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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로봇시대] ② 네이버·KT·우아한형제들 '3社3色'…"로봇에 진심입니다"


네이버 '제2사옥 로봇 테스트베드'·KT '전방위 로봇사업 확대'·우아한형제들 '배달로봇'상용화 가속

4차산업혁명 시대가 열리자 정보통신기술(ICT)도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 대척점에 놓여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일으켜 물리적인 결합뿐만 아니라 화학적 융합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ICT 사업자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강소기업들이 뛰어난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성장동력인 '로봇' 사업으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단기적 성과가 어렵고 장기적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리스크를 감당하면서도 출사표를 던진 기업들의 대표 사례를 살펴보고, 시장을 이끌고 있는 주요 인사들의 인사이트를 전달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네이버, KT, 우아한형제들이 '로봇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그래픽=조은수 기자]
네이버, KT, 우아한형제들이 '로봇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그래픽=조은수 기자]

[아이뉴스24 김문기,송혜리,윤선훈 기자] 네이버, KT, 우아한형제들이 '로봇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5G 클라우드로 제어가 가능한 '브레인리스 로봇'을 선보여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던 네이버는 향후 완공될 제2사옥 전체에 이 기술을 접목한다. 그야말로 '거대한 로봇 테스트베드'다.

KT는 '디지코' 강점을 내세워 산업용·서비스 등 전방위 로봇 사업을 본격화한다. 현대중공업과 협력으로 '로봇 디지털혁신(DX) 사업'성과를 가속하는 한편, 인공지능(AI) 호텔 로봇, AI 서빙로봇 등으로 'KT 로봇'을 확산한다.

'푸드테크'기업을 표방한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첫 선을 보인 서빙로봇 성과를 바탕으로 배달로봇 상용화에 박차를 가한다. 내년 정식으로 상용화될 배달로봇은 더욱더 많은 장소에서 곳곳을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네이버가 CES 2019에서 공개한 5G 브레인리스 로봇 엠비덱스 [사진=네이버]
네이버가 CES 2019에서 공개한 5G 브레인리스 로봇 엠비덱스 [사진=네이버]

◆ 네이버, 로봇과 함께하는 직장생활…일상을 파고든다

"네이버는 AI, 로보틱스, 자율주행, 모빌리티 등 미래 기술의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톱레벨'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로 일상의 유익함과 즐거움이라는 사용자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지난 2019년 1월 네이버는 창사 20주년을 맞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 첫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세계 무대에 글로벌 기술 기업 도약을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네이버는 2013년부터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사내 조직 '네이버랩스'를 설립하고 2017년 별도 회사로 분사한 바 있다. 사용자가 처한 상황과 환경을 인재하고 이해해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를 가반으로 정보와 서비스를 끊김없이 제공하는 '생활환경지능' 기술을 연구하기 위함이다.

당시 네이버랩스가 공개한 로봇은 5세대 통신(5G)의 최신 기술을 활용한 첨단 로보틱스 기술로 각광받았다. 5G 상용화전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러운 상호작용과 정밀제어를 실현했다. '5G 브레인리스 로봇'으로 불린 이 솔루션은 로봇 자체의 고성능 프로세서 없이도 통신망에 연결해 클라우드로 제어가 가능한 획기적 기술로 눈길을 끌었다.

그로부터 2년 후 네이버랩스는 이를 실현시킬 만반의 준비가 됐음을 알렸다. 지난 19일 네이버랩스는 5G 브레인리스 로봇 기술을 제2사옥으로 본격 확대, 빌딩 단위에서 5G 기반 자율주행로봇 서비스를 도입할 것이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자사 오피스에서 로봇 연구를 위해 허가 받았던 5G 실험국을, 현재 건축 중인 제2사옥으로 이전하는 것을 정부로부터 허가받았다.

네이버랩스는 5G를 클라우드 기반 로봇 제어 시스템 아크(ARC, AI-Robot-Cloud)에 연동해 제2사옥이라는 대규모 공간 내에서 다수의 로봇들을 제어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고도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제2사옥에서 활약할 로봇들 역시 모두 네이버랩스가 자체 설계한 것으로, 이를 위해 출원한 특허만 230개가 넘는다. 특히 이중 22건은 전세계 최초의 '클라우드 로봇 시스템이 적용된 빌딩'의 기술 특성에 대한 특허다.

