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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코로나19, 코 안 '섬모세포'에서 시작된다


IBS 연구진, 코로나바이러스 최초 감염 및 증식 표적부위 규명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코로나바이러스는 코로나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해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돕는 '수용체' 단백질에 의해 감염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ACE2, TMPRSS2, Furin 이 이러한 코로나바이러스 수용체 단백질이다. 즉 이들 단백질을 가진 세포만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 인체에 침투, 감염되는 신체부위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상기도 조직(호흡계의 상부: 비강, 인두, 후두, 기관지)을 통해 감염된다고 알려졌을 뿐 정확한 표적 부위는 불분명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 고규영 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과 전북대학교 감염내과 이창섭 교수 공동연구팀은 코로나바이러스의 복제 순간을 최초로 포착하고 초기 감염 및 증식의 주요 표적이 비강(코 안) 섬모상피세포임을 규명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초기 감염 표적을 처음으로 밝힌 이 연구결과는 2일 오전 2시 세계적 의학연구학술지인 임상연구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비강 섬모상피세포 첨단부에서 다량 존재하는 코로나바이러스 ACE2 수용체 단백질. (A)인간 상기도의 상피는 비강 대부분을 이루는 호흡상피, 비인두부 이행부를 구성하는 이행상피, 구강 및 인두 대부분을 이루는 편평상피로 나뉜다. 연구진은 대표적인 코로나바이러스 수용체인 ACE2가 비강 호흡상피 표면에서만 다량 존재함을 확인했다. (B)그중에서도 섬모세포의 첨단부, 즉 공기와 맞닿는 최상반부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사진=IBS]
비강 섬모상피세포 첨단부에서 다량 존재하는 코로나바이러스 ACE2 수용체 단백질. (A)인간 상기도의 상피는 비강 대부분을 이루는 호흡상피, 비인두부 이행부를 구성하는 이행상피, 구강 및 인두 대부분을 이루는 편평상피로 나뉜다. 연구진은 대표적인 코로나바이러스 수용체인 ACE2가 비강 호흡상피 표면에서만 다량 존재함을 확인했다. (B)그중에서도 섬모세포의 첨단부, 즉 공기와 맞닿는 최상반부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사진=IBS]

◆코로나바이러스는 비강상피세포에서부터 복제·증식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수용체 단백질과 결합해 세포 내로 침투한다. 단백질들이 바이러스의 침입 경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단백질의 정확한 분포 파악에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코로나19 환자 대부분이 진단 시점에 이미 일차적 바이러스 감염·증식이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초기 감염 기전 파악이 더욱 어려웠다.

연구진은 실제 코로나19 초기 환자로부터 얻은 정확한 검체를 다양한 실험기법을 적용해 분석함으로써 기존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진은 ACE2·TMPRSS2·Furin 수용체 단백질이 코 안 섬모세포의 공기 접촉면에 집중 분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섬모세포의 공기 접촉면에 결합해 세포 내로 침투 후 복제·증식한다는 의미다. 이로써 비강 섬모세포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의 시발점임을 확인했다. 반면 그동안 주요 감염표적으로 여겼던 호흡기 점액분비세포와 구강 상피세포에는 코로나바이러스 수용체 단백질이 존재하지 않았다.

나아가 코로나19 초기 환자의 비강 및 구강세포를 분석, 코로나바이러스가 비강 섬모세포에서만 복제·증식함을 최초로 포착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수용체 단백질이 없는 비강 분비세포 및 줄기세포, 구강 상피세포 등에서는 감염이 일어나지 않았다.

코로나바이러스의 비강 섬모상피세포 감염 기전. (A)인간 비강 상피세포의 종류별 코로나바이러스 수용체 단백질(ACE2, TMPRSS2, Furin)의 발현 양상. 이들 단백질이 비강 섬모세포에만 집중적으로 발현함을 알 수 있다. (B)코로나바이러스가 비강 섬모상피세포만을 표적 삼아 복제한 후 세포 사멸과 바이러스 전파를 일으키는 병리기전 모식도.[사진=IBS]
코로나바이러스의 비강 섬모상피세포 감염 기전. (A)인간 비강 상피세포의 종류별 코로나바이러스 수용체 단백질(ACE2, TMPRSS2, Furin)의 발현 양상. 이들 단백질이 비강 섬모세포에만 집중적으로 발현함을 알 수 있다. (B)코로나바이러스가 비강 섬모상피세포만을 표적 삼아 복제한 후 세포 사멸과 바이러스 전파를 일으키는 병리기전 모식도.[사진=IBS]

◆마스크는 반드시 코와 입을 가려야

코로나바이러스는 감염 초기에 복제 및 전파가 대부분 이루어진다. 즉 감염증상(열, 기침, 콧물)이 나타날 때는 이미 바이러스가 복제·증식을 마치고 세포 밖으로 빠져나와 공기나 비말을 통해 전파 중인 것이다. 따라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초기 감염기전을 명확히 규명하는 것은 코로나19의 효율적인 예방 및 치료, 방역에 필수적이다.

연구진은 정확한 연구결과를 얻기 위해 초기 코로나19 환자로부터 확보한 우수한 검체를 바탕으로 최신 연구기법을 적용했다. 전북대학교 감염내과 이창섭 교수는 경증 코로나19 환자로부터 적절한 검체를 확보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삼성병원, 국립영장류센터의 연구진들 또한 신선한 조직 검체를 얻어냈다. IBS 연구진들은 이러한 우수한 검체를 토대로 면역형광염색과 최신기법인 단일세포 유전자발현 측정기법을 이용하여 연구를 수행했다.

주로 배양세포나 실험동물에 인위적 감염을 일으키는 방법으로 수행된 기존 연구들과 달리 이번 연구는 실제 코로나19 초기 환자로부터 얻은 정확한 검체를 일반 및 최신 실험기법을 병용해 분석함으로써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이 비강 ‘섬모세포’에서 시작됨을 명확히 규명해 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코로나바이러스의 표적인 비강 섬모세포가 손상되면 폐를 비롯한 다른 장기도 빠르게 감염될 수 있다”며 “비강 섬모세포 보호를 위한 후속 연구 및 백신·약물 개발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집단면역이 형성될 때까지 코와 입을 완전히 가리도록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규영 단장은 “비강 내 백신 투여로 점막면역을 형성하는 것이 새로운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 전략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비강점막면역 형성 시점, 근육 백신접종에 의한 비강점막면역 형성 여부, 비강 내 백신 접종 시 비강점막면역 형성기전에 대해 심층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IBS 혈관 연구단 안지훈 선임연구원, 김정모 선임연구원(이상 공동제1저자), IBS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 전북대 감염내과 이창섭 교수(이상 공동교신저자) [사진=IBS]
(왼쪽부터) IBS 혈관 연구단 안지훈 선임연구원, 김정모 선임연구원(이상 공동제1저자), IBS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 전북대 감염내과 이창섭 교수(이상 공동교신저자) [사진=IBS]

◇논문명 : Nasal Ciliated Cells are Primary Targets for SARS-CoV-2 Replication in Early Stage of COVID-19

◇저자 : 안지훈, 김정모, 홍선표, 최성용, 양명진, 주영석, 김영태, 김호민, 타지쿠루 라만, 정만기, 홍상덕, 배호성, 이창섭, 고규영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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