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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유·밀 가격 2배 상승…가격은 못 올리고, '속만 태우는' 라면업계


올해 주요 라면 회사들 영업이익 하락 전망까지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팜유 가격과 밀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오르면서 이를 원부자재로 사용하는 라면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내수용 가격 급등을 이유로 팜유 수출을 금지 중이고, 세계 최대 밀 생산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양국 간 전쟁으로 밀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 [사진=오뚜기]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 [사진=오뚜기]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시카고선물거래소 기준 밀 가격은 톤당 280달러 수준이었지만, 3월 475달러까지 치솟았고, 이달엔 380달러로 가격이 내렸다. 하지만 이 가격은 지난해 톤당 190달러보다도 여전히 2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거래소에 따르면, 팜유 역시 지난 3월 1일 톤당 1천939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이달 1일에는 톤당 1천776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톤당 900달러의 2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이처럼 원부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라면 업계의 고심은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라면 제조사는 인도네시아산 팜유와 우크라이나산 밀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들 가격이 오르면 전체적인 팜유와 밀가루 가격이 따라 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주요 라면 제조사들은 말레이시아산 팜유와 호주·미국산 밀을 주로 사용한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팜유와 밀의 비축 물량이 부족하지는 않다"며 "4개월 이상 비축분이 있기 때문에 당장의 여파는 없겠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가격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높은 원부자재 가격이 이어지면 최종 상품 가격이 오르는 것은 정상이지만, 라면 업계는 지난해 한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해 또 다시 가격을 올리기도 부담스럽다.

또 다른 라면 업계 관계자는 "팜유, 밀 뿐만 아니라 유류 가격까지 올라 이 상황이 장기화 되면 회사로써는 굉장히 손실이 커질 것"이면서도 "라면 가격 인상은 당분간 없고 가격 차는 회사가 손실 분을 감당할 계획"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올해 라면 업계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사실 원부자재 가격이 수 개월째 인상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상품 가격을 올리는 것이 맞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라면 가격에 유독 민감해 그렇지 못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라면 회사들의 영업이익은 당연히 하락할 수 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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