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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편입의 역설?…공매도 타겟된 케이피엠테크, 주가 속절없이 무너져


편입 직후 공매도 23배 급증…CB 활용한 '델타 헤지' 전략 영향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케이피엠테크가 코스닥150 지수 편입 후 공매도 주요 타겟으로 떠올랐다.

케이피엠테크가 발행한 전환사채(CB) 물량이 공매도 투자자들의 주요 헤지(hedge) 전략에 활용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코스닥150 편입 직후 공매도 거래금액 23배 폭증…주가는 내리막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케이피엠테크의 전날 기준 대차잔고는 130억원으로, 코스닥150 지수 편입 직전인 6일 기록한 42억원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대차잔고는 투자자들이 공매도 투자를 하기 전에 빌려 놓은 주식을 말하는 것으로, 공매도 대기 자금 성격이 있어 일종의 '공매도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케이피엠테크 대차잔고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케이피엠테크 대차잔고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케이피엠테크는 지난 9일 기존 코스닥150 지수 속해 있던 PI첨단소재가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며 수시 변경으로 지수에 신규 편입됐다.

특히 케이피엠테크는 지수 편입 직후 주요 공매도 투자자들의 타겟이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수 편입 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9일 케이피엠테크의 공매도 거래금액은 21억2천484억원으로, 당일 전체 주식거래대금의 12.03%를 차지했다. 이는 지수 편입 직전인 6일 거래금액(9천338만원)의 약 23배에 달하는 규모다. 같은 날 코스닥시장 공매도 거래량 상위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케이피엠테크는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 지난 5월 3일부터 지난 5일까지는 단 한 차례의 공매도 거래도 없었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서 이뤄지기 때문에 케이피엠테크가 코스닥150 지수에 신규 편입되며 공매도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이후 케이피엠테크는 지난 11일 공매도가 전체 주식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84%까지 급격히 늘어나기도 했다. 지난 25일 공매도 거래 비중은 6.15%까지 떨어진 상태지만, 대차잔고는 지난 9일 54억원에서 25일 130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공매도 부담은 여전히 크다.

늘어난 공매도에 케이피엠테크의 주가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150 편입 직전인 지난 6일 3천350원이던 주가는 지난 25일 2천785원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하락율은 16.8%에 달한다.

◆작년부터 2차례 걸쳐 163억원 규모 CB 발행…헤지펀드 차익거래 활용

케이피엠테크가 공매도의 주요 타겟이 된 것은 코스닥150 신규 편입으로 공매도 수요가 몰린 것도 있지만, 이전에 발행했던 CB 물량이 주요 헤지펀드들의 '델타 헤지' 전략에 활용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델타 헤지'는 CB를 매수하며 공매도를 동시에 하는 헤지펀드의 차익거래 전략 중 하나다. CB는 주가 변동에 따라 전환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CB 자체 가격도 영향을 받는다. 헤지펀드들은 해당 종목의 주가가 내리면 공매도로 손실을 만회하고, 주가가 오르면 CB 가격 상승으로 이익을 상쇄하는 전략으로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이에 코스피150 지수에 신규 편입된 케이피엠테크가 매력적인 공매도 타겟이 된 것이다.

케이피엠테크는 지난 2020년 8월 63억원의 CB(제9회차)를 발행했고, 올해도 지난 1월 100억원의 CB(제10회차)를 발행했다. 이 중 일부 물량이 전문투자기관에 배정됐는데, CB는 전문투자기관과 같은 외부 투자자에게 발행되면 '델타 헤지'와 같은 차익거래 수요가 커지기 때문에 공매도 유인이 높아진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5월 공매도 재개 직후 코스닥150 종목의 CB 주식전환 금액은 기존 286억원에서 12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CB 투자자들이 '델타 헤지' 전략을 실행하면서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줄어든 반면, CB 발행 기업들의 공매도 잔고는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CB 발행기업이 물량을 되살 수 있는 콜 옵션을 행사하면 CB '델타 헤지' 전략을 활용한 차익거래를 노리는 공매도 우려는 해소될 수 있다. 그러나 케이피엠테크의 9~10회차 CB는 콜 옵션 조항이 없다. 해당 물량이 주식으로 전환되기 전에는 '델타 헤지' 전략에 따른 공매도 부담을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제9회차 CB는 지난 24일부터 보통주 전환이 가능해졌다. 전환가액은 1천80원으로, 지난 25일 종가 기준으로 케이피엠테크의 주가 2천785원에 형성돼 있어 보통주로의 전환 매력이 높다. 실제로 전날 제9회차 CB 509만2천580주(55억원)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행사돼 보통주로 전환될 예정이다.

신주는 다음달 10일 상장된다. 지난 9일 이후 케이피엠테크의 일평균 거래량이 284만주(83억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상장 후 물량이 대거 출회될 경우 주가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9회차 CB 잔여 물량이 74만740주(8억원) 남아 있고, 내년 2월부터 전환 가능한 10회차 CB는 전환가액도 2천700원으로 높아 당분간 케이피엠테크 CB를 활용한 '델타 헤지' 전략에 따른 공매도 부담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피엠테크의 공매도 잔고가 늘어난 것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만 공매도가 허용되면서 신규 편입에 따른 공매도 수요가 집중됐고, CB '델타 헤지' 전략에 활용되기 때문"며 "9회차와 10회차에는 콜 옵션이 부여돼 있지 않아 주식 전환이 완료되기 전까지 전환사채 '델타 헤지' 전략에 따른 공매도 잔고가 등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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