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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감정평가사, 직접 프롭테크 시장 진출…판 뒤집힐까


태평양감정평가법인, 직접 프롭테크 시장 진출…업계 첫 사례

랜드바이저 모습 [사진=태평양감정평가법인]
랜드바이저 모습 [사진=태평양감정평가법인]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감정평가사가 직접 프롭테크(Proptech) 시장에 뛰어들면서 감정평가업계에 파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감정평가가사들은 빅밸류 등 프롭테크 기업들이 유사감정평가 행위를 하고 있다며 반발하며 '제2 부동산 타다' 사건으로 불릴 정도로 사회적 갈등이 격화된 상태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고 판단한 감정평가사들이 직접 온라인 시세추정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이로써 다른 감정평가법인들도 자체 시세추정 플랫폼을 갖출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대형감정평가법인이 업계 최초 온라인 시세조회 서비스 론칭

14일 감정평가업계에 따르면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은 지난 12일 전국 모든 부동산에 대해 온라인으로 시세를 조회할 수 있는 웹서비스 '랜드바이저(Landvisor)'를 론칭했다. 감정평가법인이 직접 웹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은 전국 15개 본지사에 약 200여 명의 감정평가사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 감정평가법인이다. 프롭테크 시대를 맞아 사내 R&D팀을 설립해 3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부동산 자동평가모형(P-AVM, PacificAutomated Valuation Model)을 특허 출원하고 서비스를 론칭했다.

랜드바이저 서비스는 연간 350만건의 실거래 데이터뿐만 아니라, 감정평가법인이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탁상감정 정보 50만건을 추가적으로 활용해 모형의 정확성을 개선했다. 서비스 제공범위는 전국 모든 부동산으로, 거래가 많지 않은 비도시 지역까지 추정시세를 제공한다.

아울러 공동주택이나 단독주택에 국한되었던 기존 시세추정 서비스의 약점을 보완했다. 데이터가 부족해 추정시세를 산정하지 못하는 경우 감정평가법인에 탁상감정을 문의할 수 있도록 했다. 시세추정 외에도 건물 입면도, 유사 매매사례 비교, 취득세, 중개등기비용, 양도세 계산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은 향후 해당 서비스를 종합 부동산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감정평가사는 물론, 공인중개사와 법무사, 세무사 등과도 연계해 부동산 적정가 산정부터 부동산 취득, 세금 산정, 중개 등 부동산 일련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랜드바이저 메인화면 모습 [사진=태평양감정평가법인]
랜드바이저 메인화면 모습 [사진=태평양감정평가법인]

◆ 감정평가 프롭테크 시장 파장 예고…다른 법인도 진출하나

온라인 시세추정 서비스는 지난 2016년부터 빅밸류(로빅), 공감랩(하우머치), 4차혁명(밸류쇼핑), 랜드북, 공간의 가치 등 많은 프롭테크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는 분야다. 특히 감정평가사들은 이들 프롭테크 기업들이 유사감정평가 행위를 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감정평가사협회는 지난해 5월 빌라 시세 자동산정 서비스를 진행한 부동산 빅데이터 기업 빅밸류를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발했다. 빅밸류는 시세 산정이 어려운 빌라의 시세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통해 자동산정했다.

감정평가사협회는 이를 유사 감정평가 행위로 보고 고발했다. 반면, 빅밸류는 해당 서비스가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 규제 샌드박스 기업으로도 선정됐으며 국토교통부로부터 법적 문제가 없다고 유권해석까지 받았다고 맞섰다.

경찰은 지난 5월 빅밸류를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하면서 '신사업'이 판정승을 거뒀지만, 감정평가사협회는 추가 법적검토를 검토 중이다. 감정평가협회 관계자는 "현재 법무법인과 추가대응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감정평가사협회는 오는 15일 감정평가법인들과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장을 만든다.

오성범 태평양감정평가법인 감정평가사는 이날 통화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함에 따라 프롭테크들과 맞서는 것이 아닌, 오히려 전문성을 지닌 감정평가법인들이 직접 시장에 진출해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며 "소비자의 정보탐색 비용을 낮춰 시장을 동반성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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