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인터뷰] '구글 인앱결제' 창작자에게 직접 물었다…"사다리 걷어차기"


웹소설 작가 3인 "구글 갑질 방지법, 하루빨리 통과돼야"

지난 15일 아이뉴스24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웹소설 작가들은 구글의 인앱결제가 의무화될 경우 웹소설 업계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날 인터뷰에 참가한 웹소설 작가들의 필명은 각각 '공대', '주니글왕', '한얼23'으로 모두 네이버·카카오 등에 완결작이 전재돼 있다. 이 중 '공대', '한얼23' 작가는 전업 웹소설 작가로 활동 중이며 '주니글왕' 작가는 직장을 다니면서 글을 쓰고 있다. 작가들의 요청으로 얼굴은 공개하지 않는다.
지난 15일 아이뉴스24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웹소설 작가들은 구글의 인앱결제가 의무화될 경우 웹소설 업계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날 인터뷰에 참가한 웹소설 작가들의 필명은 각각 '공대', '주니글왕', '한얼23'으로 모두 네이버·카카오 등에 완결작이 전재돼 있다. 이 중 '공대', '한얼23' 작가는 전업 웹소설 작가로 활동 중이며 '주니글왕' 작가는 직장을 다니면서 글을 쓰고 있다. 작가들의 요청으로 얼굴은 공개하지 않는다.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오는 20일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이하 구글 갑질 방지법)' 통과 여부 논의를 위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과방위) 안건조정위원회가 개최되는 가운데, 웹툰·웹소설 협·단체들은 지난 6월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 시한이 다가오자 연달아 성명서를 내고 구글 갑질 방지법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국회는 구글이 오는 10월부터 웹툰·웹소설 등 디지털 콘텐츠 결제에 대해 구글을 통한 결제를 의무화하기로 한데 대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로 판단, 법적으로 인앱결제 의무화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

주요 협·단체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구글의 일괄적인 인앱결제가 현실화돼 수수료 30% 부담이 의무화되는 데 대한 업계의 위기의식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것.

이런 가운데 현장에서 불철주야 일하고 있는 웹소설 작가들은 그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이 법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15일 본지 인터뷰에 나선 작가들은 거듭 목소리를 높여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는 웹소설 생태계 전반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작가들의 요청으로 실명이 아닌 필명으로 진행했다.

◆구글 인앱결제, 신인 작가에게 특히 '충격'…"생태계 전반 악영향 우려"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가 현실화되면 플랫폼사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30%의 수수료를 구글에 지불해야 한다. 이전까지는 다른 결제수단을 사용하면 보다 낮은 수수료가 적용될 수 있었지만 의무화 이후에는 불가능하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 이후 현재 100원 수준인 웹소설 이용권 가격이 3~40%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가격 인상에 따라 이용자들의 웹소설 구매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작가들은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가 현실화될 경우 특히 신인 작가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공대' 작가는 "지금도 겨우 버티고 있는 웹소설 작가들이 꽤 많은 것으로 아는데, 작가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줄어들고 이용자 수도 줄어든다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 떠나게 될 것"이라며 "시장 안착에 성공한 기성 작가들이야 당장 떠나지는 않겠지만 결과적으로 신인 작가들의 이탈과 작가 유입 감소에 따라 전체적인 웹소설 작가 층이 얇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흐름은 결국 업계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작가들의 설명이다. 웹소설 시장이 커지면서 10·20대에 걸친 젊은 층들이 독자로 많이 유입됐다. 젊은 작가들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이들의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작품을 많이 썼고 그러면서 꾸준히 독자들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한얼23' 작가는 "작가들도 자기가 살아온 경험과 그간 보고 읽었던 콘텐츠 등에 기반을 두고 상상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연령대의 작가가 필요하다"며 "특히 젊은 작가들이 트렌드를 많이 이끌고 있는데 이들이 업계를 떠나게 되나면 자칫 시장 전체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신인 작가들의 불안감이 실제로도 크게 느껴진다고 이들은 말했다.

'한얼23' 작가는 "같이 작업을 하는 후배 작가가 구글의 인앱 결제로 인해 이용권 가격이 오르는 데 따른 부작용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한다"며 "첫 작품이 나름대로 흥행을 거두는 데는 성공했지만 앞으로 이런 문제 때문에 직접적으로 생계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고민이 크다"고 언급했다.

