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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USB로 데이터 가져가라"면서 보험사 방문은 막은 심평원


공공데이터 이용 허가 보험사, 한곳도 데이터 수령 못해…코로나로 방문 제한

[아이뉴스24 김태환 기자] 최근 보험사들이 건강심사평가원으로부터 공공의료데이터 사용을 허가받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데이터 수령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안상의 문제로 데이터를 USB로만 가져갈 수 있는데, 방문 자체가 금지되면서 데이터를 수령할 유일한 통로가 막힌 상태다.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 않아 거리두기 단계 완화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데이터 공개 한 달…데이터센터 폐쇄에 사용한 보험사 '0곳'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심평원으로부터 공공의료데이터 이용 허가를 받은 삼성생명, KB생명, 한화생명,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6개 보험사 중 실제로 데이터를 받은 곳은 단 한군데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심평원의 데이터는 규정상 데이터 컴퓨터에 USB로 직접 담아갈 수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방문이 제한되면서 수령할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공공의료데이터는 2013년 제정된 '공공데이터법'에 따라 심평원에서 공개한 데이터로 크게 ▲진료정보 ▲의약품 정보 ▲치료재료정보 ▲의료자원정보 ▲비급여정보 ▲의료 질 평가정보 ▲연계 정보 등으로 구성된다.

보험업계는 이를 활용해 그동안 보험가입이 어려웠던 고령자·유병력자의 수요를 반영한 전용 상품 등을 만들 계획이다.

다양한 USB 메모리 제품 모습. [사진=픽사베이]
다양한 USB 메모리 제품 모습. [사진=픽사베이]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청 보험사들이 공공의료데이터를 활용하려고 심평원에 문의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방문이 제한되면서 계속 데이터 수령이 연기되고 있다"면서 "보안상의 문제라고 하지만 USB를 활용해도 악성코드 노출이나 분실 등의 이유로 위험한 건 마찬가지인데 너무 한 가지 방법만 고집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시점이 언제가 될지 모르면서 보험사들도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한다. 수도권 기준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단계인 4단계가 7주 연속으로 적용 중이지만, 코로나19 4차 유행의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사들은 되도록 빨리 데이터를 수령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건강보험공단 공공의료데이터 이용은 무산되면서 데이터를 얻을 곳이 사실상 심평원 하나 뿐인 상황이다. 게다가 시민단체와 의료계에서 보험사 공공의료데이터 이용에 대해 반대 입장을 적극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심평원에서 허용된 데이터 이용도 반대 여론이 힘을 받기 시작하면 중단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각에서는 심평원의 보수적인 문화가 데이터 제공을 늦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심평원은 과거부터 연구자들이 데이터를 다룰 때, 심평원 서버에 직접 접속해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 값을 산출하고, 그 결과 값만 CD나 USB로 가지고 나갈 수 있었다"면서 "심평원이나 건보공단처럼 조직 문화 자체가 보수적인 곳은 늘 이렇게 해왔다"고 설명했다.

◆ 이대로면 빨라야 2023년 제공…"대책 마련 필요"

심평원 측은 당장 데이터 제공 방식을 변경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빅데이터센터 분석시스템은 회사망을 사용하고 있는데, 결과 값 반출 신청을 누르면 그 기준에 따라 승인한 뒤에 데이터를 반출하도록 설계돼 있다"면서 "정부 공공기관 산하 연구팀에서도 동일한 시스템 체계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건보공단에서 추진하는 '데이터댐 구축' 사업이 완성되는 2023년에서야 데이터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데이터댐은 광범위한 데이터를 '댐' 형태로 가둬두고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으로, 클라우드 서버에 데이터가 올라가게 된다. 그 전까지는 사실상 대책이 전무한 셈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 중인 상황"이라며 "내부 회의를 통해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kimth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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