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동의 창업경험담] ④ "성공은 실패의 어머니, 빠르고 신중한 결정 중요"


박성동 쎄트렉아이 이사회 의장이 전하는 ‘창업 메시지’

박성동 쎄트렉아이 이사회 의장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성동의 창업경험담’이란 글을 연재했다. 창업과정과 어려움, 그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일을 공유하면서 창업에 나서는 이들에게 ‘노하우’를 전했다. 구체적 내용과 실체적 상황을 담은 내용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많은 이들이 이글을 통해 창업의 현실과 마주했다. 박성동 의장의 창업당시 ‘떨림’이 창업하려는 이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아이뉴스24는 ‘박성동의 창업경험담’을 몇 차례 나눠 싣는다. 쎄트렉아이는 우주항공, 인공위성 개발, 위성 플랫폼, 광학 탑재체, 위성영상 등을 개발하는 업체이다. [편집자 주]
박성동 쎄트렉아이 이사회 의장.

#10. 교만은 창업 실패의 지름길이다

-작은 성공은 앞으로의 성공에 가장 큰 장애물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들 한다. 나는 ‘성공은 실패의 어머니’라고 표현한다.

이제까지의 성공이 그들의 눈을 멀게 하고 변화를 가로막기 때문이다. 사업 초기에 작은 성공으로 지나친 자신감을 갖게 되면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때 과거의 관습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다. 계속 공부하고 고민하지 않으면 차원이 다른 게임에서는 승자가 될 수 없다.

이제까지의 성공이 그들의 눈을 멀게 하고 변화를 가로막는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라 성공이 실패의 어머니인 것이다. 과거의 유산이 과연 자산일까 부채일까? 물론 재무제표상으로 부채도 자산의 일부인 것은 맞는데 내가 의미하는 바는, 과거로부터 물려받는 자산들이 긍정적인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데에는 커다란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성공들로 자산이 누적되고 이런 자산이 현재의 기반이 되겠는데 지금 이 순간 그런 기반을 과감하게 포기하거나 그 유효성에 대한 의문을 갖지 않는다면, 변화무쌍한 세상에서는 오히려 부채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

‘예전에 이렇게 해 왔으니까’, ‘예전에는 이렇게 해서 성공했으니까’라는 것은 개에게나 줘 버려야 한다.

-경험을 통해 얻은 법칙은 그것이 성립됐을 때의 조건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면 짐이 된다.(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

-거액의 투자유치는 CEO의 어깨에 더 무거운 짐일 뿐

좀 다른 차원의 얘기인데 창업 이후 투자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나면 교만의 유혹에 빠지기 시작한다. ‘이제야 우리의 가치를 제대로 볼 줄 아는군’ 하면서 과한 착각에 빠지기 시작한다. 급여도 올리고 법인차도 구입하고 사무실에 여러 가지 것들이 채워지기 시작한다.

창업기업이 최소한의 성공을 얘기하려면 본인의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먹힌다는 것을 입증한 때여야 한다. 내지는 의미 있는 숫자의 계약을 체결한 때여야 한다.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했다는 건 절대 성공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만 멀리 가야 하는 차에 기름을 가득 채운 것에 불과한 것이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사실 투자금을 유치한 이후 CEO가 느껴야 하는 것은 더 무거워지고 있는 부담이어야 한다. 투자자는 허투루 돈을 주지 않는다. 투자계약서를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 보기 바란다. 돈이 회사로 들어온다는 기쁜 마음에 서슬 시퍼런 문구들이 아직도 파악되지 않으면 찾아오라. 밑줄 잘 그어 주겠다.

#11. 결정의 미학

-빠른 결정과 신중한 결정, 경영은 ‘결정의 미학’이다.

CEO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을 고르라면 고민 없이 ‘결정’이라 할 것이다. 잘못된 결정 못지않게 시의적절한 순간에 결정을 내리지 못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나는 뭔가 결정을 해야 하는 사안이 생기면, 맨 먼저 이 사안은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할 부류인지, 아니면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인지를 판단한다.

신중하게 내려야 할 결정은 해당 사안에 대해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진 이로 하여금 일차 결정을 내리도록 해야 한다. 물론 그 결정이 조직 전체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그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경우라면 당연히 상급자가 결정의 과정에 개입해야 한다. 권한은 위임되는데 책임은 위임될 수 없는 이유와 같다.

결정에 있어 가장 어리석은 짓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사안을 묵히고 있는 것이다. 본인이 잘 모르는 사안이거나 본인이 결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안에 대해 결정을 미룸으로써 관련된 사람들이 한 발짝도 못 나가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조직구성원들로부터 존경을 받기는커녕 조직의 장애물이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바쁜 리더는 이 때문이다.

한번 내려진 결정에 마침표가 찍혀서는 곤란하다. 스타트업의 경우 CEO뿐 아니라 그 구성원들 대부분 사회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결정을 수시로 번복하는 것도 문제인데 한번 내려진 결정이라 해서 그 결정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해서도 안 된다. 미숙한 조직은 언제든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고, 따라서 그 결정에 따른 실행과정에서 잘못된 판단을 수정할 수 있어야 집단지성이 살아있는 조직이 될 수 있다.

물론 이전에 내린 결정을 수정하는 경우, 결정 과정에 참여한 인원들이나 이로 인해 영향을 받는 구성원들에게 충분히 납득 가능한 이해의 과정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정확한 정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요해도 지나치지 않다.

-늘 복수의 의견을 듣고 결정을 내려라. 널리 의견을 구하되 결정은 CEO의 몫이다.

정확한 정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경영자의 최대 고민은 충분한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갖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입에 달고 귀에 순한 것만 취해서는 안 된다.

