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창의적인 정책은 시민 가까이에 있고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시민 불편사항이나 꼭 필요한 것을 개선해 바꿔나가는 것이다.”
프로행정가는 달랐다.
박상돈 천안시장이 행정과 민원을 동일선상에 놓고 행정을 하는 공무원에겐 ‘공감’을, 민원인에게는 ‘공감’ 더하기 ‘해결방안’까지 제시하고 있어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과거 민원인은 시의 최종 결재권자를 만나기도 어려웠고 민원이 반복해서 발생하면 담당 공무원은 결재권자에게 깨지기 일쑤였다.
박 시장은 지난 3월부터 열린시장실 ‘시문박답(市問朴答-시민이 묻고 박시장이 답한다)’을 운영, 다양한 시민의 고민과 어려움 등 민원을 직접 듣고 있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박 시장은 본인의 스타일과 행정 철학을 내세우며 경청과 소통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이 같은 박 시장의 행보는 민원인과 민원인을 먼저 상대하는 공무원 등 양측 모두에게 만족도가 높다.
직소민원팀 관계자는 “민원인과 담당 공무원을 같이 만나 해결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겪다보니 서로간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민원인이 가진 행정 불신을 사라지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타지역과 차별화된 열린시장실
열린시장실은 타 시·도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전남 여수, 강원 태백, 경기 수원·부천 등 여러 지자체에서 열린시장실을 운영하면서 시민의 소리를 듣고 있다.
하지만 박 시장의 열린시장실은 기존 열린시장실과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수나 태백 같은 경우에는 시민이 민원(청원)을 접수하면 20~30일 내 300~5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시의 공식답변이 주어진다.
광주의 경우, 사전에 받은 민원이나 유튜브를 통해 건의된 민원에 대해 공식답변이 이루어진다.
천안의 열린시장실은 이들과 달리 온라인과 오프라인 투트랙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매주 목요일마다 SNS 채널을 통해 박 시장이 직접 출연하는 라이브 방송 ‘돈워리’를 진행, 즉흥적으로 들어온 민원에 대해 소통하고 처리하고 있다.
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열린시장실은 시민 누구나 청원 동의를 얻지 않고 읍·면·동에 신청서만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박 시장과의 만남이 성사되면 대화를 거치고 이후 해당부서에서 검토한 뒤 처리결과·해결방안 등 답변을 통지한다. 이어 직소민원실에선 민원후기 관리 등 사후관리로 이어진다.
한 공무원은 “민원 사후관리라는 건 최종 결재권자가 행정을 잘 알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시민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직원이 무엇을 부담스러워하는지 공감하기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 19회 걸쳐 고질 민원 등 62건 대화로 해결
박 시장이 민원인과 대면한 현안 민원과 건의는 지난달 기준, 모두 19회에 걸쳐 62건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는 ▲정책제안 3건 ▲지역민원 26건 ▲단체민원 13건 ▲개인민원 20건 등이다.
민원 대부분은 그동안 처리 담당부서 결정에 만족하지 못하고 장기간 불만성 민원을 반복했던 고질 민원이었다.
길게는 20년, 짧게는 3~4개월 된 민원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과 면담이 이루어져도 민원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민원인은 같은 민원으로 해당 부서를 재차 반복해서 찾지 않는다.
검토 또는 불가사항은 대안을 함께 찾거나 안되는 이유를 명확히 안내해주기 때문이다.
직소민원팀 관계자는 “민원인 입장에서 공감하고 되도록 가능한 해결방안을 찾지만 그게 안될 때도 있다”며 “하지만 민원인의 기대심리와 상징적 요구를 무리 없이 충족시키며 고질민원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몇 년을 고질민원으로 시청을 찾았던 한 민원인은 박 시장과 면담 이후 “고맙다”는 감사 인사를 하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민원처리 해법은 결국 경청과 소통”이라며 “시민 입장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해주는 것만으로도 민원이 해소되는 다수 사례를 대화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열린시장실 문을 활짝 열어 두고 시민의 편에서 귀 기울이고 또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천안=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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