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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화폐시대 성큼…한국은행 '디지털 금융 컨트롤타워' 역할 커지나


감소하는 현금 거래…"CBDC, 소량씩 발행해 부작용 살펴야"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비대면 거래비중 확대로 디지털화폐(CBDC) 도입 필요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디지털 금융컨트롤 타워' 요구가 거세졌다. 결제 산업이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실물 화폐에서 페이(Pay)와 전자지갑 등의 가상 화폐로 옮겨가면서 실물 화폐의 발권·관리만으론 중앙은행의 역할수행에 한계가 있는 만큼, CBDC를 발행해 가상화폐 시장을 컨트롤해야 한단 것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도 모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지급카드의 비대면 거래비중은 2019년 33.0%에서 지난해 40.7%로 상승하고, 모바일카드 비중도 3.8%에서 9.0%로 크게 확대됐다.

한국은행 입구 현판. [사진=아이뉴스24 DB]
한국은행 입구 현판. [사진=아이뉴스24 DB]

반면 현금 사용 비중은 해가 거듭될수록 줄고 있다. 지급수단 중 현금 이용비중은 2015년 29.0%에서 2017년 20.3%, 2019년 17.4%, 지난해 14.7%로 감소했다.

이에 CBDC도입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현금 사용 비중이 감소하고 디지털 결제 수단 사용 비중이 느는 만큼 디지털화폐 도입이 필요하단 판단에서다.

한국은행 디지털화폐연구팀 관계자는 "현금 사용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현금이 보편적인 지급수단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게 될 경우 통화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면서 "이에 중앙은행이 CBDC 발행을 통해 편의성, 안전성, 신뢰성을 갖춘 저비용의 보편적 지급수단을 제공함으로써 공공 디지털화폐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 현금 대신 '디지털화폐'…한은부터 시중은행까지 도입 속도낸다

CBDC는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로 중앙은행이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법정통화를 말한다. 현재 중앙은행은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법정 통화가 없다. 법정통화는 현금이라는 실물화폐와 지급준비금 또는 결제계좌상 예치금 형태로 공급하고 있다.

CBDC가 도입되면 소비자들은 CBDC 중개기관 등을 통해 본인 소유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CBDC를 거래할 수 있게 된다. CBDC의 이용형태는 저장된 IC카드나 스마트폰 등을 서로 접촉시키는 방식이 도입되는 방식으로 실험이 추진 중이다.

전 세계에서도 CBDC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수촌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지급수단으로 시범 사용하는 등 CBDC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해 7월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에 착수해 향후 2년간 CBDC 설계 및 이의 유통과 관련한 핵심 이슈를 검토한 뒤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외 미국·영국·일본·스웨덴 등도 기초연구와 모의실험을 실시하는 등 CBDC 도입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실시한 50개국 중앙은행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 국가 중 약 60%가 CBDC 설계 시 국가 간 지급개선을 위한 연계 방안을 고려하고 있거나 향후 고려 가능하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한국은행 또한 지난해 8월에서 12월 1단계 모의실험을 통해 CBDC 모의실험 시스템을 구축한 뒤, 지난 1월부터 오는 6월까지 2단계 모의실험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인터넷 통신망이 단절된 상태에서의 송금 및 대금지급(오프라인 결제), 디지털자산 거래, 국가 간 송금 등의 CBDC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시중은행도 한국은행의 CBDC 도입에 발맞춰 중개기관, 송금, 결제 등의 서비스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기반 '멀티에셋 디지털 월렛' 개발을 통해 CBDC 충전·송금·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지난달 블록체인 전문기업 '람다256'와 전자지갑 서비스 도입도 추진 중이다. 신한은행도 LG CNS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플랫폼 시범구축을 완료했으며, 하나은행도 스텍 크립토블록체인연구센터와 함께 CBDC 기술검증을 수행 중이며, 우리은행은 올해 초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해 디지털화폐 소유권 증명에 나선다. 농협은행 또한 'CBDC 대응 파일럿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하며 맞추고 있다.

이에 한은도 금융기관 등과 협력해 연계 실험을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또한 CBDC 모의실험을 확대하겠단 방침이다.

이 총재는 지난 지난 19일 인사청문회에 앞서 17일 서면으로 진행된 고용진·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위원의 CBDC 도입 시기를 묻는 질문에 "CBDC 도입 취지에 대해 공감한다"면서 "하반기 들어 모의실험을 확대하되, 기술적 기반이 완벽히 마련된 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 하겠다"고 말했다.

◆ "CBDC 경험없어, 시장에 미칠 부작용 고려해 소량씩 발행해야"

전문가는 CBDC 도입 시 통화시장에 혼란이 초래될 수 있는 만큼 한국은행이 최소한의 규모로 발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중앙은행도 CBDC에 대한 경험이 없기에 얼마나 풀어야 기존에 원하던 통화정책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면서 "CBDC를 어떻게 도입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으나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전에 들어간다고 하면 부작용을 우려해 최소한의 규모를 정해 거래를 하도록 해야 하며, 중앙은행도 소규모로 풀어서 기존의 아날로그 화폐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면서 "이후 반성을 통해 부작용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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