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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LF그룹, 무리한 사업 확장 '독' 됐나…"완전 자본잠식 자회사 9개"


자회사 39개 중 9개 완전자본잠식…19개 당기순손실 기록

LF푸드의 시푸드 뷔페 레스토랑 마키노차야의 도시락 배달 서비스 제품 [사진=LF]
LF푸드의 시푸드 뷔페 레스토랑 마키노차야의 도시락 배달 서비스 제품 [사진=LF]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패션 기업에서 토탈라이프스타일 기업을 표방하며 사업을 확장한 LF 그룹의 자회사들이 대거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자본잠식은 순자산(자본)이 자본금보다 더 적은 상태로 상장기업이라면 자본금이 전액 잠식된 기업은 관리종목 지정 없이 즉시 상장 폐지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패션 리딩기업 LF의 자회사 5분의 1 가량이 영업적자 등으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회사 39개 중 9개 정도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회사가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해나가는 상황에서 일부 기업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LF는 지난 몇 년간 패션 기업을 넘어선 토탈라이프스타일 기업을 표방하며 식품, 미디어, 부동산 사업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진행했는데 일부 계열사 부진이 그대로 그룹에 영향을 끼치며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 금융·부동산·식품으로 사업 확대한 LF…"일부 사업 수익성 떨어져"

LF(구 LG패션)는 과거 LG상사에서 분할돼 설립된 회사로 종합 라이프스타일 기업을 표방하기로 하면서 지난 2014년 LF로 사명을 변경했다. LF는 지난해 기준 매출액 규모 1조 6천104억원으로 삼성물산 패션 부문과 함께 패션 대기업으로 손꼽힌다.

패션 시장이 정체되자 LF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했다. LF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LF는 연결대상 자회사가 39개(계열회사 44개)에 달한다. 식품회사는 물론 금융사업, 식품회사까지 다양하며 모두 비상장회사다.

LF 매출은 패션이 약 75%, 금융 10%, 나머지 식품 및 기타사업이 15%를 차지한다. 패션을 제외한 부가사업 매출이 25% 정도인데 대부분 수익성이 떨어진다.

지난해 이들 계열사가 올린 매출은 6천142억원, 당기순이익 1천817억원이다. 금융사업 부문 부동산 신탁회사인 코람코자산신탁(운용)을 제외하면 4천640억원, 순손실은 188억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도 사정은 비슷하다. 코람코를 제외한 1분기 매출액은 1천250억원, 순손실도 2억원 수준이다.

또한 자회사 중 9개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계열사(지난해 기준)는 패션 부문 ▲폴라리스(Polaris S.R.L, -52억 5천만원), ▲라푸마(-7천600만원), ▲케이엔이글로벌(-21억 5천600만원), 미디어 부문 ▲동아티브이(-38억 7천900만원), ▲아누리 (20억 6천400만원), 인니 법인 ▲시나르가야 부사나(Sinar Gaya Busana, -12억 4천만원) 등이다.

또한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회사도 LF푸드, 폴라리스, 퍼블리크, 모노링크, 글로벌휴먼스, 아누리, 이에르로르코리아, 네이쳐푸드 등 19개에 달한다.

LF CI [사진=LF]
LF CI [사진=LF]

◆ 식품사업 힘 쏟았지만, 코로나19에 휘청…아픈 손가락된 '식품 사업'

특히 식품과 외식사업에 투자를 늘렸지만 결과는 묘연하다. LF는 지난 2007년 100% 출자해 LF푸드를 설립한 뒤 씨푸드 뷔페 마키노차야를 인수하고 라멘 레스트랑 하코야를 론칭하며 식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단순 외식을 넘어 식자재 유통에서부터 베이커리, 주류수입 업체 등 크고 작은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덩치를 키웠다. 전체 자회사 중 식품 부문은 LF푸드를 비롯해 식품 도소매업 에프엠인터내셔날, 식료품 수입대행 화인에프앤드비 등 약 7개다.

그 중 자본잠식이 된 식품 자회사가 3개다. 주류 도매 업체 ▲인덜지(-19억 1천500만원), 외식 부문 ▲퍼블리크(-28억 8천800만원), ▲엘티엠푸드(-17억 5천만원) 등이 적자가 늘어나면서 자본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무리한 사업 확장이 독이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LF는 최근 사업을 개시한지 얼마되지 않은 회사를 빠르게 매각하기도 했다. 실제 자회사 인덜지의 수제맥주 사업부문은 120억원에 매각됐고 음원 유통 자회사인 케이앤씨뮤직은 440억원에 매각됐다. 인덜지, 케이앤씨뮤직는 각각 최초 지분 취득 후 4, 5년 밖에 지나지 않은 사업이다.

LF 한 관계자는 "최근 자회사 인덜지 수제맥주 사업 등 일부 자회사 사업을 매각하며 재무 건전성을 높혀가려고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새롭게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으로 봐주면 좋겠고 재무제표상으로는 안 보이는 부분도 많기에 좀 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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