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으로 커피 배달해요"…디타워 광화문에 뜬 배민 '딜리타워'


지정된 층으로 알아서 척척…엘리베이터 앞에서도 망설임 없어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19일 서울시 디타워 광화문 지하에 있는 펠트커피. 이곳 앞으로 우아한형제들의 배달로봇 '딜리타워'가 섰다. 카페 종업원이 주문받은 커피를 들고 로봇에 인증번호를 입력하자 로봇 몸체에 있는 선반 문이 열린다.

로봇은 커피를 실은 채 자동으로 움직여 엘리베이터 앞에 선다. 그리고 출입통제시스템(스피드게이트)을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정된 층으로 올라가 한 사무실 입구 앞에서 멈춘다. 로봇이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사무실에서 나온 한 직원이 휴대전화 뒷자리 번호를 누르자 선반 문이 열린다. 종업원이 로봇에 커피를 싣고 로봇이 커피를 주문자에게 가져다 주기까지 3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19일 디타워 광화문을 누비고 있는 우아한형제들 '딜리타워'의 모습. 스피드게이트를 지나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는 과정이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지난 7월 28일부터 광화문 D타워에서 로봇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아한형제들이 사무실 건물에서 배달로봇 서비스를 정식으로 개시한 것은 디타워가 처음으로, 지난 5월 DL이앤씨와 배송 로봇 기술·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협약 석 달 만에 서비스가 개시된 셈이다. D타워는 지하 8층, 지상 24층에 달하는 대형 오피스 빌딩이다.

이날 방문한 D타워에서는 딜리타워 1대가 커피 주문을 받고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이날 D타워에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로봇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부드럽게 주행했다. 시험삼아 앞을 가로막는 등 진로 방해를 해 보니 즉각적으로 이상 움직임을 인식하고 멈춘다. 그러다가 길을 비켜주자 바로 다시 가던 길을 가기 시작한다.

엘리베이터 앞에서도 망설임이 없었다. 엘리베이터 근처에서 신호를 보내면 지정된 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버튼이 저절로 눌러진다. 이후 해당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안으로 들어가 목적지 층에 다다를 때까지 서 있는다. 이후 목적지 층에 도착해 문이 열린 후 다시 주행을 시작해 주문한 사무실까지 무리 없이 커피를 배달했다. 딜리타워 1대가 한번에 운반할 수 있는 음료의 양은 카페의 일반 컵 크기 기준으로 16잔이다. 무게 기준으로는 20kg이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로봇 주행에 큰 문제는 없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로봇사업실 직원 중 1명이 근처에 머무르며 로봇의 상태를 원격으로 살핀다. 이상이 생겼을 경우 직접 로봇의 상태를 체크하러 가기도 한다. 로봇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가 내부 메신저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담당자에게 전달되기에 이상이 생기면 담당자가 바로 알 수 있다.

주문을 받은 카페 종업원이 딜리타워 내 선반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싣고 있다.

현재 우아한형제들이 D타워에서 가동하는 배달로봇은 총 2대다. 이 중 1대가 주로 쓰이고 나머지 1대는 주문량이 많을 경우 예비용으로 사용한다. 현재는 펠트커피에서만 주문이 가능하지만 향후 순차적으로 주문 가게를 늘릴 예정이다. 운영시간 역시 현재는 출·퇴근시간, 점심시간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는 피하고 있으나 차후 점차 늘려 나갈 계획이다.

고원영 우아한형제들 로봇사업실 로봇배달서비스팀 담당은 "D타워에 입주한 여러 점포들과 로봇 도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로봇을 통한 초근거리 배달이 추가적인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씨는 "이를테면 빌딩 12층에 있는데 1층에 있는 가게에 배달의민족을 통해 주문하기는 배달비 문제도 있고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그러한 초근거리 주문에 대한 수요를 로봇이 흡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D타워에서 로봇배달을 할 경우 별도의 배달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사진=우아한형제들]

고씨는 배달로봇에 대한 반응이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라고 언급했다.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혼자 타고 내리는 것 자체를 신기하고 재밌게 여기는 경우도 많고, 업무 등으로 바빠 지하까지 내려갈 수 없는 상황에서 배달을 해 주니 편리하다는 반응도 여럿 있다고 한다. 여기에 매일 로봇배달을 이용하는 고객들까지 생겼다는 것이 고씨의 설명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7년부터 로봇 사업에 착수했다. 이후 딜리플레이트 등 서빙로봇을 시작으로 딜리타워, 딜리Z 등 가게 안팎을 오가며 물건을 배송하는 배달로봇도 선보였다. 서빙로봇의 경우 여러 가게에서 이미 활발히 서비스 중인 반면 배달로봇은 아직 시범 도입 단계다. 지난 2019년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딜리타워 시범 서비스를 진행했고 지난 7월에는 영등포구 주상복합아파트 '포레나 영등포'에 딜리타워 3대를 도입했다.

일단 우아한형제들은 로봇배달 서비스로 단기적으로 수익을 낸다기보다는, 배달로봇을 실제 현장에서 시연함으로써 현재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로봇 배달 서비스를 육성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D타워 입주 가게들은 일반적인 서빙로봇을 대여한 가게들과는 달리 렌털비 등 별도의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도 로봇배달 서비스를 할 수 있다.

기대원 우아한형제들 로봇사업실 브랜드 담당은 "당장의 수익보다는 배달 과정에서의 최적화와 효율화를 위해 이 같은 로봇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선 로봇 배달을 고도화하는 과정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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