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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육계업계, 닭고기 소매價 상승에도 실적 추락…왜


공급과잉으로 도매가격 추락…"정부 개입 절실"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교촌치킨과 bhc 등 치킨업계가 작년 매출 4천억원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지만 그들에게 생닭을 공급하는 육계업계는 연일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닭고기 소비자 가격이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고 치킨업계 매출은 상승하고 있는데 육계업계만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마니커, 체리부로 등 주요 육계업계가 상반기 적자를 이어갔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닭고기 판매대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 닭고기 판매대 모습 [사진=뉴시스]

◆ 마니커·체리부로 등 주요 기업들 적자 지속

특히 마니커는 2019년부터 3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 150억3천100만원, 지난해 309억4천100만원, 올 상반기 74억9천900만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닭고기 소비자 가격이 올랐음에도 적자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기준 닭고기 중품 1㎏ 소매 평균 가격은 5천648원으로 1년 전보다 6.2%, 평년보다 4.4% 각각 올랐다.

이에 마니커는 25일 마니커는 기명식 보통주 5주를 동일한 액면주식 1주로 무상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 무상감자란 주주에게 보상 없이 무상으로 발행 주식 수를 줄이는 것을 뜻한다. 통상 자본금을 줄여 회계상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차원에서 활용되는 방식이다.

또한 마니커는 484억6천7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하기로 했다. 신주는 보통주 2천381만6천710주다. 신주 예정발행가는 보통주 2천35원이며 신주는 12월 23일 상장될 예정이다.

체리부로도 4년 연속 영업적자가 지속됐고 지난해엔 174억2천800만원 손실로 영업 적자폭이 커졌다. 올 상반기에도 57억7천700만원의 영업적자를 내자 이달 285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동우팜투테이블 또한 지난해 37억3천100만원, 올해 상반기 29억1천9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충북의 한 육계농가에서 병아리들이 관리되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충북의 한 육계농가에서 병아리들이 관리되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 공급과잉 영향으로 도매 가격 낮아져…"마진율 최저 수준"

이처럼 닭고기 소비자 가격 상승 대비 육계업계 실적이 떨어진 건 도매 가격과의 편차가 벌이지고 있어서다. 소비자 가격에 비해 닭고기 도매 가격은 하락세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생닭 육계 중품 가격은 26일 기준 1㎏당 1천490원이다. 1년 전보다 25% 떨어졌다.

지난 1월 한때 kg당 2천원(축산물품질평가원, 대닭)대까지 치솟았던 생계 유통가격은 지난 14일 현재 798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급격한 가격 하락을 보인 지난달 평균 가격인 1천97원 보다도 300원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이같은 가격하락은 공급과잉 탓에 물량이 적체되며 계열화업체들이 생산된 닭들을 생산비 이하의 헐값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대다수 육계 계열화업체들이 장기간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계열화업체의 실적 악화가 계약 농가의 소득에도 직격탄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지난 5월 발표한 2020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육계 1마리당 순수익은 1년 전보다 78.8% 줄어든 38원으로 집계됐다. 총수입이 2천2원인데 사육비가 1천964원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최근 5년간 육계농가의 순수익 중 최저 수준이다.

육계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단순한 수급 조절로 해결되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안좋다"며 "정부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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