'주니글왕' 작가 역시 "대부분의 작가들이 이런 상황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지만 아무래도 작가 개인이 직접 나서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밖으로 말을 많이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조사에 따르면 출판·만화·게임·음악 등 콘텐츠 산업분야 종사자 중 35세 미만의 비율이 60%에 이르며 이 중 다수는 창작자들이다. 웹소설 산업도 예외는 아니라 특히 고등학생·대학생 작가들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한얼23' 작가는 "신인 작가들이 단계별로 성장해서 지속적으로 수익을 얻어야 하는데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는 여기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그야말로 흔히 얘기하는 '사다리 걷어차기'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키다리스튜디오에서 열린 '웹툰·웹소설업계 현장 간담회'에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웹툰·웹소설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키다리스튜디오에서 열린 '웹툰·웹소설업계 현장 간담회'에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웹툰·웹소설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작가와 플랫폼·CP는 '파트너'…"힘 합쳐 대응해야"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는 작가뿐만 아니라 웹소설 플랫폼 및 플랫폼과 작가를 연결시켜 주는 에이전시(CP)들에게도 광범위하게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이들에게 돌아가는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큰 데다가, 이용권 가격 인상이 현실화돼 전체적인 웹소설 시장이 쪼그라든다면 추가적인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작가와 플랫폼, 에이전시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짚었다. 에이전시가 자신들이 발굴한 작가들을 플랫폼과 연결하면, 플랫폼은 작가와 계약을 맺고 그 작가의 작품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프로모션해준다. 플랫폼 차원에서 신인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자체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콘텐츠 제공자인 웹소설 작가가 좋은 작품을 많이 쓰고 이들로 인해 수익이 발생할 경우 이를 통한 이익은 작가는 물론 플랫폼과 에이전시에게도 고루 돌아가는 것이다.

'공대' 작가는 "작가와 플랫폼, 에이전시는 그야말로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며 "웹소설 시장 성장에 작가들도 크게 공헌했지만 플랫폼과 에이전시의 공도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따로 떨어져 생각할 수 없는 만큼 이번 구글 인앱결제 이슈와 관련해서도 이들이 다 함께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작가들의 생각이다.

 [사진=아이뉴스24 DB]
[사진=아이뉴스24 DB]

그런 점에서 최근 웹소설 업계에서 불거진 리디북스의 수수료 수익 정산 방식 변경 공지에 대해서는 유감스럽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리디북스는 최근 콘텐츠 제공 파트너들에게 앱 마켓 수수료를 제외한 매출에서 정산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즉 앞으로는 전체 매출 중 30%를 뗀 가격에서 리디북스와 수익 배분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 경우 작가들과 에이전시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공대' 작가는 "당면한 문제에 대해 플랫폼 업체들도 웹소설 생태계를 이루는 파트너로서 힘을 보탰으면 하는데 이러한 얘기가 나온 부분은 다소 아쉽다"고 언급했다. '주니글왕' 작가는 "이런 일이 벌어질 경우 플랫폼 입장에서는 그냥 작가들에게 돌아가는 몫을 줄이는 것이 가장 쉬운 선택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문제 역시 결국 구글이 인앱결제 강제를 밀어붙였기 때문에 불거졌다는 것이 작가들의 견해다. 그만큼 구글의 이번 조치로 인한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얼23' 작가는 "리디북스가 그런 결정을 했다고는 하지만 결국 따지고 보면 구글에 비하면 상대적 약자 아닌가"라며 "애초에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하며 그런 점에서 마냥 리디북스에게만 돌을 던질 수는 없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구글 갑질 방지법 통과로 구글의 횡포 막아야"

'공대' 작가는 지난달 7일 '웹소설 생태계를 파괴하는 구글의 독점적 횡포를 막아 달라'는 제목으로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했다. 해당 청원은 1만6천명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

청원에서 '공대' 작가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시 웹소설 작가가 창작으로 생업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상황에 빠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구글의 횡포가 웹소설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 같았다"며 작가들 사이에서는 우려가 많았는데 우리끼리만 얘기하면 묻힐 것 같아 국민청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구글이 지난달 자사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디지털 콘텐츠 인앱결제 수수료를 15%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이는 '물타기'에 불과하다는 것이 작가들의 생각이다.

'한얼23' 작가는 "수수료 인하는 일시적으로 몸을 낮추는 것에 불과하다"며 "애초에 구글 인앱결제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것인데 이를 이용해서 다시 수수료를 올릴 수도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렇기에 이들은 국회가 빠른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작가들은 "이번 기회가 아니면 자칫 내년 대통령 선거 등으로 인해 관련 이슈가 휩쓸릴 수 있다고 본다"며 "여야를 떠나, 진영을 떠나 어떻게든 빨리 구글 갑질 금지법을 통과시켜 국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인터뷰] '구글 인앱결제' 창작자에게 직접 물었다…"사다리 걷어차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