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동의 창업경험담] ⑤ "이런 사람은 경계하라, 상장 할 수 있다면 해라"


박성동 쎄트렉아이 이사회 의장이 전하는 ‘창업 메시지’

박성동 쎄트렉아이 이사회 의장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성동의 창업경험담’이란 글을 연재했다. 창업과정과 어려움, 그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일을 공유하면서 창업에 나서는 이들에게 ‘노하우’를 전했다. 구체적 내용과 실체적 상황을 담은 내용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많은 이들이 이글을 통해 창업의 현실과 마주했다. 박성동 의장의 창업당시 ‘떨림’이 창업하려는 이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아이뉴스24는 ‘박성동의 창업경험담’을 몇 차례 나눠 싣는다. 쎄트렉아이는 우주항공, 인공위성 개발, 위성 플랫폼, 광학 탑재체, 위성영상 등을 개발하는 업체이다. [편집자 주]
박성동 쎄트렉아이 이사회 의장.

#13. 이윤공식

-고객만족도(Satisfaction) = 가치(Value) – 가격(Price)

-가치 (Value) >> 가격 (Price) >> 생산원가 (Cost)

-이윤 (Profit) = 가격(Price) –생산원가(Cost) = 판매단가 x 판매 대수–(생산단가 x 판매 대수 + 고정비)

고객만족도(Customer Satisfaction)는 본인이 지불한 가격(Price) 대비 체감하는 가치(Value)의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고객이 충분히 만족하면 충분히 높은 프리미엄 가격으로 구매 할 뿐만 아니라 재구매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공급자는 고객의 눈높이와 수요의 변화에 항상 민감해야 한다. 고객의 눈높이는 ‘5단’인데 우리의 능력이 ‘2단’이라면 고객은 우리에게 살 물건이 없다. 시장의 잠재적 요구에 대한 계속적 관찰과 고객의 요구사항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제품의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데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익률에 가장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은 고객이 느끼는 가치(Value)에 의해 그 판매가격(Price)이 결정되고, 제품의 생산비용(Cost)은 판매가격보다 낮게 이뤄져야 한다. 너무 당연한 얘기인가? 다음의 얘기를 들어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이윤은 판매단가와 판매 대수, 제품 생산에 소요되는 변동성 비용과 제품생산과 무관하게 지출되는 고정비용에 의해 결정된다. 제품의 판매가격은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이 고객들에게 경쟁제품에 대비해 얼마나 큰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 회사가 시장지배력이 강하다면 판매가격을 정하는데 우리의 자율의지에 좌우되고, 시장의 경쟁 강도가 크고 우리의 시장지배력이 약하다면 경쟁제품의 가격에 따라 결정된다. 생산단가는 생산 수량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한계 수량을 초과하게 되면 변동비는 생산 수량에 무관하게 제품생산에 직접적으로 투입되는 인건비와 재료비, 간접비, 그리고 판관비를 포함한 고정비에 의해 결정된다.

CEO의 주 관심사는 이윤을 증가시키는 것인데 CEO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은 판매가격을 높여 받거나, 시장점유율을 확대하여 판매 수량을 늘리거나, 생산단가를 줄이기 위해서 투입되는 비용요소를 절감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은 많은 고통이 필요하다. 직원들이 힘들어지거나 제품의 성능을 희생시켜야 한다.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마케팅이나 영업 활동을 통해서 비용지출이 늘어나는데 단기간 내에 그 효과성을 확인하기 힘들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시도하기가 쉽지 않다.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것, 다시 말해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것은 다른 관점에서 고민해 볼 여지가 있다. 특히 하이테크 스타트업의 경우, 경쟁제품이 적고 기존의 제품에 대해 대체제로 시장에 노출되기 때문에 CEO들 스스로도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있어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업경험이 없는 CEO들은 생산원가를 기준으로 적정한 수준(약 30%?)의 이윤을 붙여 판매가격을 단순히 결정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줄기차게 판매가 이어진다는 보장이 있다면 제품단가 기준 30%의 이윤이라면 상당히 높은 이익률인 건 사실이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한 사업과 다음 사업 간의 공백이 꽤 크다. 납품이 이뤄지고 새로운 계약을 위한 제안서 작성부터 가격협상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 고정비용은 쉬지 않고 나간다. 따라서 단일 제품에 대한 원가만을 기준으로 적정 이익률을 더해서 가격을 산정하는 것은 다시 고민해 보아야 한다.

