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젠투파트너스(Gen2 Partners)가 운용한 파생결합증권(DLS), 이른바 '젠투펀드'의 환매 중단 기한이 또다시 미뤄지면서 장기전에 돌입했다. 증권사는 물론이고 은행 등 대부분 판매사들의 환매 중단 기한이 1년간 추가 연장됐다.
환매 중단 기한의 연장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지만 투자금을 회수할 길이 보이지 않는 투자자들은 판매사들로부터 한국투자증권과 같은 100% 투자금 보상을 바라고 있어 앞으로 판매사와 투자자들 사이에 갈등이 첨예해질 것으로 보인다.
◆ 신한금융투자 이어 우리·하나은행 등 은행권 판매사들도 환매 중단 기한 1년 연장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에 이어 다른 증권사들과 은행 등 젠투펀드 판매사들 대다수의 환매 중단 기한이 각각 1년씩 연장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당행도 지난 7일 오후에 자산운용사로부터 환매연장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판매사들 다 같은 상황"이라며 "젠투 측으로부터 1년 환매 연장 요청 공문 수령했다"고 말했다.
지난 5일은 하나은행,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의 젠투펀드 환매 중단 만료 기일이었다. 오는 9일에는 신한금융투자와 키움증권, 16일에는 우리은행이 만료된다.
고객들에게 전달된 안내문에 따르면 젠투는 "환매가 재개되면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으로 펀드의 순자산(NAV)이 단기간에 급격히 줄어 프라임브로커와 약정을 비롯한 펀드가 체결한 계약들이 해지된다”고 밝혔다.
이어 "환매가 재개된 후 펀드가 단기간 내에 유동성이 부족한 보유자산의 상당 부분을 매각하려고 한다면, 이를 이용하려는 펀드의 거래상대방 때문에 펀드 보유자산 가치의 하락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 결과 펀드에 마진콜도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무질서한 청산의 위험을 가중시킬 것이며, 결과적으로 펀드에 더 큰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전했다.
◆ 답답한 투자자들 "한국투자증권처럼 100% 투자금 보상하라…젠투펀드는 사기"
환매 중단 기한의 연장으로 젠투펀드 판매와 투자자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판매사들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 노력한다지만 환매 중단 연장외에는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젠투펀드 판매 규모가 가장 큰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소비자보호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다"라며 "다만 젠투 측에서도 환매가 펀드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되면 환매 중단 연장 기한 만료일 이전이라도 환매를 진행하겠다고 통지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젠투펀드를 취급한 판매사들이 증권사, 은행 등 여러 곳인데다 각 회사마다 판매 규모도 다르기 때문에 각 금융사들의 부담감도 다르다. 특히 선배상 등 어떤 준비를 한다고 해도 사안에 따라서는 법적 문제와 각 판매사들의 이사회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기약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판매 규모가 1조원에 달하는 젠투펀드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다음으로 피해 규모가 크다. 특히 젠투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신한금융투자로 4천200억원에 달한다. 이어 삼성증권 1천451억원, 우리은행 902억원, 하나은행 428억원, 한국투자증권 179억원 순으로 판매액이 많다. 이외에도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자기자본 3천105억원, 542억원을 투자해 모두 환매 중단됐다.
이에 고객들은 투자금의 100%를 환급을 요청하고자 필요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젠투펀드 투자자는 "지점 프라이빗뱅커(PB)들은 젠투와의 진행상황 경과를 알 수 없다고만 한다"며 "젠투펀드는 불완전판매가 아니라 사기나 다름없어 신한금융투자 내부에서 해결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한국투자증권처럼 100% 투자금 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판매사에 문의를 계속하고 있는데 향후 항의 방문 등을 고민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젠투파트너스는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과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등을 거친 신기영(Kyle Shin) 대표가 설립한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로 알려져 있다. 젠투파트너스가 운용중인 채권형 펀드는 주로 파생결합증권(DLS) 형태로 '젠투 스피드업 DLS' '젠투 우리코코 DLS' '젠투 KP USD DLS' '삼성 클럽 A펀드' 등이 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