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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앱결제 방지법 첫발] ⑦ '폭풍전야' 게임·콘텐츠업계 '예의주시'


선택지 넓어졌다는 점은 일제히 환영…빠른 변화 여부는 지켜봐야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앱 마켓 사업자들의 인앱결제 의무화를 막는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게임업계와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 업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게임업계와 콘텐츠업계 모두 인앱결제 강제 금지를 기본적으로 환영한다. 이들은 그러면서 외부 결제가 전면적으로 허용되는 데 따른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원래부터 구글과 애플에서 모두 인앱결제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던 게임업계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지난달 31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이 다수 국회의원들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선택의 여지 생긴 게임업계…급격한 결제 방식 변화에는 '글쎄'

1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사들은 법 시행 전부터 게임 앱의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으로 인해 그간 30%의 수수료를 구글·애플에 내 왔다. 법 시행으로 외부 결제 수단을 활용할 여지가 생기면서 수수료 부담을 덜 기회를 잡았다.

게임사들은 그간 앱 마켓에 내는 수수료에 대한 부담을 호소해 왔다. 워낙 앱 마켓의 입김이 강해 대놓고 불만을 제기하지는 못했지만 전체 매출 중 30%에 이르는 비용을 앱 마켓에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달가울 리 없었다. 이에 게임업계 역시 법 통과에 대해 긍정적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지난달 31일 입장문을 내고 "한국 게임콘텐츠산업은 타 문화 콘텐츠산업과 달리 글로벌 앱 마켓 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와 수수료 정책에 종속돼 왔다"라며 "인앱결제 강제 방지의 내용을 담은 본 법안의 통과를 적극 환영하며 이를 계기로 수수료 문제도 개선되기를 바란다"라고 언급했다.

다만 실제로 모든 업체가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해 인앱결제 대신 외부 결제수단을 택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외부 결제보다 인앱결제가 이용자 편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그에 따른 비용이 적잖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외 시장 공략까지 염두에 둔다면 결제 시스템을 구글 인앱결제를 중심으로 '글로벌 원빌드'로 하는 것이 관리 등의 측면에서 편리하다. 해외에서는 여전히 게임에 대한 인앱결제 의무화가 이뤄지고 있기에 결제 시스템을 일원화할 경우 구글 인앱결제를 활용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사진=아이뉴스24 DB]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높은 수수료를 감수하고 구글 인앱결제를 택하는 업체들도 적잖을 것으로 전망된다. 각 게임사별로 게임 플랫폼별 매출 구조, 지역별 매출, 주요 이용자층 등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계산기를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독점적 형태였던 기존과 달리 이제 경쟁 체제로 바뀌는 셈이기 때문에 각 업체별로 가장 유리한 모델을 선택할 여지가 생긴 것"이라며 "다만 게임사들이 아주 급하게 지금의 인앱결제 방식을 바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른 중견 게임사 관계자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따져서 결정하겠지만 그래도 앱 마켓의 눈치를 아예 안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모바일 게임의 매출 비중이 높은 대형 게임사들이 앞으로 어떤 결제 방식을 택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중소·인디 게임사들은 여기에 비용 문제가 더해진다. 자체 결제 시스템을 마련하든 결제업체와 손잡고 외부 결제 시스템을 지원하든 적잖은 비용이 드는데, 이를 개별 중소·인디 게임사들이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중소 모바일 게임사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모바일게임협회의 황성익 회장은 "원스토어가 인앱결제는 20%, 자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5%의 수수료만를 받고 있는데 수수료 차이에도 상당수 게임사들이 자체 결제 시스템 구축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원스토어가 기본적인 API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마찬가지인 상황"이라고 짚었다.

다만 황 회장은 "외부 결제가 정착돼 수수료 부담이 경감된다면 중소 게임사들이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퍼블리셔(게임 유통사)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선택의 여지가 생긴 것 자체는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구글 인앱결제 관련일지

◆콘텐츠 업계는 대환영…일각서는 "앱 마켓 사업자 독점 체제 여전"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업계는 대부분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에 따른 파장을 면하게 돼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이미 인앱결제를 시행해 온 애플에서도 외부 결제를 이용 가능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콘텐츠 업계는 애플의 외부 결제 허용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한 웹툰 콘텐츠 제공업체(CP) 대표는 "그래도 애플 쪽 매출이 전체 20% 언저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애플에서 외부 결제가 허용된다면 분명히 매출적인 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고위 관계자는 "애플 앱스토어의 전자책 유통앱은 단순히 뷰어만 제공하는 경우가 많으며 매출도 미미하다"며 "외부 결제가 허용된다면 애플 쪽 전자책 매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발빠르게 대응 준비를 하고 있는 곳도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오는 2일 전자책 유통앱 업체들에 공문을 보내 내년 4월까지 아웃링크 결제를 지원하는 iOS용 앱을 도입하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예스24·교보문고·리디북스 등은 물론 네이버·카카오페이지 등 웹소설 유통 업체들도 포함된다.

협회 측은 "늦어도 2022년 3월 말까지 자사 앱을 아웃링크 결제 시스템으로 전환해 업데이트해 달라"며 "이후 발생하는 인앱결제 수수료에 대해 출판사와 작가들에게 불필요한 비용을 전가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대응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CAF 정책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의 통과 필요성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한국웹툰협회, 한국웹소설협회 등 다른 관련 협·단체들도 오는 2일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동으로 자리를 마련해 관련 사안에 대해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이 본격 발효되면서 생길 수 있는 여러 방안들에 대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다만 게임업계나 콘텐츠 업계 모두 구글과 애플이 앱 마켓에서 미치는 영향력 자체는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법적으로 인앱결제를 강제할 수 없게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앱 마켓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여전히 이들이 앱 개발사들에 다양한 '갑질'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글로벌 시장까지 고려한다면 이러한 부분들을 더욱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법이 통과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구글이나 애플이 구축한 독점적 앱 마켓 시장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만에 하나 인앱결제를 유지하는 앱 위주로 검색 상단에 노출한다든지, 별다른 이유도 없이 업데이트한 앱을 등록해 주지 않는다든지 등의 조치를 취한다 해도 마땅히 대응할 방법이 없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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