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 방지법 첫발] ④ 구글·애플 전략 수정 불가피…'불복'할 수도

[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 앱 마켓 사업자의 자체 결제 시스템 강제를 막는 법안 통과로, 구글과 애플의 국내 사업 전략도 차질이 생겼다. 주 수익원인 인앱결제 수수료를 강제하지 못함에 따라 당장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할 처지가 됐다.

31일 앱 마켓 사업자의 자체 결제 시스템(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에 따라 구글과 애플은 더 이상 앱 마켓에서 강제적인 수수료 장사가 어렵게 됐다. 상위 1%의 기업으로부터 매출 대부분이 발생하는 가운데, 인앱결제 강제가 금지되면 자체 결제 수단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구글은 이제까지 게임 앱에서만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수수료를 징수해으나, 애플은 그보다 더 넓은 범위인 음악·동영상 등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서 인앱결제를 통해서만 결제할 수 있도록 막아왔다.

◆"구글·애플, 소송 제기 가능성 높아"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구글과 애플이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 통과를 두고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위헌 혹은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를 통해 법안 무력화를 위해 나설 것이라는 추론이다.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는 "다른 나라의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위헌소송이나 ISD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구글보다 이미 전 부분에 인앱결제 강제로 수수료를 취하고 있는 애플의 반발이 더욱 거셀 것"이라며 내다봤다.

애플의 경우 단말기부터 운영체계, 앱 마켓, 결제까지 수직으로 이어지는 폐쇄형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인앱결제 강제를 포기하고 나면 다른 부분까지 개방하라는 의견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정 변호사는 "ISD 제소는 글로벌이나 미국 기준에 따라 객관적인 판단을 받을 여지가 있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라며 "위헌 소송은 한국적인 관점에서 판단이 이뤄지겠지만 빠르면 6개월 내 결론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애플은 이날 법안 통과 후 본사 명의로 낸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통과 후 "이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앱 스토어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디지털 상품을 구매한 이용자들을 사기의 위험에 노출시키고 개인 정보 보호 기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은 그러면서 "개정안이 앱 스토어에 장착된 고객 보호 장치들의 효과를 떨어뜨릴 것"이며 "앱 스토어 구매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가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역시 즉각 반발했다. 구글은 "구글플레이는 단순 결제 처리 이상의 기능을 제공하며, 구글 플레이 서비스 수수료는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계속 무료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개발자가 여러 툴과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해 전세계 수십억명의 소비자에게 보다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사용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앱결제에 대해 "소비자가 기기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용하고 플랫폼과 개발자 모두가 재정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향후 운영체제와 앱 마켓을 지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면서 해당 법률을 준수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