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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안되면 청약통장 사라진다"…무주택자·신혼부부 '발 동동'


매일 LH에 전화하는 무주택자들…LH 측 "은행 찾고 있지만 쉽지 않아"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청약 대기자들끼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모여 매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전화해 중도금 집단대출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청약에 당첨됐는데 만일 중도금 대출이 안 되면 청약통장은 사라지고, 10년간 청약 재당첨 기회도 날아갑니다. 도대체 어떻게 내집마련을 하라는 겁니까"(30대 무주택자)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방침으로 인해 아파트 청약을 기다리던 무주택자, 신혼부부 등 주거취약계층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민간 분양 아파트는 물론, LH의 공공분양 아파트까지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투명해지면서다.

서울 도심 모습 [사진=정소희기자]
서울 도심 모습 [사진=정소희기자]

특히 중도금 대출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턱대고 청약을 넣었다가 뒤늦게 대출불가 통보를 받을 경우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 그동안 납입해온 청약통장의 청약기회는 사라지고 10년간 재당첨 기회도 박탈된다. 이 때문에 무주택자들은 중도금 대출여부를 조속히 확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파주운정3 A17블록, 시흥장현 A3블록 등 공공분양 아파트의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LH는 입주자모집공고문을 통해 "금융권의 중도금 집단대출규제로 인해 중도금 대출이 현재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대출 불가시 자력으로 납부해야한다"고 공지했다.

신혼희망타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기 화성봉담 A-2 구역 신혼희망타운은 중도금 대출 협약을 찾지 못해 납부기한을 당초 9월 3일에서 3개월 미뤘다. 하지만 여전히 은행을 찾지 못해 수분양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집단대출이 막힌 민간 분양단지도 등장했다. 수원 광교신도시의 마지막 로또 분양으로 기대를 모았던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퍼스트가 분양을 앞두고 전 평형 중도금대출이 막혔다. 이곳 단지의 분양가는 전용 60㎡가 7억원, 69㎡ 8억2천만원, 84㎡가 9억8천500만원이다.

통상 분양가 9억원 미만의 아파트 분양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을 통해 중도금 집단 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퍼스트는 분양가가 9억원 미만인데도 전 평형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상황이 이렇자 무주택자들은 SNS 등을 통해 집단 대응에 나섰다. 시흥장현 A3블록을 비롯한 공공분양 청약대기자들은 매일 단위로 LH에 전화해 대출 진행 상황을 묻고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대출 가능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턱대고 청약에 넣었다가 낭패를 볼 수 있어서다.

LH는 중도금 대출 협약은행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연간 6%의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치에도 도달하지 않았지만, 마진이 높은 신용대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결국 신용이 높고 현금부자들만 분양에 성공하고 주거취약계층만 피해를 입게 되는 셈이다. 한 무주택자는 "정부가 대출규제에 나섰다면, 정말 피해를 입는 계층의 목소리는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뒤로는 대출을 막아놓고 청약을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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