선택 이전에는 최소 두 가지 이상의 다른 의견을 들어야 한다. 내가 내린 결정에 대한 최종 책임은 누구에게도 미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널리 의견을 구하되 결정과 최종 책임은 CEO의 몫이다.

-회의 시작 전에 결정하지 못했으면 회의를 취소하라.

-중요한 회의는 미리 내려진 결정을 공식화하기 위한 것이다.

회의의 목적과 유형은 다양하다. 이들 중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림에 있어 CEO가 사전에 스스로 결정하지 못했다면 회의를 연기하는 편이 낫다.

CEO는 ‘내가 원하는 게 뭐지?’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가지고 회의를 해야 한다. 브레인스토밍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면 회의는 그 결정을 공식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 동료의 의견을 구하는 건 중요하다. 집단지성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미처 고려하지 못한 요소들을 찾아내기도 하고, 내려진 결정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경로를 수정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최종적으로 책임져야 할 CEO가 결심하지 않고 그 결정을 남에게 맡길 수는 없다.

-‘뭐가 중한데?’

-가장 중요한 것 하나에 나머지를 종속시켜라

뭔가를 결정해야 할 때, 너무나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이 결정이 중요한 결정인 경우를 얘기하는 것이다. 이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요소만을 택하고 나머지는 거기에 종속시켜라

-때로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는 걸 인정하라.

-잘못된 결정도 실행과정에서 제대로 방향을 수정할 수 있다.

대부분의 창업 CEO는 경험이 부족하다. 사업경험이 적을 수도 있고, 회사라는 조직을 경영해 본 경험이 부족할 수도 있다. 집단지성이 그 힘을 발현하는 것은 실행과정에서 이뤄진다.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스스로 현재의 결정은 지금까지의 정보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고 그것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시켜야 한다. 실행과정에서 최초 가정이 잘못됐다는 걸 발견할 수도 있고 의도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수가 있다. 그때 최초 내린 결정이 잘못됐다는 걸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한번 내린 결정이 늘 유효할 수는 없다.

#12. 창업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창업은 쉽고, 유지는 어렵고, 폐업은 더 어렵고, 재창업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는 데 한번 실패하고 나면 인생을 잃어버린다.

창업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지 않은가? 창업 전에 최대한 성공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굳이 표현하자면 성공하는 창업이 취업보다 100배 어렵고, 1만배 더 위험하다. 창업의 90%는 실패한다. 정말이다.

-창업의 성공 가능성은 최소량의 법칙에 의해 결정된다.

-지금 나에게 가장 부족한 ‘Skill-set’이 뭔지 파악하라. 물론 스스로 해결할 필요는 없다. 다만 어떤 방법으로든 채워야 한다.

창업에 필요한 ‘Skill-Set’ 중에는 기술뿐만 아니라 마케팅, 영업, 재무·회계, 세무, 인사·노무, 법률·규제, 지적재산권, 비즈니스 모델 등 다양한 것들이 있다. 물론 CEO가 모든 역량을 다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창업이 성공하는데 충분조건은 아니고 필요조건이다. 어느 것 하나라도 그에 대한 이해가 모자라거나 역량 수준이 낮다면 그 요인에 의해 성공의 가능성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모르는 게 미덕이 아니다. 아는 게 힘이다. 창업에서는 실수가 용서되지 않는다. 모든 실패의 책임은 CEO 본인이 져야 한다.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남들보다 몇 배는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그게 경쟁력이고 차별화 요인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에 쉽게 동의한다. 자신의 역할 수행에 있어 사람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집착, 나아가서는 욕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더 이상 그 역할에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과거의 기억에 매몰돼 있기 때문이다.

CEO의 자리를 물린 후, 난 너무도 자유로웠다. 그간의 짐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기 그만이다. 간혹 회사 일에 팔 걷어붙이고 나서고 싶은 유혹이 생기기도 하는데 후임 CEO들도 나만큼 시행착오를 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주저 없이 나선다. 각자 자기 역할을 잘 해내는 후임 CEO들을 보면 그 선택이 옳았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이사회 의장이라는 명목상의 타이틀로 일상 경영에서 물러난 이후 자유로운 사고와 독서, 다른 분야에 있는 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지면서 오히려 가능성 큰 시장과 앞으로 개발해야 할 핵심기술에 대한 눈이 좀 더 밝아진 것 같았다. 회사는 한때 신사업 발굴을 위해 외부기관에 엄청난 돈을 주고 시장분석과 내부역량분석을 시켜 신규사업을 제안받은 적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돈이 아까운 결정이었다. 어쩌면 향후 5년, 10년 뒤에 회사가 뭘 먹고 살아야 하고, 어떤 사업을 준비해야 하고, 어떤 핵심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해야 하는지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CEO가 직접 챙기기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CEO가 회사에서 가장 덜 바쁜 사람이 돼야 하는 이유다. 아니면 후임 CEO를 정하고 충분히 준비하게 한 다음에 자리를 물려 주는 게 회사를 위해 현명한 결정이 될 것이다.

-대안을 강화하라.

-첫 번째 옵션에 힘을 싣는 방법은 두 번째 옵션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스타트업에게 몇 가지의 선택지가 있다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내 경험으로는 창업 초기에 늘 끝이 보이지 않는 하나만의 길밖에 없었던 것 같다. 협상의 기본 원칙 중의 하나가 ‘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 차선책)’를 강화하는 것인데, 경영도 다를 바가 없다.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든, 부품 구매업체를 결정하는 것이든, 특히 고객을 선택하는 것이든, 나에게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다면 난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게 아니라 칼날을 쥐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객에게 중요한 제안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나에게 창의적 대안이 없음은 고객의 결정을 무조건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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