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콘솔 게임 시동...확 높아진 게이머 시선 잡기

[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게임사들이 포화 상태에 이른 모바일 게임에서 콘솔 게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자본과 개발력을 갖춘 대형 게임사까지 움직이면서 해외 콘솔 대작에 익숙해진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까지 '빅3'를 비롯해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 대형 게임사들이 연이어 콘솔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산하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에서 AAA급 목표로 제작 중인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연말 출시할 계획이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2320년 목성의 위성 칼리스토에서 펼쳐지는 일을 담아낸 서바이벌 호러 게임으로 오는 8월 독일에서 열리는 '게임스컴'에서 관련 정보를 공개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앤리버티(TL)'와 인터랙티브 무비 '프로젝트M'을 콘솔로 준비 중이다. 엔씨소프트의 강점인 MMORPG와 함께 플랫폼에 적합한 새로운 장르를 함께 시도하는 셈이다.

넷마블은 '오버프라임',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몬스터 길들이기2'로 콘솔 개척에 나선다. 모바일 게임을 대부분의 라인업으로 확보한 넷마블이 본격 여러 종의 콘솔 작품을 예고한 셈이다. 넷마블이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한 작품은 2020년 자사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가 유일하다.

넥슨 역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아크 레이더스', '퍼스트 디센던트(프로젝트 매그넘)', '프로젝트 HP' 등을 콘솔 멀티 플랫폼으로 공개하면서 다작을 예고했다.

펄어비스 또한 차기작 '붉은사막'과 '도깨비'를 콘솔로 예정하고 있다. 특히 도깨비는 지난해 게임스컴에서 관련 영상이 공개되면서 화제작으로 떠오른 바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 둔화로 찾은 돌파구 '콘솔'…국내 가파른 성장세

이처럼 게임사가 콘솔에 주목하는 이유에는 현재 관측되는 모바일 게임 시장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과 센서타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시장 성장률은 팬데믹 이후 20~30%로 급성장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서히 둔화되면서 한 자릿수대로 내려앉았다. 정 연구원은 이는 앞서 2012년을 정점으로 시장이 축소된 PC게임 시장의 양상과 매우 흡사하다고 분석했다.

2020년 기준 국내 게임시장에서 콘솔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5.8%로, 모바일 게임이 57.4%로 가장 많고, PC 게임이 26%로 그다음을 차지하고 있다. 콘솔 시장이 타 플랫폼에 비해 낮은 비중을 점유함에도 불구하고 돌파구로 주목되는 이유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은 최근 5년간 30∼60%의 급격한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0년 1조원 규모를 돌파했다. 국내 콘솔 게임 시장 매출액은 2017년 3천734억원에서 2018년 5천285억원, 2019년 6천946억원, 2020년 1조925억원으로 큰 폭으로 성장했다.

콘솔 게임에 대한 진입장벽이 완화되면 이용자 수 역시 급증할 수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부품 부족으로 품귀 현상을 빚었던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시리즈 X' 등 콘솔 기기 물량이 향후 현실화돼 보급률이 높아지고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뛰어든 게임 구독 서비스가 회사 간 경쟁을 통해 서비스와 질이 개선돼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콘솔 시장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다만 콘솔 시장 특성상 'AAA급' 대작에 익숙해진 게이머들의 높은 기준을 만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콘솔 게이머들의 경우 '엘든 링',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등 해외 대규모 오픈월드 대작에 대한 경험치가 쌓여 있는 상태다. 콘솔 게임은 '패키지' 판매가 기본 모델인 만큼 부분 유료화(Free to play) 위주의 기존 모바일 게임 과금 모델에 의존하기보다는 게임성에 집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박예진 기자(true.ar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