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강천구의 자원경제] '원자재 대란' 원료 확보부터 하자


[아이뉴스24] 최근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미국 뉴욕 상업거래소에 따르면 11월물 서부텍사스유(WTI)가격은 이달 현재 2014년 11월 이후 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국제 천연가스도 현재 3개월 전의 거의 2배다. 산업의 핵심 원자재인 구리·철광석 등도 덩달아 뛰고 있다. 특히 이차전지 배터리용 리튬·코발트·알루미늄 등 희소금속도 줄줄이 가격이 뛴 상태다. 이는 모두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에서 "원자재 수급 불안으로 국내 제조업이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원자재 값 상승은 제조업체의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가계의 소비 부담 증가와 소비 여력 감소로도 직결된다. 전 세계 주요국의 에너지 가격 급등이 코로나 사태 이후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에너지 및 원자재 값 인상의 주원인은 코로나 백신 보급에 따른 가파른 경기 회복세다.

수요 급증을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산유국이 공급을 늘리지 않고 있다. 원자재 공급은 전 세계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각국 정부가 탈탄소 정책을 추진하면서 친환경 산업의 원자재 수요는 코로나 사태 이전 보다 급증 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의 가격이 치솟고 있다. 예컨대 알루미늄의 경우 중국이 최대 생산국인데 중국 정부가 올해 탄소 저감 등을 이유로 알루미늄 제련소 가동을 중단하면서 2013년 이래 가격이 최고치로 올랐다.

탄소중립에 역행하는 에너지인 석탄 공급과 가격도 문제다. 아무리 탄소배출량 축소를 위한 대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당장 산업 원료 및 가정 연료의 절반 정도는 석탄 에너지다. 석탄 공급 부족은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태) 우려를 키운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과 인도는 석탄 공급난으로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석탄 가격도 급격히 올랐다. 호주산 유연탄은 올해 초 톤당 100달러(11만9100원)대에서 11일 현재 400달러(47만6400원)수준으로 급등했다.

석탄 공급이 원활이 안되면 철강·시멘트·섬유 등 다양한 업종에서 정상적인 조업이 어렵다. 원유와 석탄 등 에너지와 원자재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거나 가격이 오르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의 가격 상승은 물론 가정에서 난방비 상승이란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에 반영 된다. 결국 에너지와 원자재 값이 진정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에 이어 소비 위축, 그리고 경기 둔화라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반도체·배터리·희토류 등에 대한 행정명령을 내린 이후 미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배터리 공급망 순위는 원자재, 배터리 수요, 환경, 인프라 및 정부 정책, 배터리 제조 등 5개 부문을 종합 평가한다. 지난 7일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가 발표한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망 순위'는 지난해 6위를 기록했던 미국이 1년 만에 네 단계를 뛰어 올랐다. 배터리 수요와 제조 부문이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미국의 배터리 수요를 끌어 올렸다고 분석했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 이후 경제 성장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반면 한국의 경제 성장이 걱정이다. 조선·철강과 더불어 우리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 산업 육성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배터리의 핵심 원료 확보가 중요하다.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소재 원료를 다변화해야 한다. 과거 노무현·이명박 정부 때 추진했던 해외 자원개발을 다시 가동해야 한다. 우선 정부가 기업과 함께 자원 외교에 나서야 한다. 원료가 확보되면 소재분야의 경쟁력이 확보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동반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 일본의 경쟁력은 원료 확보를 기반으로 소재분야에 특화된 중소기업과 대기업과의 협력이 이뤄낸 성과다. K-배터리 산업은 대한민국 경제에 있어 '제 2의 반도체'로 도약해야 한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

◇ 강천구 교수는?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는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30여 년 근무한 자원전문가이다. 인하대 공대, 중앙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 공대 최고산업과정을 수료했다. 주요경력은 현대제철 경영자문위원, 동양시멘트 사외이사,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에너텍 부회장,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이사, 에너지경제신문 주필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광업회 기술자문위원, 세아베스틸 사외이사, 한국남동발전 사외이사, 인하대 대학원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alert

댓글 쓰기 제목 [강천구의 자원경제] '원자재 대란' 원료 확보부터 하자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