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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배달비가 또 오른다구요?' 자영업자 한숨은 깊어지고...


천안지역 내달부터 배달비 30% 인상

[아이뉴스24 이숙종 기자] 충남 천안지역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방역강화에 따른 영업시간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는데다 업소마다 자구책으로 시작했던 배달마저 대행수수료의 대폭 인상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최근 천안지역 배달대행업체는 배달을 이용하는 업주들에게 '내년 1월1일부터 배달 수수료 4천400원으로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기존 건당 기본콜비(1.5km) 3천300원에서 30%이상 오른 금액이다.

◆1월부터 배달 수수료 인상..."음식값보다 배달비가 더 부담"

천안에서 한식업체를 운영하는 A(55)씨는 코로나19로 매장을 찾는 손님이 줄어들자 지난 6월부터 배달에 주력해 왔다.

방역수칙에 따라 영업시간과 손님 인원수가 제한되면서 주방과 홀서빙 인건비를 감당할 수가 없어 고민끝에 김씨는 아예 홀 손님은 포기하고 아내와 둘이 음식을 만들어 배달 위주 장사를 시작했다.

배달 수요가 점점 많아지면서 매출은 그럭저럭 되는 편이었지만 최근 배달비 인상 소식을 듣고 막막한 심정이다.

김씨는 "기본료를 4천원으로 올려버리면 거리가 조금 먼 곳은 5천원, 6천원이 된다. 우리는 1인 메뉴가 1만2000원짜리인데 그 음식값에 5천원 이상 배달비를 내야한다면 누가 음식을 시켜먹겠느냐"며 "대행업체에 갑자기 기본료를 이렇게 올리면 어쩌냐고 했더니 싫으면 이용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하는데 우리도 대안이 없어 더 이야기 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B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음식단가가 낮은 업종이라 배달비 지출을 빼고나면 한달 100만원 남짓 손에 쥔 적도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B씨는 "장사를 접을까 하루에도 몇번씩 생각하지만 당장 다른 일을 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서 힘들어도 버티는 중"이라고 말했다.

B씨는 배달대행업체 비용이 부담스러워 주문량이 많은 시간대에 파트타임으로 배달기사를 직접 구해보려 석 달째 공고를 내고 있지만 단 한 건의 문의전화도 없었다.

천안지역 배달대행업계가 배달수수료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이숙종 기자]
천안지역 배달대행업계가 배달수수료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이숙종 기자]

◆ 배달업계, "우리도 어쩔수 없는 일"

배달대행업체들은 배달비 인상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1월부터 대행기사들이 세금납부를 시작하고, 대행사가 대행기사에게 의무적으로 보험가입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인상을 결정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배달대행업체 C사는 "배달 가격을 최대한 방어해보려 했지만 세금으로 인해 수익구조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고 타 대행사도 요금을 인상하는 상황에서 기사이탈방지를 막기 위해서라도 타 업체와 동일하게 금액을 인상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 배달기사는 단순히 음식점과 배달대행업체간 수수료 갈등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배달시장구조의 문제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배달플랫폼이 직접 배달서비스를 하면서 배달기사에게 기존 배달료보다 더 많이 수수료를 주는 것에서 문제가 시작됐다. 한번에 여러 음식을 실고 배달하던 구조에서 단건으로 배달을 하는 서비스가 생기면서 배달플랫폼들은 많은 기사들을 모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달기사들을 모으는 방법이 뭐겠나. 돈을 더 주는 방법이다. 기본 수수료도 일반 배달대행업체보다 많이 주는데다우천시에 추가 얼마, 배달 수요가 많을 땐 또 얼마 추가, 이렇게 계속 돈을 더 주는 방식"이라며 "배달플랫폼의 처우가 좋다보니 당연히 기사들은 그쪽으로 몰릴 수 밖에 없고, 일반 배달대행업체는 그 기사들을 뺏기지 않으려 수수료를 올리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자영업자에게 이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안=이숙종 기자(dltnrwh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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