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우주] 어두운 하늘도 우리나라 광학망원경으로 관측한다


천문연, 순수 국내 협력기술로 개발한 자유곡면 광학망원경

K-DRIFT 패스파인더가 어두운 하늘을 관측하고 있다. [사진=천문연]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어두운 하늘을 볼 수 있는 우리나라 광학망원경이 개발됐다. 30cm 소형망원경으로 세계 최대 단일 구경인 8.2m 스바루 망원경(하와이에 설치)과 같은 품질이다. 우주 극미광 영역 관측에 성공했다.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밤하늘보다 수천 배 어두운 극미광(Ultra Low Surface Brightness, Ultra LSB) 천체를 효율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30cm급 비축 자유곡면 망원경 K-DRIFT(KASI-Deep Rolling Imaging Fast optics Telescope)를 국내 순수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극미광 천체란 밤하늘의 일정한 면적을 관측했을 때 배경 밤하늘의 평균 밝기보다 수천 배 이상 어두운 천체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광학망원경은 구경이 커질수록 빛을 모으는 집광력과 물체를 구분하는 능력인 분해능이 높아진다. 세계 유수의 천문대들은 우주 초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더 먼 거리의 어두운 천체를 보기 위해 망원경 구경의 크기를 키우고자 한다.

비교적 가까운 우주에는 오랜 시간 동안 성장한 천체의 다양한 흔적이 넓은 범위에 걸쳐 희미하게 극미광 영역에 존재한다. 가까운 우주의 극미광 천체 관측의 경우 비록 구경이 크지 않더라도 넓은 시야각을 가진 저배율 망원경이 더 유리할 수 있다.

고종완 천문연 박사가 이끄는 극미광 천체 관측 연구팀은 최근 K-DRIFT 시험모델을 보현산천문대에 설치해 NGC 5907 은하 주변에 존재하는 밤하늘 밝기보다 약 1천배 어두운 극미광 영역 관측에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망원경은 구경 30cm의 소형 광학망원경이다. 기능은 현존하는 세계 최대 단일 구경인 8.2m 스바루(Subaru) 망원경과 동등한 품질의 거대은하 주변 극미광 영역 관측 영상을 획득했다.

K-DRIFT는 스바루 망원경 구경 면적의 약 750분의 1 크기인데 망원경 구경에 따른 집광력, 노출 시간, 관측 조건 등을 고려했을 때 가까운 우주의 극미광 천체 관측에 있어 스바루 망원경보다 약 100배 이상의 관측 성능을 보였다.

K-DRIFT 패스파인더. [사진=천문연]

일반적 반사망원경은 주축을 중심으로 대칭 형태인 축대칭 망원경으로 제작한다. 축대칭 구조로 부경(보조거울)에 의한 차폐현상이란 큰 단점이 발생한다. 이번에 개발한 K-DRIFT는 비축 자유곡면 3반사 망원경 시스템(Linear Astigmatism Free-Three Mirror System)을 통해 기존 축대칭 반사망원경들이 갖고 있는 단점인 부경의 차폐현상을 제거한다.

망원경 내부에서 발생하는 산란광과 수차를 제거함과 동시에 넓은 시야를 확보해 가까운 우주의 극미광 천체 관측에 최적화됐다. 이번 망원경에 적용된 비축 자유곡면 3반사경은 첨단 초정밀 가공 기술이 필요하며 설계부터 가공, 조립, 정렬 등 모든 제작을 순수 국내 연구진들이 개발하여 실제 관측에 성공한 첫 사례이다.

K-DRIFT와 같은 비축 자유곡면 반사망원경은 작은 구경의 소형 망원경으로도 더 넓은 시야에서 고품질의 영상을 획득할 수 있어 우주와 우리 은하의 구조를 연구하기에 적합하다. 비축 자유곡면 반사망원경은 구축과 발사비용에 있어 중량 제약이 큰 우주망원경에 효율적 대안이 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앞으로 추진 예정인 차세대 우주망원경 주요 임무 4개 중 2개의 임무에 비축 자유곡면 반사망원경 기술 활용을 준비 중이다.

연구팀은 보현산천문대에 K-DRIFT 시험모델 관측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하고 연말부터 가까운 우주의 거대은하 주변 극미광 영역 탐사 관측을 시작할 예정이다. 더불어 비축 자유곡면 3반사경의 성능을 더욱 향상시켜 2024년 이후에는 K-DRIFT를 칠레 등 천문관측에 적합한 지역에 설치해 전천(全天) 극미광 탐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천문연은 비축 자유곡면 망원경 국산화 개발을 위해 2019년부터 국내 광학부품 제작 중소기업들과 협력해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천문연은 극미광 영역 탐사 임무 분석, 설계와 관련 시험을 맡았다. 그린광학은 반사경 가공과 측정 기술 개발, 에스앨랩은 망원경 가대 제작을 담당했다.

고종완 천문연 선임연구원은 “현재 우주탐사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개발 중인 비축 자유곡면 반사망원경은 미래 우주망원경 개발뿐 아니라 지구탐사 관측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이라며 “출연연과 산업체가 협력해 개발한 K-DRIFT가 그동안 미지의 영역이던 극미광 탐사관측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DRIFT 패스파인더.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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