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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화물연대 공격 타깃된 車…반도체 대란 이어 부품 쇼크 위기


현대차 울산공장 일부 생산 차질…車단체 "생존위기 부품사에 직격탄"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 공격 타깃으로 현대차와 기아를 지목하며 생산 차질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수급난 등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완성차 생산이 정체된 상황에서 국내 부품 공급마저 끊길 상황에 놓이며 자동차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지난 8일 오후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명촌정문앞에서 피켓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지난 8일 오후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명촌정문앞에서 피켓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 화물연대, 자동차 부품 운송 중지 지침…현대차 울산공장, 이틀째 일부 생산 차질

9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울산공장 일부 생산라인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전날 오후 2시 울산공장 납품 거부에 들어갔고, 같은 날 오후 4시부터 일부 생산라인 가동이 멈췄다.

화물연대가 조합원들에게 자동차 부품 관련 차량의 납품과 운행을 전면 중지하라는 총파업 지침을 하달하며, 화물연대 조합원 차량들이 싣고 온 물품을 내리지 않고 차를 돌려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 납품 업체인 현대글로비스와 계약한 운송업체는 19개 사로, 이들 운송업체 소속 화물 노동자 중 70%가량이 화물연대 조합원으로 알려졌다. 화물연대 측은 현대차 납품, 차량 이송 등과 관련한 조합원이 1천 명가량이라고 밝혔다.

비조합원 납품 차량은 정상 운행 중이다. 그러나 자동차 생산 시스템은 제품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시생산방식(Just in Time)'으로 운영되고 있어 부품 납품 차질에 따른 전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자동차 업계는 글로벌 반도체 품귀현상이 이어지며 완성차 계약 후 출고까지 지연되는 상황에서 이번 총파업으로 다른 자동차 부품마저 조달이 어려워져 직격탄을 맞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소비자가 국산 신차를 인도받기 위해선 평균 1년 정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솔린 모델 기준 현대차의 세단 아반떼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의 출고 대기 기간은 각각 10개월, 8개월이다. 현대차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의 SUV인 GV80의 경우 예상 인도 기간은 12개월에 달한다.

기아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인기 SUV인 스포티지와 쏘렌토는 각각 11개월과 13개월을 기다려야 소비자가 차량을 받아볼 수 있다. 세단 K5도 계약 후 7개월을 대기해야 한다.

여기에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부품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면 출고 지연 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 자동차업계 "자동차 산업 인질 삼아 파업…생존권 위협 화물연대 규탄"

이와 관련해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한국자동차연구원 등 10개 기관으로 이뤄진 자동차산업연합회(KAIA)는 전날 배포한 입장문 발표하고, 화물연대가 자신들의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 아무런 상관도 없는 자동차산업을 인질 삼고 있다며 고소·고발 등 강력 대응 방침을 예고했다.

KAI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 미래차 전환 등으로 생존 위기에 처한 자동차업종을 대상으로 파업과 물류 방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극단적인 이기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KAIA는 3만 개 부품 조립으로 이뤄지는 자동차는 적시에 물류가 공급되지 않으면 생산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화물연대의 파업이 자동차산업을 위기로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KAIA는 "완성차 탁송이나 부품 물류 등 자동차 관련 물류업종은 '안전운임제'보다 높은 운임을 지급하고 있어 화물연대의 요구는 이들에게 해당 사항이 없다"며 "파업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자동차 부품 업계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KAIA에 따르면 자동차 1차 협력업체(상장사 83곳) 가운데 약 60%(49곳)가 올해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적자업체도 30%(24개 사)에 달한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완성차 생산 차질 여파에 따른 것으로, 총파업에 따른 부품 수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자동차부품 생산업체 단체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이날 호소문을 내고 화물연대의 운송 중단 철회와 행정·사법 당국의 엄정하고 신속한 법 집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협동조합은 "3만여 개의 부품을 조립해 생산되는 자동차산업은 부품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시생산방식'이기 때문에 단 하나의 부품이라도 공급되지 않으면 자동차 생산이 중단돼 여타 모든 부품사들이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며 "절박한 생존 상황에 내몰린 부품업계 종사자들을 위해서도 화물연대는 운송 중단을 즉각 철회하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화물연대는 파업에 미참여하는 조합원 차량이 자동차공장에 들어가는 것도 막는 등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집단행동으로 인해 자동차산업과 영세한 자동차부품업체들이 파국에 이르지 않도록 엄정하게 법 집행을 요청한다"고 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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