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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기술특례 1호 헬릭스미스…소액주주 반란 성공할까?


다음달 14일 임시주총서 현 경영진 해임안 표 대결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코스닥 상장사 헬릭스미스와 소액주주간의 경영권 분쟁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기술특례 1호'로 증시에 상장했는데, 다가오는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둘러싼 표 대결이 예고된 상태다.

소액주주 측과의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헬릭스미스가 지난 3일 유튜브를 통해 주주 라이브 공개토론회를 실시했다.  [사진=헬릭스미스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소액주주 측과의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헬릭스미스가 지난 3일 유튜브를 통해 주주 라이브 공개토론회를 실시했다. [사진=헬릭스미스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4일 헬릭스미스의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현 경영진과 소액주주 측의 의결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소액주주 측을 대표하는 변경수 비대위원장은 금융감독원에 의결권대리행사권유서를 제출하며 김선영, 유승신 헬릭스미스 대표를 비롯해 현 이사진의 해임하고 소액주주 측 이사와 감사 선임 등을 위해 의결권을 위임해줄 것을 요청했다.

소액주주 측은 지난달 발행주식의 37.06%(1천270만436주)의 위임장을 확보해 주주제안을 하며 임시주총 소집을 공표했다.

이들은 지난 3월 31일에 있었던 정기주주총회 당시 현장 집계에서 55.38%의 참석주식수가 집계됐지만, 최종 예탁원 보고에서 47%의 참석주식수를 제출하며 의결권이 8% 가량 삭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현 경영진이 매년 거듭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신주인수권을 매도하며 유상증자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변경수 비대위원장은 "김선영 대표는 지난 공식 석상에서 유상증자는 없다고 하면서 불과 2개월 만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정작 김 대표 본인은 돈이 없다며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고, 자회사 뉴로마이언과 카텍셀에는 고액의 투자를 진행했다"며 "이번 임시주총은 경영진의 무능과 방만, 무책임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항거"라고 말했다.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는 사명을 변경하기 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코스닥시장에서 최고 유망주로 꼽혔다. 국내 1호 바이오벤처 기업으로, 2005년 12월에는 국내 1호 기술특례 상장 기업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이후 루게릭병 치료 신약 '엔젠시스'가 미국 식품의약처(FDA) 3상에 착수하며 2019년 9월에는 코스닥 시가총액 2위(9월 16일 기준 4조2천480억원)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 9월 '엔젠시스'가 미국 FDA 임상 3-1상에서 실패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주가가 급락했다. 당시 위약군과 신약후보물질 투여군이 섞이는 임상 오염 사태가 발생하며 임상 3상 결과가 지연된 데 따른 것이다.

임상 실패 발표 당시 오너일가가 임상 결과를 미리 알고 지분을 팔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대표의 처남인 김용수 전 대표의 부인과 딸이 약 5억3천900만원 규모의 헬릭스미스 지분을 처분했기 때문이다. 당시 헬릭스미스 측은 "공시 사전 유출은 전혀 없었고 주식 매도는 우연한 일치"라고 해명한 바 있다.

헬릭스미스는 2019년 8월(1천496억원)과 12월(2천861억원)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는데, 특히 김 대표가 당시 자금 부족을 이유로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주주들의 분노가 커졌다.

헬릭스미스의 고위험군 금융상품 투자와 그에 따른 손실도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헬릭스미스는 유상증자로 모은 자금을 고위험 사모펀드에 투자해 35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헬릭스미스는 증자 당시 조달자금을 국내 1금융권의 안정성 높은 금융상품에 예치하겠다고 했지만, 1천413억원을 고위험 사모펀드에 투자한 것이다. 2016년부터 헬릭스미스가 고위험 상품에 투자한 금액은 총 2천643억원에 이른다.

경영권을 둘러싸고 소액주주 측과의 표 대결이 현실화하자 헬릭스미스 측도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주주게시판을 열어 유튜브를 운영하는 등 주주 소통을 강화하고, 연구소 주주 탐방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헬릭스미스는 임시주총을 앞두고 소액주주 측 안건에 반대하기 위한 의결원 위임을 요청하고 나섰다.

헬릭스미스 측은 "일부 주주들은 바이오 업계의 경력과 전문성이 없는 대표이사와 이사들을 새로운 경영진으로 세우겠다는 계획"이라며 "이 주주들이 제안한 이사 후보진이 선임되면, 헬릭스미스 주요 파이프라인인 '엔젠시스'의 초기 개발부터 참여한 김선영 대표와 유승신 대표 등 기존 경영진이 물러나게 돼 주요 임상 개발 프로젝트가 타격을 입게 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대표이사 후보자인 최동규 전 특허청장이 최근 언론을 통해 '특허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어 기술수출이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며 "엔젠시스에 대한 원천물질 특허는 PTA(등록지연에 따른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제도)와 PTE(허가 등에 따른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제도) 제도를 통해 최장 2032년까지 유효하고, 자료독점권을 통해 12년간 독점판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까지 엔젠시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DPN)에 미국 임상시험 3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현 경영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헬릭스미스 측은 "현 경영진이 물러난다면 임상은 계획보다 늦어지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대한 대응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고 강조했다.

이어 "김선영·유승신 대표 이하 현재 경영진은 국내외 바이오 업계에서도 유전자치료제 분야 최고 권위자로 전문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며 "소수 주주들이 제안한 새 경영진이 들어선다면 임상과 관련한 수많은 주요 결정 과정들이 늦어지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분기말 기준 총 발행주식 중 89.7%가 소액주주의 몫이어서 이번 임시주총 결과는 주주들의 표심에 따라 결과가 정해질 수 밖에 없다. 김 대표는 지난해 주식담보대출 상환과 유상증자 등으로 현재 지분이 5%대로 줄어든 상태다. 특수관계인까지 합쳐도 7% 대에 불과하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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