 

초저지연·초연결·초고속 등 다양한 특성을 갖춘 5G 네트워크의 특성을 극대화해 로봇에 활용한 사례는 글로벌에서 네이버랩스가 독보적이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첨단기술들이 집약된 테크컨버전스 빌딩인 네이버 제2사옥은 로봇, 5G,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의 무한한 잠재력을 선보일 실험적 공간이 될 것"이라며 "향후 제도적인 준비를 거쳐 공급될 5G 특화망까지 적용하게 되면 스마트 빌딩, 디지털 트윈 기술을 선도할 기반이 더욱 탄탄해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 제2사옥은 올해 말 완공될 예정으로, 스타트업을 위한 별도 공간 역시 마련될 예정이다.

KT가 광화문 이스트 사옥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AI로봇 우편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모습 [사진=KT]
KT가 광화문 이스트 사옥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AI로봇 우편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모습 [사진=KT]

◆ '디지코' KT, 지능형 로봇으로 디지털 혁신 이끈다

KT는 5G,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등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AI 기반 로봇 시장'을 정조준한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선보인 '5G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로봇'으로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성과를 창출하는 동시에, 'AI 호텔 로봇' 'AI 서빙 로봇' 등 다양한 서비스 로봇으로 'KT 로봇'의 도메인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KT는 지난해 6월 현대중공업그룹과 전략적 투자 협력을 체결하고,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 점유율 1위인 현대로보틱스에 500억원 규모 지분 투자 계약을 맺었다.

이후 양사는 DX 협업을 위한 사업협력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위원회에서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이른바 'ABC'를 중심으로 로봇을 포함한 기업간거래(B2B) 분야 DX 등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KT 기업전용 5G와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현대로보틱스 로봇에 접목한 '5G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로봇'을 함께 선보였다. '5G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로봇'은 산업용 로봇의 설비 관리, 생산현황 관리, 이벤트 관리 등 기본기능과 더불어 ▲ 로봇 등 장비를 통한 공정단위 생산관리 ▲ 로봇 장애진단과 수명예측 등 로봇유지 관리 ▲ 로봇 상태·생산 분석 및 리포트 기능을 제공한다.

KT는 'AI 호텔 로봇'으로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확인했다.

'AI 호텔 로봇'은 투숙객들이 직접 물건을 만지거나 종업원을 대면하지 않아도 되는 언택트 호텔 서비스 'AI 호텔'의 핵심으로, 각종 객실 용품을 무인으로 객실에 가져다준다. 공간맵핑과 자율주행 등의 첨단 ICT 기술을 적용해 스스로 엘리베이터도 타는 등 호텔 공간을 오가면서, 호텔 투숙객이 수건, 생수 등 편의용품을 요청하면 찾아와 배달한다.

지난해 말 KT는 신세계조선호텔과 MOU를 체결하고, AI·로보틱스 기반의 호텔 솔루션을 공동 연구·개발하고 신세계조선호텔의 신규 호텔 내 AI 호텔로봇을 적용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AI 호텔로봇'은 신세계조선호텔이 오픈 예정인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과 '그래비티 서울 판교, 오토그래프 컬렉션 호텔'에 도입될 예정이다.

KT의 서비스 로봇 사업은 'AI 서빙로봇'으로 화력을 더하고 있다. 'AI 서빙로봇'은 테이블에 비치된 기가지니 단말을 통해 음성으로 요청사항을 말하면 음식을 포함해 리필 메뉴, 앞접시, 생수 등을 자리로 배달한다. 로봇이 자율주행하며 서빙·퇴식·순회 기능을 수행해 매장 직원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고객 응대·서비스 품질을 높여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KT는 지난해 9월부터 매드포갈릭 봉은사 현대아이파크점 등에서 'AI서빙로봇 시범 서비스'를 실시했고, 이의 성과를 바탕으로 개발한 2세대 'AI 서빙로봇'을 샤부샤부 전문점 '모던 샤브 하우스 광화문D타워점' 등에 선보였다.

