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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암모니아로 수소저장·운반→고순도 ‘그린수소’ 뽑아낸다


에너지연, 고효율 암모니아 분해 촉매 반응기 개발

암모니아로 수소를 저장·운반한 뒤 고순도 ‘그린수소’를 뽑아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사진=에너지연]
암모니아로 수소를 저장·운반한 뒤 고순도 ‘그린수소’를 뽑아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사진=에너지연]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수소를 저장하고 운반한 뒤 암모니아에서 그린수소를 뽑아내는 기술이 나왔다. 해외 청정수소를 도입할 때 수소를 저장, 운송하는 수소 캐리어(carrier)가 필요하다.

암모니아는 단위 부피당 수소저장 밀도가 높다. 수소 캐리어로 각광받고 있다. 이후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분리해야 하는데 국내 연구팀이 분해 촉매 반응기를 개발했다. 암모니아로 수소를 저장하고 운반한 뒤 고순도 수소를 추출할 수 있게 됐다.

암모니아는 선박, 발전용 탄소 중립 연료로도 쓰임새가 확대돼 수소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에너지원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수소 캐리어로 고려되는 여러 방법(액화수소, 액상유기화합물 등) 가운데 암모니아는 단위 부피당 수소저장 밀도가 액화수소보다 1.7배 높아 대용량 저장이 가능하다. 상온상압의 조건에서 비교적 쉽게 액화되는 이점이 있다. 이미 국제적으로 운송과 유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그린 암모니아가 탄소 중립의 또 다른 실마리로 떠오르는 가운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수소연구단 정운호 박사 연구팀은 암모니아를 원료로 하는 수소생산용 가압형 암모니아 분해 반응기 핵심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는 온실가스를 저감시킬 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용 측면에서도 다른 친환경 에너지와 비교해 잠재력과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수소 사회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연구에 집중하는 이유이다.

정부도 수소를 탄소 중립 10대 기술로 선정했다. 2030년부터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국내 수소 수요량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CO₂-free 해외 수소 도입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보면 수소공급 목표는 2030년 ‘194만톤/년’, 2040년 ‘526만톤/년’으로 해외 재생에너지와 추출수소-탄소포집활용저장(CCUS) 연계한 CO2-free 청정 수소 수입으로 안정적 수소공급과 온실가스 감축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정수소 공급을 위한 암모니아 분해 기술은 천연가스 개질 방식에 비해 반응온도가 낮아 저가 소재의 반응기 제작이 쉽다. 이산화탄소 포집을 위한 CCS 장치가 추가로 필요치 않아 공정이 단순한 이점이 있어 수소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암모니아로부터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공정은 3단계로 이뤄진다. 우선 암모니아를 고온에서 질소, 수소로 분해한다. 이어 상온에서 미반응 잔류암모니아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PSA(압력변동흡착) 공정에서 수소를 분리해 99.97% 이상의 고순도 수소를 생산한다. 에너지연은 수소생산의 핵심인 암모니아를 질소, 수소로 분해하는 반응기와 촉매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암모니아 분해 반응기는 버너를 중심으로 도넛 모양의 금속구조체 촉매가 채워진 8개의 반응기 튜브에 열이 가해진다. 암모니아는 촉매를 거쳐 수소와 질소로 분해된다. 이때 각 반응기에 동일한 양의 암모니아를 공급하고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연 연구원이 암모니아 분해반응기의 밸브와 센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에너지연]
에너지연 연구원이 암모니아 분해반응기의 밸브와 센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에너지연]

연구팀은 자체 설계한 암모니아 분배기를 이용해 각 반응기에 암모니아를 균일하게 공급하고, 버너와 반응기의 간격과 위치 등 다양한 변수에 대한 실험을 통해 암모니아가 분해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도출했다. 이와 함께 반응을 통해 분해된 고온의 분해가스는 열교환시켜 원료인 암모니아를 예열하는 데 다시 이용해 분해 효율을 향상시켰다.

구기영 수소연구단 박사는 침전법을 기반으로 액상에 담긴 금속구조체 표면에 나노 촉매를 직접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암모니아 분해 성능은 유지하면서 고가의 귀금속 사용량을 상용 촉매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절감한 금속구조체 촉매 기술을 국산화했다.

암모니아에서 생산된 수소는 앞으로 수소충전소에서 수소전기차에 공급하는 것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3단계의 공정을 거친 고순도 수소를 현대자동차(공동연구기관)의 수소전기차 넥소 스택에 공급해 50시간 동안 20kW의 전력이 안정적으로 생산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책임자인 정운호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고효율 암모니아 분해 촉매 반응기 기술을 통해 그린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해외에서 암모니아 형태로 청정수소를 수입할 때 개발한 기술로 경제적 수소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박사는 “특히 암모니아 수소 캐리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호주,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두고 있어 대용량 실증만 완료된다면 국내기술의 해외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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