대규모 용역개발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나 가격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항상 갑의 무조건적 횡포(가격 인하 압박)에 버티다, 버티다 수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협상의 기술을 배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회사의 존망까지는 아니더라도 연말에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두둑이 줄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하는 이런 중요한 자리에서는 미리 ‘갑’님에게 제로섬 게임의 협상이 아니라는 점을 잘 이해시켜야 한다.

더불어 창의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당연히 쉽지 않다. 지난번 내용에서 BATNA를 얘기했었는데 갑에게 BATNA가 있는지, 나에게 BATNA가 있는지는 가격협상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대의 BATNA를 없애고 나의 BATNA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은 첫 만남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실제 상황에서는 CEO 자신이 고객의 요구를 수용해 버리고 이런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고픈 유혹이 더 큰 장애가 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이런 순간을 경험한다면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내가 갑이 요구하는 10%의 가격 인하를 수용할 때, 직원들에게 돌아갈 인센티브가 얼마나 줄어들 것인지. 내가 조금만 더 버티고 창의적 대안으로 갑을 설득함으로써 이런 힘든 순간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왜? 당신은 CEO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다 중요한 사업이 통째로 날아갈 수도 있다는 점은 분명 명심해야 한다. 참 어려운데 사업에서 CEO의 역할 중에 가장 핵심적인 것은 분명하다.

#14. 이런 사람의 말은 듣지 마라

- ‘그거 내가 다 해 봤는데’, ‘그거 내가 다 아는데’

다 안다고 하는 사람은 경계대상 1호다. 이런 사람들의 말은 믿지 마라. 절대 책임지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진실이 아니다.

익은 벼는 고개를 숙이는 법이다. 도움을 청하는 데 인색하지 말라고 했기는 했다. 제대로 된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한다. 사실 제대로 된 사람을 찾는다는 게 어렵다.

오히려 경험을 기반으로 조심스럽게 조언을 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사람들의 말에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거 내가 해 본 적이 있기는 한데, 도움이 될는지 모르겠네’라는 표현을 하는 분이라면. 이런 분들 또한 본인의 경험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최종 결정은 CEO 스스로 내리고 그에 따른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 이 때문에 가급적 복수의 유경험자를 상대하고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평가와 조언을 참고하여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

엔지니어 세계에서는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게 고수와 하수를 구분하는 척도다.

-‘그거 내가 한 거잖아’, ‘그거 내가 만든 건데’

중요한 정책결정이나 세간에서 성공한 사업으로 알려진 경우에 대해 그것들을 본인이 한 거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경계대상 2호다. 이런 사람들의 말은 흘려듣는 편이 좋다. 세상 어떤 일도 한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어디에 있겠나?

공무원이나 정책입안자, 심지어 연구원을 만났을 때도, ‘그 사업, 내가 만든 거잖아’ 하면서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사람을 간혹 만난다. 나의 첫 반응은 ‘이 사람도 사기꾼이거나 자기 과장이 심한 사람이군’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한때 잘 나가던 사업도,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거봐, 내가 안 된다고 했잖아’라고 입장을 바꾸는 사람들이다.

P.S>>스타트업 세계에서 투자자든 조력자든, 심지어 ‘창업지도사’라는 사람 중에서 실제 나에게 도움이 될만한 사람은 찾기 쉽지 않은 법이다. 창업 여부와 무관하게, 창업 이전에 자기랑 생각의 방식이나 지향하는 바가 비슷한 사람들을 다양하게 사귀어 두는 노력을 해야 한다. 막상 필요한 순간에 찾으려 하면 엄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결국 좋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오늘 당장 동문회도 나가고 창업 선배들에게 연락해서 차 한잔 사달라고 하자. 안되면 그만이고, 혹시나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의외로 좋은 분들 많이 있다.

#15. 상장해야 하나요?

-자격이 안 돼서 못하는 거지, 할 수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

-그것도 가능한 한 빨리 하는 게 좋다.

