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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해외에 세금 더 낸다…디지털세 합의에 재계 '우려'


10월 G20 정상회의서 최종 합의 거쳐 2023년 발효…최소 15% 이상 최저한세율 도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주요 20개국(G20) 포괄적 이행체계(IF)는 지난 1일 제12차 총회를 열어 매출발생국에 과세권을 배분(필라1)하고 글로벌 최저한세율을 도입(필라2)하는 핵심내용에 대한 합의를 추진했다. [사진=아이뉴스24 D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주요 20개국(G20) 포괄적 이행체계(IF)는 지난 1일 제12차 총회를 열어 매출발생국에 과세권을 배분(필라1)하고 글로벌 최저한세율을 도입(필라2)하는 핵심내용에 대한 합의를 추진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전자기업들의 법인세 일부가 앞으로 해외로 유출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업들이 오는 2023년부터 해외에 디지털세를 내게 되면서 국내에 내던 세금 일부를 해외 사업장에 배분하기 때문이다. 다만 글로벌 최저 법인세는 최소 15% 이상으로 정해 조세피난처를 통한 조세 회피를 막기로 했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주요 20개국(G20) 포괄적 이행체계(IF)는 지난 1일 제12차 총회를 열어 매출발생국에 과세권을 배분(필라1)하고 글로벌 최저한세율을 도입(필라2)하는 핵심내용에 대한 합의를 추진했다.

현재안은 IF 139개국 중 9개 국가가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지지를 얻어 이번에 공개됐다. 합의안은 오는 10월 G20 정상회의에서 최종 합의를 거쳐 2023년 발효를 목표로 한다.

이에 경제계는 OECD가 발표한 디지털세 합의 추진안이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시장소재지국 과세권한 강화는 당초 디지털서비스 기업의 조세회피 방지 목적을 위해 논의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합의 추진안은 사실상 모든 업종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조세회피 행위와 무관한 정상적인 기업활동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글로벌 최저한세 역시 국가 간 건전한 조세경쟁을 제한하는 것으로 기업의 자유로운 투자활동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이에 따라 조세회피행위 방지를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써 제한적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OECD가 향후 디지털세 관련 세부 기준 결정 과정에서 민간 경제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세는 다국적기업이 해외에 고정사업장을 운영하지 않더라도 매출이 발생한 곳에 세금을 내도록 하는 방안이다. 디지털세 과세 논의는 크게 필라(Pillar)1과 필라2의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필라1은 규모가 크고 이익률이 높은 다국적 기업들이 본국뿐 아니라 시장 소재지국에도 세금을 내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글로벌 이익 중 통상이익률 10%를 넘는 초과이익의 20∼30%에 해당하는 이익에 대해 시장소재국들에 과세권을 준다. 이는 한 기업의 이익률이 15%라고 가정할 경우 기준치를 웃도는 초과이익 5%분의 20~30%를 시장소재국들이 배분지표에 따라 나눠 과세하는 방식이다. 다만 채굴업, 규제 대상 금융업 등 일부 업종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삼성전자는 사실상 '필라(Pillar)1' 대상 포함이 확정됐다. 적용 대상을 연결매출액 약 27조원 및 이익률 10%로 정한 상태로, 삼성전자는 이를 훌쩍 뛰어 넘는다는 해석이다. 매출액이 200조원 가량으로 크고 이익률도 휴대폰, 반도체 업종 특성상 통상 10%를 상회한다는 점 때문이다.

SK하이닉스도 이번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 매출액은 30조원 가량으로 대상 기준인 27조원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익률과 매출액 변동성 때문에 아직까지는 예단하기 힘든 상태다.

디지털세 도입 정책토론회 [사진=아이뉴스24 DB]
디지털세 도입 정책토론회 [사진=아이뉴스24 DB]

매출은 재화·서비스가 사용·소비되는 최종 시장소재국으로 귀속된다. 최종 사용·소비국 판정이 쉽지 않은 B2B 거래 등 특수한 거래의 매출귀속 기준은 추후 정립할 예정이다.

또 필라1에 의해 배분된 과세권 관련 분쟁은 의무적·강제적 분쟁해결 절차로 조정된다. 각국은 이 결과에 귀속된다. 필라1 도입 시 기존 디지털서비스세 및 유사 과세 등은 폐지를 검토한다.

필라2에 대해서는 국내 법인세율 수준(최고세율 25%)을 고려할 때 15% 수준의 최저한세율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필라2는 기업이 자국에 본사를 두고 세율이 낮은 다른 나라에 자회사를 둬 조세 부담을 회피하는 경우 자국에서 추가로 세금을 걷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고세율이 25%인 국내 법인세율 수준을 고려할 때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한국의 글로벌 기업 유치에는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디지털세가 도입되면 세수손익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 필라1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일부 기업의 글로벌 이익 일부가 해외로 배분되며 세수가 감소할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 역시 구글, 애플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과세권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최저한세는 조세피난처 등을 활용한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를 차단하려는 국제적 노력으로, 한국도 이에 적극 동참할 필요가 있다"며 "필라2에 따라 시행 초기에는 세수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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