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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플라이, 20% 싼 데도 안 샀다…유상증자 청약률 73% 굴욕


최대주주 시스웍, 50%만 청약…조달 금액 335억→245억원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33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던 드래곤플라이가 구주주 청약 미달에 이어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에서도 대거 미달이 발생했다. 이에 조달 금액도 목표액보다 90억원가량 줄어든 245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드래곤플라이가 335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최대주주인 시스웍이 배정 물량의 50%만 청약에 참여하는 등 저조한 청약률(최종청약률 73%)로 흥행에 실패했다. 사진은 드래곤플라이 CI.  [사진=드래곤플라이]
드래곤플라이가 335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최대주주인 시스웍이 배정 물량의 50%만 청약에 참여하는 등 저조한 청약률(최종청약률 73%)로 흥행에 실패했다. 사진은 드래곤플라이 CI. [사진=드래곤플라이]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드래곤플라이는 지난 8~9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상증자 실권주 공모 청약에서 모집물량(888만335주)의 절반에 못 미치는 432만900주에 대한 매수주문이 들어오며 청약경쟁률 48.66%에 그쳤다.

앞서 구주주를 대상으로 우선 진행한 청약에서는 전체 모집물량(1천700만주)에 811만9천665주의 청약만 들어오며 청약률은 47.76%에 불과했다. 실권주에 대한 청약도 대거 미달되며 드래곤플라이의 이번 유상증자 청약 경쟁률은 최종 73.18%를 기록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드래곤플라이는 유상증자를 앞두고 지난 1일 발행가액을 1천970원으로 확정했다. 구주주 청약일(8월 3일) 전 3거래일부터 5거래일까지의 가중산술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25%의 할인율을 적용한 금액이었다. 일반 공모 증자의 경우 최대 30%까지 할인율을 적용할 수 있는데, 코스닥 기업들이 통상 10% 내외의 할인율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할인율 25%는 투자자에게 꽤 높은 가격적 메리트를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권주 일반청약 마감일인 지난 9일 종가가 2천48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발행가액은 20% 이상 싼 가격이었다. 그럼에도 유상증자 흥행에 실패하며 드래곤플라이의 자금 조달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청약 결과에 따라 조달 자금은 기존에 계획했던 335억원보다 90억원이 부족한 245억원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기존 보통주(1천710만7천393주)와 우선주(256만4천103주)를 합산한 총 발행주식(1천967만1천496주)의 86.42%에 달하는 신주(1천700만주)가 추가 발행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보통주를 기준으로 두 배에 가까운 신주를 발행하는 것으로, 기존 주식의 주가 희석 우려가 크다. 특히 드래곤플라이의 이번 유상증자 물량은 보호예수가 전혀 걸려있지 않아 신주 물량이 대거 매물로 쏟아질 경우 주가 상승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버행(대규모 잠재적 매도물량) 우려도 있다. 올해 11월부터 보통주 전환이 가능한 전환우선주가 256만4천103주로, 이는 기존 보통주 대비 14.99%에 달하는 규모다. 드래곤플라이가 발행하고 아직 상환하지 않은 100억원 규모의 CB도 현재 전환가액(2천610원)을 기준으로 전량 보통주로 전환된다고 가정하면 총 발행주식수의 20%가 넘는 대규모 물량이어서 부담이 크다.

최대주주인 시스웍이 유상증자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도 다른 구주주와 일반 투자자들의 유상증자 참여를 주저하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아지고,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시스웍은 신주 배정 가능 물량(316만5천549주)의 50%인 158만2천774주만 사들이기로 했다.

드래곤플라이의 이번 유상증자가 100% 청약에 성공할 경우, 시스웍이 가진 지분율(보통주와 전환우선주 합산)은 기존 18.62%에서 14.30%까지 낮아지는 상황이었다. 이후 드래곤플라이의 전환우선주(256만4천103주)와 미상환 전환사채(CB)가 전량 보통주로 전환(429만3천688주)될 경우 시스웍의 지분율은 12.81% 수준으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 청약이 대거 미달되며 이후 최대주주인 시스웍의 보통주 지분율은 9.07%(268만1천767주), 전환우선주를 포함한 전체 지분율은 16.02%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실적 부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드래곤플라이는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11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난 2018년 이후 4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드래곤플라이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기존에 밝힌 우선순위에 따라 지난 5월 지분 51%(76억5천만원)를 취득한 비상장사 리노펙 잔여 지분(49%) 인수를 비롯해 신규 게임콘텐츠 개발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드래곤플라이 관계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경우 배정 물량의 20%까지 초과 청약이 가능하지만,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 우선 공모 방식이었기 때문에 물량을 더 원하는 주주도 100%까지 밖에 청약을 못했다"며 "최대주주도 배정 물량의 50%만 참여하면서 청약률이 기대에 못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기존에 계획했던 사업들은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라며 "다만 조달 자금이 예상보다 줄었기 때문에 세부 자금 사용 내역은 기존 계획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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