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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만으로 어려운데 구글 인앱결제 강제까지…음원플랫폼, 유니버스 확장 '사활' [IT돋보기]


나란히 신사업 확대 나서…서비스 차별화 등으로 어려운 상황 돌파구 모색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국내 음원 플랫폼 업체들이 기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음악 서비스만으로는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데 이어 구글 인앱결제 강제 여파로 인한 어려움도 극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그간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얻은 다양한 노하우와 오디오 등으로의 확장성이 뛰어난 음원 서비스의 특성을 활용해 다방면의 돌파구 마련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핵심은 '사업 다각화'…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넘어 시너지 효과 모색

24일 업계에 따르면 NHN벅스는 오는 29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업다각화 및 신규 사업을 위한 사업목적을 대거 추가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방송프로그램 제작·구매·판매 및 임대업 ▲디지털 컨텐츠 제작·유통업 ▲컨텐츠 판권 유통업 ▲의류(섬유·피혁), 잡화, 액세서리 제조 및 동 판매업 ▲의류 도·소매업 ▲패션디자인업 ▲상표·브랜드 등 지적재산권의 라이선스업 ▲영상미술시설 및 공연시설 제작·설치·운영 ▲대회·전시·행사 등의 유치 등이 신규 사업목적에 포함된다.

최근 디즈니플러스에서 론칭된 '사운드트랙#1'의 모습. NHN벅스가 기획을 맡아 참여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최근 디즈니플러스에서 론칭된 '사운드트랙#1'의 모습. NHN벅스가 기획을 맡아 참여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NHN벅스는 음원 서비스 외 다양한 사업으로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최근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된 '사운드트랙 #1'은 '뮤직드라마'를 표방하며 NHN벅스가 제작·기획을 맡은 작품이다. 또 지난해 12월 IP거래 플랫폼 '아이피샵'에 투자하며 2대 주주에 등극했다. 음원 거래 등의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모색한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가수 이승철이 NHN벅스와 NHN티켓링크의 콘텐츠 총괄 프로듀서로 합류하며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NHN벅스 관계자는 "영상 콘텐츠 사업 강화와 함께 기존 음악 사업과 연계한 다양한 MD(상품) 판매를 검토하고 있으며, NHN티켓링크와 협업해 공연 사업 확대도 모색하려고 한다"라며 "다양한 방향으로 사업 다각화 및 사업 확대를 시도하는 차원에서 이번에 사업목적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플로' 운영사인 드림어스컴퍼니 역시 사업 확장에 공들이고 있다. 우선 비욘드뮤직과 손잡고 음원 지식재산권(IP)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드림어스컴퍼니는 지난 14일 비욘드뮤직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비욘드뮤직이 보유한 2천700억개 규모의 음원 IP 자산을 바탕으로 올해 안으로 1조원 규모의 글로벌 음원 IP 투자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비욘드뮤직이 현재 매니지먼트하고 있는 음원 IP와 향후 확보하게 될 음원 IP에 대해서도 독점 유통을 맡으며 음악 유통 시장에서도 영향력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드림어스컴퍼니는 최근 들어 비욘드뮤직과의 협력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사진=드림어스컴퍼니]
드림어스컴퍼니는 최근 들어 비욘드뮤직과의 협력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사진=드림어스컴퍼니]

플랫폼 관점에서는 '팬 오디오 플랫폼' 사업모델을 확장한다. 음악·오디오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팬 오디오 플랫폼 사업을 확대해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11월 '비마이프렌즈'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이유다. 여기에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와 '플로' 간 서비스 연계, NFT 도입을 통한 콘텐츠 거래 활성화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이를 촉진하는 차원에서 드림어스컴퍼니는 이날 김동훈 플랫폼사업Co. 사업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니뮤직도 지난해 9월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서재'를 인수하면서 오디오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인수 이후 지니뮤직은 밀리의서재가 보유한 오디오북 콘텐츠를 지니뮤직에서 지속적으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오디오 드라마 등 다앙한 오디오 콘텐츠 제작에도 착수했다. 또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 간 결합상품도 지난해 12월 출시하며 시너지 효과 극대화에 나섰다. 아울러 최근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에 단행한 1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CJ ENM과의 협력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소속이 된 멜론은 향후 지속적으로 카카오엔터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기존에도 음악 기획·유통 비즈니스 등에서 강점을 보였던 멜론은 카카오엔터가 구상하는 엔터테인먼트 생태계의 한 축으로 기능한다. 특히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협상을 진행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가수·배우 등 아티스트 IP 확보에 적극 나서는 만큼, 향후 오디오콘텐츠 등 멜론을 통한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도 예상할 수 있다는 평가다.

◆'유튜브 뮤직' 약진에 구글 정책으로 인한 수수료 부담까지…고민 깊어

음원 플랫폼 업체들이 사업 다각화에 일제히 나서는 이유는 기존 사업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음원 서비스로 거둘 수 있는 수익에는 한계가 있는 데다가, 음원만으로는 독점 콘텐츠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개별 플랫폼별 서비스에 차이를 두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음원 서비스 이외의 방식으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려는 움직임이다.

현재 업체들이 처한 상황이 녹록잖은 점도 사업 다각화에 대한 필요성을 키운다. 어려움의 중심에는 구글이 있다. 구글 '유튜브뮤직'의 약진으로 음원 플랫폼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구글의 최근 결제정책 변화로 인해 음원 플랫폼사들의 추가 비용 지출도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음악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서비스 주 이용 서비스'의 모습.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음악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서비스 주 이용 서비스'의 모습.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구글은 월 1만450원의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매한 이용자들에게 유튜브뮤직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를 토대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1일 발간한 '2021 음악 이용자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음악 스트리밍·다운로드 주 이용 서비스로 유튜브(유튜브뮤직 포함)를 꼽은 이용자들이 35.5%로 가장 많았다. 그간 1위였던 멜론(34.6%)을 처음으로 제친 결과다.

다만 업계와 국회 등에서는 유튜브뮤직의 이 같은 판매 방식에 대해 '끼워팔기'라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유튜브뮤직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고 국내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은 유럽에서만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라는 저가 요금제를 별도로 출시해 유튜브뮤직 무료 서비스를 뺐다"라며 "상대적으로 유럽연합(EU)의 플랫폼 규제가 심하기 때문에 이를 의식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꼬집었다.

오는 4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도 업체들에게는 타격이다. 앞으로 구글 안드로이드에서 내려받은 앱의 경우 인앱결제와 앱 내에서 이뤄지는 제3자결제만이 허용된다. 이를 활용하면 음원 플랫폼 업체의 경우 인앱결제 수수료 15% 혹은 제3자결제 수수료 11%가 구글에 부과된다. 즉 음원 플랫폼 업체들의 구독 상품 가격도 그만큼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인앱결제가 이미 이뤄지고 있는 애플 앱스토어용 앱의 경우 이용권 가격이 안드로이드용 앱 등보다 비싸다.

대다수 업체들은 구글이 요구하는 인앱결제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지만 이용권 가격 인상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지니뮤직은 인앱결제를 다음달부터 도입하지만 바로 요금인상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멜론과 NHN벅스는 "정해진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플로의 경우 이번달 말 인앱결제 방식을 도입하면서 서비스 가격을 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향후 다른 업체들도 순차적으로 구글 인앱결제 분에 대한 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의 수수료 정책 변경으로 인한 어려움은 분명하지만 이를 반영해 갑자기 가격을 올릴 경우 이용자 이탈의 우려도 있어 당장 가격 인상을 하기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모든 부담을 업체들이 다 떠안기도 어렵기 때문에 결국 가격 인상이 전체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라고 전망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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