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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명품쇼핑 플랫폼업계, '무단도용' 논란에 법정 비화


캐치패션, 동종업계 3사 '저작권법·표시광고 위반죄' 등 형사 고발

[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온라인 명품 구매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명품 플랫폼 사업자 간 법정 공방이 불가피해졌다. 명품 쇼핑 플랫폼 캐치패션 운영사인 스마일벤처스가 동종업계 3사를 형사 고발하면서다.

스마일벤처스는 3사가 명품 브랜드의 정식 유통사인 해외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과 정식 계약을 맺지 않은 채 이미지와 정보를 무단으로 가져다 쓰며 '100% 정품'인 것처럼 소비자를 혼동되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명품 사업은 소비자 신뢰도가 중요한 만큼 이번 공방이 업계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이 동종업계 3사를 형사 고발 했다. [사진=캐치패션]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이 동종업계 3사를 형사 고발 했다. [사진=캐치패션]

◆ 스마일벤처스 "3사, 상품 이미지·정보 무단 도용"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마일벤처스는 최근 법무 대리인 '세움'을 통해 명품 플랫폼 발란·트렌비·머스트잇 등 3개 업체를 저작권법위반죄와 정보통신망침해죄,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죄 등으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발란·트렌비·머스트잇은 병행수입 및 구매대행의 구조를 포함한 명품 플랫폼이다. 병행수입 및 구매대행 셀러들을 위한 마켓 플레이스를 제공하거나 직접 병행수입을 통해 상품을 확보해 판매하고 있다.

고소장에 따르면 스마일벤처스는 "발란·트렌비·머스트잇이 해외 명품 플랫폼의 웹사이트에 무단 접근해 허가 받지 않은 상품 정보를 무단 크롤링(검색 엔진 로봇을 이용한 데이터 수집)한 뒤 이 정보를 복제해 상품 판매에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스마일벤처스가 언급한 해외 명품 플랫폼은 마이테레사·매치스패션·파페치·네타포르테·육스 등 유럽에 기반을 둔 명품 브랜드의 공식 유통 채널이다. 스마일벤처스는 이들과 공식 계약한 파트너사이기도 하다.

발란·트렌비·머스트잇이 저작권법 위반 및 정보통신망 침해를 저질렀다는 것이 스마일벤처스 측의 주장이다.

정호석 세움 대표 변호사는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의 권리 목적이 되는 데이터베이스를 복제, 배포, 방송, 전송의 방법으로 침해해서는 안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3사는 해외 명품 플랫폼의 상품 이름과 설명, 이미지 등 정보의 상당 부분을 크롤링한 뒤 이를 상품 판매에 활용했다"고 말했다.

캐치패션이 제시한 발란이 해외 플랫폼을 무단 크롤링 및 사용했다는 예.  [사진=캐치패션]
캐치패션이 제시한 발란이 해외 플랫폼을 무단 크롤링 및 사용했다는 예. [사진=캐치패션]

◆ 3사, 표시광고법 위반 의혹도…

스마일벤처스는 또 3개 업체의 허위 및 과장 광고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식 계약 관계가 없는 해외 명품 플랫폼을 표시 광고하며 제휴 계약에 따라 상품을 제공받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일벤처스는 "발란과 트렌비는 병행수입, 구매대행 등 복합적인 상품 공급 형태가 섞여 있는 유통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명품 플랫폼과 '정식 파트너 관계' 또는 '해외 명품 플랫폼의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 등으로 표시해 '100% 정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으로 과장광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머스트잇은 최근 자체적으로 상품을 확보하고 판매하며 현지 부티크와 계약하고 있다고 표시하고 있지만, 상품 페이지에는 정식 계약 관계가 아닌 해외 명품 플랫폼의 상품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판매자 및 판매 경로 등 판매정보를 허위로 표시하고 있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피고발인 3사는 해외 명품 플랫폼과 어떠한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정당한 계약이 체결된 것처럼 광고하거나 상품의 정확한 판매처를 의도적으로 숨김으로써 표시광고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해외 플랫폼은 물론 그와 정당한 계약을 체결한 고발인 회사도 계속해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캐치패션이 제시한 트렌비(위) 및 머스트잇이 해외 플랫폼을 무단 크롤링 및 사용했다는 예.   [사진=캐치패션]
캐치패션이 제시한 트렌비(위) 및 머스트잇이 해외 플랫폼을 무단 크롤링 및 사용했다는 예. [사진=캐치패션]

◆ "진위 여부 확인해 대응 나설 것"

이 같은 논란에 발란·트렌비·머스트잇 3사는 다소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발란 관계자는 "사실관계 확인 및 법무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발란은 지난 2015년 서비스 시작 이후 소비자 신뢰를 위해 노력해온 만큼 법적 검토 후 문제없이 이번 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트잇 측은 "고발 관련 내용증명을 받지 못해 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오히려 개인 판매자들이 입점해있어 자체적으로 나서 무단 크롤링을 막기 위한 보안에 신경쓰고 있다"고 항변했다.

트렌비 측도 "내용증명을 아직 받아보지 못해 진위 여부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후발 주자인 캐치패션이 국내 명품 플랫폼 대표 3사로 불리는 발란·트렌비·머스트잇을 고발한 의도가 궁금하다"며 "3사가 함께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은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오프라인에 집중됐던 명품 수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복심리, 비대면 소비 증가 등으로 빠르게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1조5천957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1조4천370억원) 대비 10.9% 증가한 수치다. 1조455억원이었던 지난 2015년과 비교하면 5년 새 50% 이상 시장 규모가 커졌다. 전체 명품 시장에서 온라인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하며 10.6%를 차지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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