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 아파트 논란 눈덩이…최악의 경우 건설사들 '줄도산'


'아파트 철거' 靑청원 20만명 동의, 철거 안하면 문화재 유네스코 지정철회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章陵) 문화재 보존지역에서 문화재청 허가없이 건설된 아파트를 놓고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전면 철거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돌파하는 등 강경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현재 수사에 착수했다.

만일 해당 아파트들을 철거하지 않으면 김포 장릉 등 문화재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서 지정 철회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전면철거를 결정할 경우 사상 초유의 천문학적 소송에 건설사들은 줄도산 위기에 놓이며 3천여 가구의 입주자들의 피해도 속출할 수밖에 없다.

문화재청으로부터 공사중단 통보 받은 검단신도시 대광로제비앙 단지 모습. 해당 단지는 철거 위기에 놓였지만, 이미 건축물은 최고층수까지 완성된 상태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7일 문화재청으로부터 인천 검단신도시 일대 아파트 3곳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문화재청은 김포 장릉 근처에 위치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내 아파트를 지은 대방건설·대광건영·금성백조 등 3개 건설사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문화재청은 이들 건설사 44개동(3천400여세대) 아파트 공사 중 19개 동에 대해 지난달 30일부터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들 건설사 모두 공사중지 명령의 집행을 정지해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대방건설 측의 가처분 신청만 인용됐다. 이로써 2개 건설사의 아파트 공사는 중단됐다.

이들 건설사는 문화재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반경 500m 내 최고 25층·3천400여 가구 규모 아파트를 지으면서 사전심의를 받지 않았다. 문화재보호법 상 문화재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반경 500m 내에는 7층 높이인 20m 이상의 건물을 지으려면 문화재청 심의를 받아야 한다.

문화재청 허가 없이 건물을 짓는 경우 공사중단 또는 원상복구 명령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들 건설사 모두 이미 아파트 꼭대기층(20~25층)까지 공사를 끝내고 내부 마감 작업 중이라는 점이다. 경찰은 문화재청 및 지자체 공무원, 건설사 관계자들을 불러 사전에 문제를 인지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한다.

현재 문화재 인근에 무단으로 건축물을 지은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어서 잘못된 선례를 남기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무허가 아파트를 철거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지난달 17일 올라온 후 이날까지 20만1천여명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 요건(30일간 20만명 이상 동의)을 갖췄다.

이같은 파장은 정치권으로 옮겨붙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화재청이 2019년부터 진행된 공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허가기준이 바뀌었음을 고지만 했어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강경대응을 예고하면서 실제로 아파트를 부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전날 국감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서 엄정히 처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며 “유네스코와 충분히 협의하며 난개발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강경대응에 나설 경우 건설사들은 철거비용을 비롯한 개발이익환수, 입주민 손실보전 등 비용을 떠안으면서 천문학적 규모 소송에 휘말린다. 거래사례비교법을 따라 시세를 어림잡아 산정하면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최소 8억원인 만큼 피해세대인 3천400호를 단순계산하면 소송규모만 무려 2조7천억원대에 달한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방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연결기준으로 2천700억원, 대광건영은 774억원, 금성백조 299억원에 불과하다. 소송 관련 충당금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계열사를 총 동원해도 소송대금을 마련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토지 매매와 관련없이 건축물을 지을 때는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문화재위원회가 건설사의 개선대책 등을 검토해 재심의할 예정이며 구체적 사안은 소송과 관련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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