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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토크쇼] ① 웨이브 "콘텐츠 2천억 투자…자율등급제 시급하다"


김홍기 콘텐츠그룹장 "자율등급제 조속히 처리해야"

넷플릭스에 이어 애플과 디즈니 등 해외 OTT 사업자들이 한국 콘텐츠의 저력을 앞세워 전세계를 호령하고자 하나 정작 이와 겨뤄야 하는 국내 플랫폼은 열위에 놓인 상태다. 콘텐츠뿐만 아니라 플랫폼을 키워 글로벌로 나아가야 하는 우리로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산더미다. 이에 OTT 플랫폼 사업자로서 현장에서 직접 콘텐츠 전략을 세우고 지휘하는 인사들을 만나 향후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풀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김홍기 웨이브 콘텐츠그룹장  [사진=정소희 기자]
김홍기 웨이브 콘텐츠그룹장 [사진=정소희 기자]

[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자율등급제의 조속한 도입이 절실하다. 해외 콘텐츠제공자(CP)와 계약 기간은 정해져 있는데, 심의 지연으로 콘텐츠 공급을 못 하고 있다. 벌써 두 달째 심의 단에 머물러 있는 것이 2~300여편이다."

8일 만난 김홍기 웨이브 콘텐츠그룹장은 지난해 정부가 약속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자율등급제가 하루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의 기간을 예측하기 어려운 현행 규제는 소비의 즉시성을 제한하고, 사업자 손실을 초래해 영상물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 웨이브, 올해까지 2천억 투자…HBO·NBCU 파트너십 성과

김홍기 웨이브 콘텐츠그룹장은 iMBC 출신으로, 토종 OTT 1세대인 콘텐츠연합플랫폼 '푹'에서 전략기획, 사업기획 등을 맡았던 인물이다. 지난 2019년 '푹'과 '옥수수' 연합 '웨이브' 출범에 따라 웨이브에서 콘텐츠 사업 총괄을 맡고 있다.

김 그룹장은 "지상파 3사가 모여 무언가를 해보자 해서 생겨났던 것이 콘텐츠연합플랫폼 '푹'이었고, 웨이브는 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해내기 위해 영화도 필요하겠다, 해외드라마도 필요하겠다, 이렇게 해서 조금씩 조금씩 살을 붙여가는 형태"라며 "이제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근육을 키워나가고 있는 상황"라고 설명했다.

웨이브는 2019년 출범 이후 올해까지 콘텐츠 순수제작에만 2천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첫 투자작 '녹두전'을 시작으로 '레벨업 아슬한 프로젝트' '소년멘탈캠프' 'M토피아'등 예능과 '유레이즈미업' '모범택시' 그리고 최근 흥행 속 종영한 '검은태양' '원더우먼'까지 OTT 단독 서비스했다.

이중 웨이브 자체 기획 오리지널 '유레이즈미업'은 '발기부전'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활용해 OTT에서 새로운 시도를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유레이즈미업'은 오픈 첫 주부터 신규 가입 견인 점유율 평균 15%를 웃돌며 약 3주간 웨이브 신규 유료 가입자 견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웨이브는 올해 들어 HBO, NBC유니버설 등 해외 콘텐츠 명가와의 제휴로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 올렸다.

특히 HBO와 제휴를 통해 명불허전 '왕좌의 게임'과 '체르노빌' 그리고 신작 '유포리아' 등 HBO 인기 콘텐츠를 국내 OTT 독점 제공했다. 회사는 HBO와 추가 콘텐츠 공급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김 그룹장은 "HBO와 제휴를 하려고 7, 8년 고생했다"며 "끈질기게 하니까 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측에선 HBO 모든 콘텐츠를 공급받길 바랐는데, HBO 맥스 출시에 따라 HBO 측에선 모든 콘텐츠 공급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이의 조율이 굉장히 힘들었다"며 "게다가 HBO와 워너브러더스 인수합병도 맞물려서 더 논의가 더 복잡했다"고 말했다.

김홍기 웨이브 콘텐츠그룹장  [사진=정소희 기자]
김홍기 웨이브 콘텐츠그룹장 [사진=정소희 기자]

◆심의 안 돼 콘텐츠 공급을 못 해…사업자 손실 고스란히

김 그룹장은 콘텐츠 투자와 수급에 공을 들여도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 '자율등급제' 때문에 속이 탄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지난해 '디지털미디어 생태계발전방안'을 발표하면서 OTT 육성을 위해 '자율등급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OTT가 제공하는 유료 비디오물은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장 출시 전에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등급 분류를 받아야한다. 이에 정부는 관련법을 개정해 OTT 사업자를 통해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비디오물에 대해서는 '자체등급분류'를 허용하겠다고 했다.

해당 내용을 담은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은 입법예고까지 나아갔으나, 부처 밥그릇 싸움에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김 그룹장은 "영등위에서 심의가 안 떨어 져서 신작 서비스를 못 하고 있다"며 "해외 제휴사 콘텐츠로는 지금 대략 200편에서 300편 정도가 거의 두달째 심의단에 머물러 있고, 국내 콘텐츠로 '모범택시 무삭제판'도 준비해뒀는데 이것도 심의가 안 떨어진다"고 말했다.

김 그룹장은 심의 지연은 결국 OTT 사업자 손실로 이어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가령 12개월 동안 콘텐츠 공급을 받기로 계약을 해놓고 서비스할 준비는 다 해놨는데, 심의가 길어지거나 안 떨어져서 12개월 서비스를 못 하고 10개월만 서비스하면, 이것을 사업자는 누구에게서 보상을 받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김 그룹장은 "오리지널 순수 창작물 경우엔 명확한 법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수입 콘텐츠는 해외에서 이미 심의를 받은 것들로, 해당 심의 기준을 살펴 우리 상식과 규범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2일 '청와대로 간다' 공개…'역시 웨이브'로 이용자들에 각인되길

웨이브는 오는 12일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를 공개한다.

'청와대로 간다'는 갑자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된 금메달리스트 출신 셀럽 이정은(배우 김성령)이 남편인 정치평론가 김성남(배우 백현진)의 납치 사건을 맞닥뜨리며 동분서주하는 1주일간을 배경으로 한 정치 블랙코미디 드라마다.

아울러 지난 5월 출범한 웨이브 자체 스튜디오 '스튜디오웨이브'가 선보이는 첫 드라마 '트레이서'도 80% 촬영을 마친 상태다.

'트레이서'는 국세청을 배경으로 한 '추적 활극'으로 배우 임시완, 고아성, 손현주, 박용우 등이 출연한다. '보이스2' '특수사건 전담반 TEN' 이승영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조작'의 김현정 작가가 집필했다.

김 그룹장은 웨이브 콘텐츠가 '아주 선명한 원색'으로 이용자에 각인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웨이브 슬로건인 '웨이브에 있었어'를 뛰어넘어 '역시, 웨이브'로 전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란 다짐도 더했다.

그는 "웨이브 콘텐츠를 단어로 표현하면 원색, 아주 새빨갛거나 아주 샛노란 아주 극단적인 색깔로 비춰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역시' 라는 단어를 좋아하는데, 웨이브도 이용자에 신뢰를 주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 '역시 웨이브'란 슬로건을 쓸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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