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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건설업계, 러시아서 21곳 공사…韓비우호국 지정 '예의주시'


당장 공사지연 영향은 제한적…사태 장기화시 공사대금 수령 문제 불가피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러시아가 한국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하는 등 국제정세 불안이 계속되면서 국내 건설업계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당장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지만, 공기지연은 물론 공사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건설사 21곳이 러시아에서 건설 공사를 추진 중이다. 정부는 우리 기업의 대러 결제 애로 해소방안을 적극 추진한다고 밝힌 상태다. 더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로 각종 자재 가격마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공사비 인상 가능성도 커졌다.

국내 건설업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조은수 기자]
국내 건설업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조은수 기자]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등 21곳이 러시아에서 공사를 진행 중에 있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의 러시아 건설 수주액은 17억8천450만 달러(약 2조1천503억원)다. 이는 이전년도 대비 14배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우크라이나는 30만 달러(3억5천865만원) 규모다.

대표적으로 DL이앤씨는 지난 2015년 러시아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 러시아 시장 개척에 사활을 건 건설사다. DL이앤씨는 옴스크지역 정유공장 현대화 프로젝트, 모스크바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확장 프로젝트 등을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말에는 1조6천억원 규모 발틱 콤플렉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렌부르그 가스 처리시설의 설계·조달·시공, 삼성엔지니어링의 발틱 에탄크래커 프로젝트 설계·조달을 맡아 진행 중이다. 전쟁이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근로자의 안전문제는 우려가 없다.

하지만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하고 동시에 러시아는 한국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하면서 공사대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는 오는 12일부터 러시아 은행 7곳과 러시아 내 자회사를 결제망에서 배제한다.

이에 대한 반발로 러시아는 비우호국에 대해 자국통화인 루블화로 부채를 지급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서방 국가의 제재로 인해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자, 비우호국가들에게 루블화로 부채를 지급하게 함으로써 부담을 떠넘기겠다는 의도에 따른 것이다. 루블화 가치는 연초 대비 90% 가량 폭락한 상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DL이앤씨와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수주한 사업비 1조원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 시기가 지난해 말이어서 매몰비용이 아직은 크지 않다. DL이앤씨가 진행한 옴스크 프로젝트는 결제 대금 완료일이 내년 초로 기간이 남아 있는 데다 결제 역시 유로화로 진행하기로 계약한 상태다.

더 큰 영향을 끼치는 부분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로 유연탄의 가격이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유연탄(CFR 동북아) 가격은 t당 232달러로, 전년 동기(79달러) 대비 193.6% 증가했다. 유연탄은 시멘트 제조원가의 40% 차지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프로젝트가 이제 막 수주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큰 피해로 이어질 것으로는 보지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적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여기에 더해 원자재 가격까지 뛰어오를 경우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모니터링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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