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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돋보기] 문피아 지분 취득한 네이버, 웹소설·웹툰·영상 '밸류체인' 강화


국내 최대 웹소설 자유연재 사이트 문피아…유망 IP 발굴 효과 기대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네이버가 국내 최대 웹소설 자유연재 플랫폼 '문피아'의 지분을 취득하며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네이버가 콘텐츠 분야의 주된 전략으로 내세운 '콘텐츠 IP 밸류체인'의 체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웹툰은 문피아 주식 325만5천511만주를 1천82억4천883만6천435원에 취득할 예정이라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취득 지분은 36.08%이며 취득 금액은 약 1천82억원이다.

네이버가 문피아의 지분 약 36%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향후 추가 지분 취득 가능성도 언급했다. 사진은 문피아 메인 페이지.
네이버가 문피아의 지분 약 36%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향후 추가 지분 취득 가능성도 언급했다. 사진은 문피아 메인 페이지.

네이버웹툰은 향후 문피아의 주식을 추가로 취득할 예정이며 현재 이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문피아 주식 취득 이유에 대해서는 "사업 제휴 목적"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문피아는 지난 2002년 개설된 웹소설 연재 플랫폼이다. 국내 웹소설 자유연재 플랫폼 중 대표격으로 꼽힌다. 무협소설 등 주로 남성향 작품이 많이 연재되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남성 이용자들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웹소설의 인기가 늘면서 지난해 문피아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웹소설은 물론 웹툰으로도 선풍적 인기를 끈 '전지적 독자 시점'의 웹소설 원작이 이곳에서 연재됐다. 문피아에서 웹소설이 흥행하면서 지난 2020년 5월부터 네이버 웹툰과 네이버 시리즈에 웹툰 형태로도 연재되고 있다. 네이버 웹툰에는 매주 수요일 연재되는데 조회수 기준으로 네이버 수요웹툰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문피아의 네이버 인수설은 지난 4월부터 시장에서 제기됐다. 당시에는 네이버가 CJ그룹과 컨소시엄을 이뤄 문피아의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마침 양사가 지난해 10월 6천억원 규모의 주식 교환 거래를 맺으며 협업 관계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실제 문피아를 공동으로 인수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더욱이 네이버가 지난 1월 미국 웹소설 연재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고, 2월에는 웹툰 플랫폼 '태피툰'에 투자하는 등 올들어 웹툰·웹소설 생태계 강화를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면서 이 같은 추측은 더욱 확산됐다. 그러나 네이버는 공식적으로 "문피아 인수를 검토 중이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만 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번 지분투자는 네이버웹툰 단독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가 문피아 지분 인수를 단행하면서 양사 간 사업 제휴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문피아가 자유연재 플랫폼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큰 만큼 다양한 웹소설 작품들이 꾸준히 업로드되고 있고, 이는 그만큼 매력적인 IP(지식재산권)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작품이 많다는 의미다.

이미 네이버웹툰은 웹소설과 웹툰, 영상을 아우르는 '글로벌 콘텐츠 IP 밸류체인'을 앞으로의 주된 사업 전략으로 제시한 바 있다. 즉 하나의 IP가 어떤 콘텐츠로든 인기를 끈다면 이를 다른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인기 있는 웹툰·웹소설 IP를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등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는 네이버 시리즈·왓패드 등 웹소설 플랫폼과 네이버 웹툰·라인망가 등 웹툰 플랫폼, 스튜디오N과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 등 스튜디오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의 스토리테크 플랫폼은 다양한 언어권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어, 하나의 IP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 중 하나가 글로벌 팬덤을 형성하면 이 팬들이 다른 콘텐츠로도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지난달 18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지난달 18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왓패드 인수로 해외 유망 웹소설 IP를 선점한 네이버는 이번에 문피아의 지분까지 취득하면서 '콘텐츠 IP 밸류체인'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요 근래 다양한 방식으로 IP 취득에 나서고 있으며 문피아 지분 확보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라며 "네이버가 유망한 IP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역량을 갖춘 만큼 어떤 식으로든 IP를 확보하는 게 중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웹툰·웹소설 시장에서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카카오와의 향후 맞대결도 주목된다.

한때 웹툰 시장에서 독보적 1위였던 네이버는 그러나 일본에서 카카오재팬의 웹툰 플랫폼 '픽코마'에 1위 자리를 빼앗기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바 있다. 일본에서 픽코마가 주목받은 데에는 '이태원 클라쓰', '나 혼자만 레벨업' 등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이 일본서도 흥행한 덕이 컸다. 결과적으로 IP 맞대결에서 카카오가 네이버를 제친 셈이다.

여기에 카카오페이지가 지난 8월 '카카오웹툰'을 론칭하며 국내에서 빠르게 이용자 수를 늘리고 있고, 이후 일본 외에 태국에서 네이버웹툰을 제치고 웹툰 앱 부문 매출 1위를 차지하는 등 심상치 않은 기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로써는 그만큼 앞으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IP 확보 경로를 다변화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네이버뿐만 아니라 카카오의 문피아 지분 인수설이 시장에 돌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웹툰·웹소설 플랫폼들에게 인기 IP를 선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언급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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