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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홀대하고 中 비위 맞추더니"…불매운동 빗겨간 애플, 中서 '승승장구'


작년 4분기 中서 1위, 역대 최고 점유율 기록…中서 '비밀계약' vs 韓서 법인세 '절약'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중국에서 이른바 '민족주의 소비'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브랜드들이 수세에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국 기업인 애플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 받고 있다. 다른 기업들과 달리 중국에 유달리 호의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애플 아이폰13 프로와 아이폰13 프로맥스 [사진=애플]
애플 아이폰13 프로와 아이폰13 프로맥스 [사진=애플]

18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역대 최고 점유율인 21.7%를 기록하며 아너(16.7%), 오포(16.6%), 비보(16.5%) 등 중국 브랜드들을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 '아이폰13'이 전작인 '아이폰12'보다 낮은 가격에 출시된 것이 높은 판매량을 이끈 것이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해 9월 글로벌 출시된 '아이폰13'의 출고가를 중국 시장에서만 전작보다 300∼800위안(약 5만∼14만원) 낮춰 판매했다. 애플은 국가별로 다른 가격 정책을 적용하는데 한국의 경우 전작과 동일한 가격을 책정했다.

또 중국 정부와 비밀 계약을 맺은 것도 시장 공략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016년 5월 중국 정부와 2천750억 달러(약 323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팀 쿡은 애플이 중국 경제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중국 정부 관리들과 만나 로비 후 5년짜리 비밀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상호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중국 기업과 함께 성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계약은 별다른 추가 사항이 없으면 자동으로 연장돼 오는 5월까지 효력이 유지된다.

이후 애플은 많은 중국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 실제로 2016년에는 중국 최대 풍력터빈 제조사 신장 금풍과기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17년에는 아이클라우드 사업장을 중국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고, 2018년에는 중국에 3억 달러(약 3천537억원) 규모의 클린에너지 투자펀드를 론칭했다.

반면 미국과 갈등이 지속되면서 애플 외 글로벌 브랜드들은 현지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민족주의·애국주의를 부추기고 있는 상태로, 중국 소비자들도 이에 휩쓸리며 글로벌 브랜드들을 외면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에서 운동화 시장 강자로 불렸던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지난 1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티몰에서 중국 브랜드 '리닝', '안타'에 밀려 각각 매출 4위, 3위로 밀려났다. 이는 '아디다스'와 '나이키'가 위구르족 인권 침해로 비난받는 신장 지역에서 생산한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 중국 정부가 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불매운동을 지지하겠다고 한 영향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무시하기에는 너무 중요하지만 중국 정부의 비위를 맞추려다 보면 서방 각국 정부와 소비자들이 반발한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글로벌 브랜드들이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라며 "반면 애플은 중국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며 현지인 비위를 맞추기 위한 마케팅 전략에 적극 나서며 노골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 아이폰13 프로와 아이폰13 프로맥스 [사진=애플]
국내 애플스토어 2호점 '애플 여의도' [사진=애플]

반면 애플은 한국 시장은 여전히 홀대하는 모습이다. 아이폰 1차 출시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것은 물론 서비스센터 갑질 논란도 불거졌다. '아이폰11'의 경우 1차 출시국보다 한 달여 늦게 한국에서 출시됐고, '아이폰12'와 '아이폰13'도 1차 출시국보다 일주일 정도 출시가 늦어졌다. 또 연말에 신제품 구매 시 반품 기한을 연장해주는 서비스는 한국에서만 제공하지 않았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 한국 시장을 교묘하게 활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 2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무소속) 의원이 지난해 '애플의 미국 증권거래소 제출 보고서'와 '애플코리아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애플은 지난해 한국에서 매출의 0.9%를 법인세로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매출 대비 평균 법인세 비중인 4%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양 의원은 "애플코리아가 매출원가를 과도하게 높게 잡아 영업이익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이익률을 낮춰 세금을 회피하는 게 글로벌 기업들의 단골 수법이 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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