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스타트업 간 개발자 구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순 급여·보너스 외에도 휴가 등을 통해 '워라밸'을 강조하는 플랫폼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눈치보지 않고 쉴 수 있는 사내 분위기를 조성하고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면서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통합 SCM 플랫폼 '품고'를 운영하는 두핸즈는 최근 경력 개발자 채용을 진행하면서 풀필먼트 업계 최초로 근속 1년 시점부터 유급휴가 1개월의 '안식월'을 보장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안식월은 연차 및 여름휴가와는 별도로 주어진다.
두핸즈 관계자는 "일정 기간 프로젝트에 집중한 직원이 1개월간 충분히 휴식하거나 자기계발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짐으로서, 업무 복귀 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 '로켓펀치'를 운영하는 알리콘은 전 직원에게 무제한 휴가를 보장한다. 기본 연차를 모두 소진한 이후에도 자유롭게 휴가를 쓸 수 있으며 휴가 외 근무장소, 근무 시간도 100% 임직원의 자율에 맡긴다. 알리콘은 지난 2015년 설립 당시부터 이 같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재택근무도 코로나19 이전부터 선제적으로 적용했다. 재택근무 직원들에게는 매월 통신비와 장비비를 지급하며 업무 역량 개발을 위한 세미나, 교육, 도서 구입비나 간식비, 식비 등도 지원한다. 재택근무를 원치 않는 직원은 알리콘이 운영 중인 거점 오피스 '집무실'을 이용하면 된다.
이외 여러 플랫폼 기반 스타트업 업체들이 다양한 휴가 관련 복지를 시행하고 있다. 프리랜서 마켓인 '크몽'은 주 35시간 근무 제도와 함께 5년 장기근속 시 1달 유급휴가를 지원한다. 생일 당일이나 해당 월에는 자유롭게 반차를 쓸 수도 있다. 자산관리 플랫폼 뱅크샐러드는 근속 3년마다 안식휴가 10일을 제공하며 반기별 하루씩 연차와 별개로 유급휴가도 주어진다.
이 같은 파격적인 휴가 관련 복지는 IT업계에서 손꼽히는 업체들이 먼저 시행한 바 있다. 카카오는 3년 근속 시 1개월간의 안식휴가를 부여하는 제도를 지난 2014년부터 실시했다. 당근마켓과 토스는 '무제한 휴가' 제도를 시행 중이다. 직원들에게 휴식을 보장했음에도 고속 성장하는 업체들이 속속 늘어나자 스타트업들도 보다 과감하게 휴가 관련 정책을 실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잡코리아가 2~30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첫 이직 경험' 설문조사에 따르면 첫 이직을 감행한 이유 1위(38.6%)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불만족'이 꼽혔다. 과도한 업무와 잦은 야근으로 개인생활을 누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직을 택한 직장인들이 많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가 워라밸을 더욱 중시하는 만큼 스타트업들도 더 좋은 인재를 구하기 위해 과감한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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