어떤 CEO는 ‘우리 회사는 상장할 계획이 없어요. 귀찮게 그런걸 뭐 하려 해요? 수익만 많이 생기면 되지’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분명히 얘기할 수 있다.

“그거 잘못된 생각이다.”

사실 나도 창업 이후 5년 동안은 그런 생각이었다.

‘60명쯤 되는 조직(회사 첫 건물의 주차마킹이 60개였다), 100억 매출, 순익은 50억만 회사 내에 유보하고 나머지는 나누자’.

이게 당시 생각이었다.

상장할 수 있으면 상장해야 한다. 못하면서 안 한다고 하는 거는 부정직한 거다. 다시 한번 말한다.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상장은 할 수 있으면 무조건 해야 한다. 그것도 가능한 빨리해야 한다.

회사의 CEO는 간혹 본인과 회사를 하나의 개체로 혼돈하는 경우가 많다. CEO가 회사를 대표하는 것도 맞고, 대부분의 경우 CEO가 회사의 주인인 것도 맞고, CEO가 회사의 주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도 맞는 말이다. 회사는 CEO를 위해 존재하는 개체가 아니며 회사의 구성원들과 함께 존재해야 한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자. 이십 대 후반의 나이로 학교를 졸업하고 중소기업을 다니고 있는 대리급 직원의 입장에서는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가 앞으로 10년 뒤에 어떤 모습으로 변화되기를 바랄까? 바로 이런 미래상을 회사의 CEO는 만들어 줘야 한다.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회사가 돼야 우수한 인력이 꾸준히 회사로 유입되고, 회사는 혁신역량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성립된다.

그들이 장가를 갈 무렵이 돼 배우자의 부모를 찾아뵈었을 때, 최소한 이런 회사에 다닌다는 걸 거리낌 없이 얘기할 수 있는 수준은 돼야 한다. 물론 ‘상장회사면 충분하냐?’라는 질문에는 100% 정답이라 할 수 없다. 자식의 배우자를 결정할 때 사회적 통념상 ‘괜찮은 회사’의 기준에 부합하고 싶은 것이 부모의 심정이 아니겠는가?

업의 속성에 따라 스텔스형 회사도 충분히 존립이 가능할 수 있다. 정부나 공공기관을 상대하든, 대기업의 협력업체가 되든, 글로벌한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우리 회사를 언제 망할지 모르는 ‘위험한’ 회사로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미리 차단해 둘 필요가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이 상장하는 것이다.

우리 회사에서는 일년에 딱 두 차례 전 직원이 모여서 회의를 한다. 오래 전 한 젊은 친구가 했던 건의사항이 아직도 귀에 선하다.

“대표님, 우리 회사를 외부 사람들이 잘 알 수 있는 회사로 만들어 주실 수 없나요? 얼마 전 여자친구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갔는데 어떤 회사를 다니냐고 물어보셔서 ‘쎄트렉아이 다닙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씨드렉아이? 거기가 뭐 하는 회산데?’라고 하시더군요. 최근에 여자친구랑 헤어졌습니다.”

회사 때문에 좋아하는 여자친구를 잃게 만들지 말아야 하는 것도 CEO가 할 일인지는 굳이 답하지 않겠다.

물론 상장이 유일한 답은 아니다. 더욱이 내가 원하는 연구원들의 기술기반 창업은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영역까지 회사를 일군 다음 회사를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더 큰 기업에 매각하고 다시 연구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연구원 창업휴직은 이런 것들을 위한 제도라고 본다. 3년간의 창업휴직에 추가로 3년을 연장할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한다면 충분히 괜찮은 회사를 만들어 본인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먹히는 사업모델을 확인할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이 될 수 있다.

연구원으로 다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은, 다시 연구원으로 돌아와 정부연구개발사업을 할 때, 처음 연구원 시절에 비해 보다 더 시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연구실 내에서만 존재하는, 논문으로만 발표되는, 언제 사업화될 수 있을지 모르는 특허를 등록하는 데서 한 발 더 나가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연구개발 결과가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그 혜택이 돌아갔으면 좋겠다.

창업 국가로 대표되는 이스라엘은 많은 스타트업이 나스닥에 상장된 직후 회사를 매각하고 또 다른 회사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수성보다 창업이라는 본인들의 장점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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