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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간'에 꽂힌 네이버…투자·사업 '박차'


네이버의 장기적인 메타버스 전략과도 연관될듯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네이버가 '가상인간(버추얼 휴먼)'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자이언트스텝을 시작으로 가상인간 제작 업체 투자를 지속하며 관련 협업을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모습이다. 향후 네이버의 메타버스 관련 사업과도 접목될 가능성이 높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가상인간 '이솔'을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했다. 이솔은 지난 3일 오후 6시30분 '나스(NARS)'의 신상품 출시 방송에 출연해 새로운 화장품들을 소개했다.

네이버 가상인간 '이솔'이 지난 3일 네이버쇼핑라이브 방송 출연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사진=네이버 쇼핑라이브 갈무리]
네이버 가상인간 '이솔'이 지난 3일 네이버쇼핑라이브 방송 출연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사진=네이버 쇼핑라이브 갈무리]

이솔은 네이버와 영상 시각효과 전문 기업인 자이언트스텝이 공동개발한 가상인간이다. 리얼타임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컴퓨터 그래픽 및 딥페이크 기술로 실제 사람 모델에 얼굴을 합성하는 일반적인 가상인간보다 표현력이 풍부하고 자연스러운 모션 연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솔을 쇼핑라이브뿐만 아니라 네이버의 다양한 콘텐츠 영역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이와 함께 또 다른 가상인간 '로지'의 목소리를 네이버의 클로바 인공지능(AI) 음성합성 기술을 통해 구현했다. 네이버의 기술력으로 구현된 로지의 목소리는 지난 8일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NES(Natural End–to-end Speech Synthesis) 기술을 통해 로지의 목소리를 만들었다. 그간 성우나 시연자 등이 직접 녹음하는 등의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 왔다.

네이버는 AI를 통해 '로지'의 목소리를 구현함으로써 로지의 활동 영역이 SNS, 광고 등에서 라디오DJ, 사회자, 라이브커머스 진행자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가 최근 AI를 통해 목소리를 구현한 가상인간 '로지'의 모습. [사진=네이버]
네이버가 최근 AI를 통해 목소리를 구현한 가상인간 '로지'의 모습. [사진=네이버]

네이버의 가상인간과 관련된 최근 잇따른 발표는 그간 가상인간 제작 업체에 투자해 온 것과 밀접히 연결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20년 12월 자이언트스텝에 7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어 자이언트스텝이 지난해 말 상장 후 진행한 유상증자에서도 약 7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21년 말 기준으로 네이버가 자이언트스텝 지분 7.36%를 보유하고 있다.

자이언트스텝은 시각특수효과(VFX) 기업으로, 가상인간 솔루션과 리얼타임 엔진 활용 기술력을 앞세워 각종 가상인간을 비롯해 XR 콘텐츠, 인터랙션 미디어 아트 등을 만드는 업체다. 이미 지난 2021년 스마일게이트와 협업해 가상인간 '한유아'를 개발한 바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가상현실(VR) 게임 '포커스온유'의 여주인공 '한유아'를 가상인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미 자이언트스텝은 지난해 네이버의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인 '나우'를 통해 리얼타임 확장현실(XR) 기술 등을 활용한 실시간 라이브 방송 '파티 B(PARTY B)'를 선보이며 네이버와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에 가상인간 이솔을 공동 개발하며 협업 보폭을 더욱 넓혔다.

지난해 12월에는 네이버웹툰이 로커스의 지분 52.19%를 235억원에 인수했다. 로커스 역시 시각특수효과 기업으로, 자회사인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를 통해 가상인간 로지를 제작한 업체다. 지난 2020년 8월 첫 공개된 로지는 국내 1호 가상 인플루언서로 자리매김하며 국내 가상인간 중 대표격으로 손꼽힌다. 이번에 네이버에 의해 목소리까지 새로 만들어지며 본격적으로 활동 범위를 넓힐 전망이다.

이와 함께 네이버제트는 비슷한 시기 갤럭시코퍼레이션의 자회사인 페르소나스페이스에 10억원을 투자했다. 페르소나스페이스는 연예인의 아바타, 가상인간 등을 제작하는 회사로 현재는 주로 연예인 지식재산권(IP)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아바타를 선보이고 있다. 네이버제트는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개발사라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주목된다.

네이버의 이 같은 가상인간 관련 행보는 네이버의 향후 메타버스 전략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지난 4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제페토'를 비롯한 다양한 메타버스 서비스를 예고한 바 있다. '제페토' 같은 아바타형 메타버스 플랫폼과 올 하반기 선보일 예정인 '커뮤니티형 메타버스'뿐만 아니라 향후 VR 등을 접목해 현실과 거의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실감성이 높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내놓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러한 '초실감' 메타버스를 구현할 경우 가상인간 개발 역량을 갖추는 것은 필수적이다.

IP 확대를 모색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네이버웹툰의 다양한 웹툰 캐릭터들을 메타버스 공간 등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네이버웹툰이 로커스를 인수하고 경영권까지 확보한 것은 이러한 시너지 효과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양한 사업 방향성을 설정하고 관련 업체들에 투자를 해 왔다"라며 "현재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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