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나비가 추운 북극에서 살아남은 수수께끼가 풀렸다. 나비는 온도변화에 민감한 곤충 중 하나이다. 최근 지구 가열화(Heating)로 전 세계적으로 나비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극은 특히 지구의 다른 지역보다 지구 가열화 속도가 2~3배 빠른 것으로 과학적 데이터가 지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극에 사는 나비의 경우도 생존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극지연구소(소장 강성호)는 북반구 고위도에 사는 나비가 생존에 필요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근적외선 영역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전략을 취했다고 15일 발표했다.
곤충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지 못하는데, 이는 여름에도 평균 기온이 섭씨 10도에 불과한 고위도 북극에서 생존을 어렵게 하는 조건이다.
극지연구소 이원영 박사, 목포대 강창구 교수 연구팀은 런던 자연사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럽 나비 표본 343종의 사진, 기후 데이터를 분석해 기온과 강수량에 따른 나비 표면의 반사도를 확인했다.
나비는 지중해 연안(위도 34도)부터 고위도 북극(위도 70도)에 이를 정도로 분포 지역이 넓어서 기후 요인이 동물의 표면색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에 알맞은 종으로 꼽힌다.
분석 결과, 고위도 추운 곳에 사는 나비일수록 표면의 반사도가 낮았다. 태양 에너지의 흡수량을 늘려서 체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더운 지역에서는 반사도를 높여서 체온을 낮추고 있었다.
반사도의 차이는 가시광선보다 근적외선 영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눈으로 구별할 수 있는 가시광선 영역에 머물렀던 기존 연구와 달리, 빛의 파장대를 적외선 영역까지 확장해 반사도 변화를 측정했다. 근적외선이 체온 조절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을 찾아냈다.
부위별로 살펴보면, 혈액순환과 비행 등 나비의 핵심 신체 기능이 몰려 있는 몸통(가슴, 배)과 날개 인접 부위에서 기온에 따른 반사도 변화가 잘 관찰됐다. 연구팀은 스스로 체온 조절이 가능한 포유류나 조류 등 항온 동물에서도 이와 비슷한 시스템이 작동하는지 연구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결과는 ‘Ecology Letters’ 온라인판에 6월 실렸다.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 강창구 목포대 교수는 “표면의 반사도를 낮춰서 체온을 지켜낸 극지 곤충들에게 최근 급격한 북극의 온난화는 생존을 위협하는 새로운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북극 생태 연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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