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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폭동에 수백억 피해"…LG전자, 아프리카시장 공략 급제동


현지 생산라인 전소에 인력 재배치·생산 지속 여부 두고 고민…시장 확대 제동

LG전자는 남아공 현지 소요 사태로 더반 산업단지에 있던 공장이 전소해 수천만 달러(수백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사진=LG전자 동아프리카 트위터]
LG전자는 남아공 현지 소요 사태로 더반 산업단지에 있던 공장이 전소해 수천만 달러(수백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사진=LG전자 동아프리카 트위터]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전자가 지난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생한 폭동으로 대규모 피해를 입으면서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급제동이 걸렸다. 시장공략의 전략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시장 성장성을 보고 아프리카 지역에 신규 매장을 오픈하며 영역 확장에 속도를 높여왔지만 남아공 생산 기지가 소멸되면서 차질을 빚는 모양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남아공 현지 소요 사태로 더반 산업단지에 있던 공장이 전소해 수천만 달러(수백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생산시설과 물류창고의 자산 가치, 재고 등을 고려하면 피해액이 이보다 더 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물적 피해에 관해서 보험 처리를 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피해 규모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파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남아공 폭동으로 피해 입은 LG전자 더반 공장 [사진=코트라]
남아공 폭동으로 피해 입은 LG전자 더반 공장 [사진=코트라]

LG전자는 지난해 1월 아프리카 지역 내 수출 확대를 노리고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있던 TV 및 모니터 생산공장을 더반 지역으로 옮겼다. 더반 공장은 초기 투자만 2천만 달러(약 230억원) 규모로, 1개 생산 라인에서 액정표시장치(LCD) TV와 모니터를 생산해 남아공 현지와 인근 지역에 판매해 왔다. 연간 생산 규모는 5천만 달러(약 573억원)로, 근무 인원은 약 100여 명이다.

LG전자는 이번 일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물적 피해는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공장 전소로 인해 생산 인력들이 모두 일자리를 잃어 인력 재배치 문제를 두고도 난감해진 상태다.

이에 일각에선 LG전자가 현지 사업을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요하네스버그에는 판매 담당 조직이 남아 있는 상태로, 이번 일에 따른 현지 시장 철수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는 다른 나라에서 들여와 현지에 판매하던 생활가전처럼 TV·모니터도 당분간 동남아 등에서 생산된 제품을 현지서 판매할 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TV와 모니터를 현지에서 만들어 판매를 하다 이번 일로 LG전자의 사업 방식에 갑작스런 변화가 생겼다"며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방식을 계속해야 할 지, 다른 나라에서 제품을 들여온다고 하면 어느 국가의 공장에서 가져와야 할 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번 일로 LG전자의 아프리카 시장 공략 확대 움직임에 급제동이 걸렸다고 평가했다. LG전자는 최근 판매 법인을 늘리고 케냐,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내 다양한 국가에 가전 매장을 오픈하며 시장 확대에 의욕을 보였다. 최근에도 동아프리카 4개국을 중심으로 신규 점포를 오픈했고, 기존 매장 20여 곳을 대상으로 보수 공사도 진행했다.

김사녕 LG전자 케냐법인장은 "지난 몇 년 동안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꾸준히 사업을 확대해 왔다"며 "오픈 예정인 매장들은 신기술과 제품에 대한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으며 동아프리카 지역 매출을 책임질 핵심 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 아프리카에만 남아공, 이집트 등 2개의 생산법인과 6개의 판매 법인을 갖고 있다. 남아공 법인은 지난 2019년 흑자 전환한 후 지난해에는 흑자 폭이 더 커져 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총자산도 1천33억원으로 불어났던 상태였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남아공 법인에서 생산된 TV와 모니터를 아프리카 다른 지역으로 수출하려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일로 LG전자의 아프리카 시장 강화 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생긴 듯 하다"고 밝혔다.

남아공 폭동으로 삼성전자도 수천만 달러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남아공 폭동으로 삼성전자도 수천만 달러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또 이번 남아공 폭동으로 삼성전자도 적잖은 피해를 입으면서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분기 가전부문 실적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도 콰줄루나탈주에 있는 물류창고가 약탈 피해를 입었을 뿐 아니라 불에 탄 것으로 알려져 피해 규모가 수천만 달러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트라 관계자는 "더반 산업단지 내 위치한 LG전자의 공장은 전소됐고, 삼성전자의 TV 및 가전제품 물류창고에도 약탈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며 "TV, 에어컨 등 고가 제품들이 다수 도난당하면서 기업의 경제적 피해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흥국의 코로나 재확산, 원자재 및 부품 가격 강세, 물류비 부담 등으로 실적 압박을 받고 있던 국내 가전업계가 남아공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됐다"며 "각 사별 3분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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