KT는 AI 반려로봇‧자율주행 방역로봇 등으로 로봇사업을 전방위 확장한다. 지난해 9월부터 어린이와 고령층을 위한 차세대 'AI 반려로봇(케어로봇)' 개발 및 사업화 중이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광화문 KT 이스트 사옥에서 자율주행 방역 로봇 '캠피온'을 시범 운영했다. 올해 4월에는 광화문 이스트 사옥에서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AI로봇 우편배송 서비스'를 테스트하기도 했다.

이상호 AI·로봇사업단장(상무)은 "KT는 디지코 전환을 목표로 국내 다양한 기업과 협력해 로보틱스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으며, 로봇은 AI 기반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이자 미래 산업혁신의 상징인 만큼 AI 역량을 기반으로 여러 분야에서 기업의 DX 혁신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이 전국 외식 매장에 서빙로봇 보급을 확대했다. 사진은 서빙로봇이 동작하는 모습 [사진=배달의민족]
배민이 전국 외식 매장에 서빙로봇 보급을 확대했다. 사진은 서빙로봇이 동작하는 모습 [사진=배달의민족]

◆ 우아한형제들 '푸드테크'기업으로 진화…'배달로봇'성과 기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서빙로봇, 배달로봇 등 서비스 로봇을 중심으로 로봇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로봇사업실을 마련해 로봇 개발에 착수한 우아한형제들은 이후, 지난 2019년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는 서빙로봇인 '딜리플레이트'를 출시하며 로봇 상용화에 나섰다. '딜리플레이트'는 출시 1년 만인 지난 10월 말 전국 186개 식당에 241대가 도입됐고 현재는 400여대까지 서비스 대수가 늘었다.

이후 실내 배송로봇인 '딜리타워'와 실내·외를 통틀어 모두 배달이 가능한 '딜리Z'를 잇따라 개발하며 배달로봇 쪽으로도 손을 뻗었다. '딜리타워'는 현재 광화문 디타워와 영등포구 주상복합단지인 '포레나 영등포'에 도입돼 실내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딜리Z'는 주상복합단지인 수원 광교 엘리웨이와 광교 호수공원 등에서 실내·실외 배달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시범적으로 이들 로봇을 서비스해 각종 기능을 고도화한 뒤 내년 정식으로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더욱 많은 장소에서 배달로봇이 곳곳을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단순 배달 서비스업체가 아닌 '푸드테크(음식+기술)' 기업을 표방한다.

우아한형제들의 이 같은 비전을 현실화할 핵심 요소가 바로 배달로봇이다. 미래에 배달 앱을 통한 주문 수요가 폭증할 것을 대비, 우아한형제들은 기존 라이더의 배달 효율성을 높이고 일손을 덜기 위해 배달에 투입할 로봇을 개발하기로 했다.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요인으로 예상대로 배달앱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우아한형제들의 배달로봇 사업은 더욱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우아한형제들이 지난 2019년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실내 배달로봇을 통해 테스트한 결과, 주문 1건당 라이더들이 평균 5~10분 정도의 시간을 절약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아파트 등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느라 보통 수 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아파트 내 배송을 로봇에게 맡김으로써 라이더들이 남는 시간을 쪼개 더 많은 배달 건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로봇에 적용되는 기술력을 더욱 고도화하고 전반적인 서비스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업체와 협업을 맺고 있다.

우선 '딜리플레이트'의 모델 중 하나인 '딜리플레이트 L02'는 LG전자의 로봇 '클로이' 기반이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은 LG전자와 업무협약을 맺고 서빙로봇 기능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로 했는데, 그 결과물이 차례로 일선 식당에 공급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와 함께 SK텔레콤과 5G 기반 로봇 배달 서비스 상용화 협약을 체결했고, 한화건설·DL이앤씨·현대엘리베이터 등 건설·엘리베이터 업체들과도 꾸준히 협약을 맺으며 서비스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공동=김문기 기자(moon@inews24.com),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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