머지가 10%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라며 "최근 고부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설 구축에 추가 투자키로 한 금액 중 절반가량을 서버용에 투입하기로 한 만큼 향후 서버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사장은 "인공지능(AI)·클라우드·메타버스 확대로 반도체 제조사가 기술력 있는 패키지 기판 회사를 확보하는 게 중요해졌다"며 "앞으로 고객이 새로운 경험을 할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SoS와 같은 새로운 개념의 패키지 기판 기술을 통해 첨단 기술분야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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